신용대출 이어 마통마저…대출 보릿고개 본격화
임지희 기자
[앵커멘트]
정부가 가계 부채 줄이기 총력전에 나서면서 하반기 대출 절벽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주요 은행들이 신용대출 한도를 연봉 이내로 줄이는 데 이어 5,000만 원 넘는 마이너스통장 만들기도 어렵게 됐습니다. 대출 받기는 힘들고 이자 부담은 커지는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입니다. 임지희기자입니다.
[기사내용]
앞으로 주요 은행에서 신용대출을 연봉 보다 많이 받기 어려워집니다.
이미 NH농협과 하나은행은 신용대출 한도를 연 소득 이내로 줄였습니다.
다음 달부터 우리와 신한은행, 카카오뱅크가 동참하고, KB국민은행도 권고에 따른다는 방침입니다.
가계 빚이 1,800조원을 넘으며 위험수위에 달하자 금융당국의 강력한 대출 조정 요구를 받아들인 탓입니다.
대출 한도를 대폭 줄이는 건 마이너스통장도 예외가 아닙니다.
앞서 우리와 신한은행은 올해 초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5,000만 원으로 낮췄습니다.
하나은행도 지난 27일부터 적용했고, KB국민은행은 다음 달 시행을 앞두고 있습니다.
규제가 코앞으로 다가오자 미리 대출을 받으려는 움직임은 뚜렷했습니다.
지난주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7일 만에 3조원 가까이 불었습니다.
증가 폭이 1주일 새 6.2배 커진 겁니다.
같은 기간 마이너스통장도 1만 5,000개 넘게 개설됐는데, 61% 급증했습니다.
대출을 받기도 어렵지만 빌려도 고민은 큽니다.
대출금리가 슬금슬금 오르더니 급기야 기준금리 인상까지 단행됐기 때문입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년 2개월, 신용대출 금리는 1년 8개월 새 최고점을 찍었습니다.
지난주 오른 기준금리도 조만간 은행들의 대출금리에 영향을 줄 예정입니다.
앞으로 금융정책을 총괄할 고승범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대출 규제를 강하게 공언한 점도 대출 보릿고개 현실화에 불안감을 더했습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에 이어 돈줄을 죄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인 겁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 후보자 : 과도한 신용으로 인한 문제가 더 커지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가능한 한 빨리 대응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고 그런 측면에서 가계부채 관리를 강력하게…]
경기 개선에 따라 연내 한 차례 더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은 만큼
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한층 커질 전망이어서 정부와 가계 모두 부채의 연착륙을 위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머니투데이방송 임지희입니다.
임지희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