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N NEWS
 

최신뉴스

외환위기의 경험법칙

[MTN 세상 그리고 우리는]
강석훈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

주식가격이 매우 빠른 속도로 오르고 일부 지역에서 부동산 분양열기가 다시 살아나면서 기뻐하는 사람도 늘고 있고, 배 아파 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마치 끝도 없이 추락할 것 같았던 주식값이 오르고, 다시는 안오를 것 같던 아파트 가격이 들썩이는 이유 중의 하나는 외환위기를 통해 습득한 경험법칙 때문인 것 같은데요. 외환위기 이후 자산가격이 급격히 하락한 이후 빠른 시간에 그리고 장기간에 걸쳐 급등한 사실을 기억하는 국민들은 이번에도 유사한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 예상할 수 있을 겁니다.
 


과연 이러한 외환위기의 경험법칙은 이번에도 통할까요?
 
사실 경제학자라는 이유로 여러 가지 경제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 편이지만, 경제학자로서 가장 곤란한 질문을 꼽으라면 아마도 향후 주식값이나 부동산값이 어떻게 될 것이냐는 질문입니다. 경제학자에게 부동산이나 주식가격의 향방을 묻는 것은 어쩌면 체육학을 전공하고 있는 교수에게 금년도 프로야구는 누가 우승할 것인가를 묻는 것과 비슷한 성격의 질문이 아닌가 싶은데요. 
 
주식값이나 부동산값을 잘 알 수 있다면 그 어려운 경제학을 계속할 이유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경제학자로서 미래의 자산가격은 이론적으로나 실제로적으로나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다만 자산의 미래가격을 결정하게 되는 요인들은 분석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도 틀린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의 자산가격 반등은 몇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섞여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선 미약하나마 경기가 반등의 기미를 보이고 있고, 시중에 돈이 엄청나게 풀려 있으며 그 바탕에는 외환위기의 경험법칙이 작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부동산가격이 외환위기 이후 거의 폭락수준의 하락폭을 기록하다가, 몇 년내에 몇 배나 올랐던 현상을 기억하고 있는 국민들은 이번에도 유사한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듯 보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이러한 경험법칙 때문에 글로벌 금융위기 하에서 전 세계의 부동산가격이 하락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부동산값의 하락폭이 미미했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 가지 여건을 고려하면 부동산값에 관한한 외환위기 때의 현상이 재현될 가능성이 커 보이지는 않습니다.  먼저 외환위기 시기에는 집값이 급격히 하락한 바 있으나, 이번에는 하락폭이 그 때만큼 크지 않다는 점과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는 외환위기 초기에 나타났던 집값이 급락은 고금리에 기인한 바가 컸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이후 금리가 하락하면서 집값이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났었는데요.. 이번에는 금융위기를 맞이하여 금리가 매우 낮은 상황이며, 향후에는 금리를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에 금리를 높여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바로 부동산값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 중의 하나인 금리가 부동산가격 상승을 제한하는 형국이 될 것 라는 겁니다.
 
외환위기 이후 집값이 상승하던 시기에 가계들의 부채문제는 거의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현재에는 가계부채 문제가 한국경제의 가장 심각한 문제로 부상한 상태라 할 수 있습니다.. 집을 살 수 있는, 집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과거에 비해 훨씬 줄어들었다는 것인데..  외환위기 이후 집값의 상승은 특히 서울강남지역의 경우에는 공급감소에 기인한 바가 컸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번 정부는 참여정부와는 달리 공급확대에 적극적인데요. 이러한 요인들을 감안할 때 부동산값에서 외환위기의 재판이 나타날 것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어차피 투자는 개인의 책임!
그리고 버블의 마지막을 잡는 투자자가 격어야 하는 고통은 길다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머니투데이방송의 기사에 대해 반론·정정추후 보도를 청구하실 분은 아래의 연락처로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고충처리인 : 콘텐츠총괄부장 ombudsman@mtn.co.kr 02)2077-6288

MTN 기자실

경제전문 기자들의 취재파일
전체보기

    Pick 튜브

    기사보다 더 깊은 이야기
    전체보기

    엔터코노미

    more

      많이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