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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팔의 외환중계] 3종 호재 세트, 그 기대와 한계

정경팔 외환선물 팀장

[3종 호재 세트의 등장]
오늘 달러/원 환율은 어제 종가 대비 20원이 급락한 1123원에 개장했다. 환율이 급락한 것은 지난 밤 중국과 유럽 그리고 미국에 이르기까지 리스크 선호를 유발할 수 있는 호재들이 연이어 등장했기 때문이다.

1) 중국
호재의 문은 중국이 가장 먼저 열었다. 어제 저녁 8시경 중국이 3년 만에 처음으로 상업은행들에 대한 지준율을 50bp 인하하면서 통화정책의 변경을 시사한 것이다. 어제 중국의 지준율 인하는 사실 상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조치였다고 할 수 있다. 중국 인민은행 통화정책 위원이 내년 통화정책이 유지될 것을 시사함에 따라 어제 하루만 중국 증시가 3.27%나 급락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로 어제 저녁 중국이 지준율 인사를 단행하자 외환시장에서는 호주달러/달러가 0.99달러대에서 급등해 1 달러를 돌파하면서 가장 강한 반응을 보였다.

2) 유럽
이어서 2시간이 지난 시점에 등장한 유럽의 호재는 유럽중앙은행을 비롯한 세계 5대 중앙은행들의 유동성공급 공조조치였다. 미 달러화의 스왑금리를 12월 5일자로 현재수준보다 50bp 인하하기로 동의한 것이다.

3) 미국
유럽의 호재 이후 10여분 뒤 발표된 미국의 경제지표까지 예상보다 호조를 보였다. ADP 고용보고서가 발표하는 민간부문 고용, 11월 시카고 PMI, 10월 펜딩 주택 판매가 모두 예상보다 호조를 보였고 미 연준의 경기평가 보고서인 베이지북 역시 미국 경제는 고용이 정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10월과 11월 초에 대체로 성장했다고 보고했다.

이러한 3종 호재 세트는 위험통화들의 달러화 대비 강세로 나타났다. 유럽장 중반까지 유로/달러가 1.3825달러, 호주달러/달러가 1.0328달러까지 상승한 가운데 달러/원은 1120원대까지 하락했다.

[중앙은행 공조의 한계]
* 근본적인 대책 여전히 미비
그러나 이 시점에서 주목할 부분은 이번 세계 중앙은행들의 유동성 공급 조치가 유로존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점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위해서는 유럽중앙은행의 무제한적인 국채 매입 가능성과 유럽연합조약의 변경을 통한 유로 본드의 발행 가능성을 열어 놓아야 한다는 것이 시장의 일관된 시각이다. 이 두 가지 모두 독일이 반대하고 있는데 반대이유는 유럽중앙은행의 역할 변화에 대해서는 인플레 우려 때문에, 유로본드 발행에 대해서는 신용평가사들이 자금 사정이 가장 취약한 나라들의 등급을 반영함에 따라 독일의 차입금리가 상승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미국이 최악을 상황을 대비해 QE3의 사용을 아껴두고 있는 것처럼 독일 역시 ECB 역할 변경과 유로본드 발행에 대해서는 유로존이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지 않는 한 입장을 바꾸지 않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 지난 9월 유사 재료 이미 등장, 검증 마쳐
특히 염두할 사항은 세계 중앙은행들의 유동성 공급 조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 9월 15일 유럽중앙은행은 미국과 영국 일본 스위스 등 4개국 중앙은행과 공조해 3개월 단위로 달러를 공급하기로 한 바가 있다. 당시 ECB가 발표한 융자 시행일이 10월12일, 11월9일, 12월7일이었기 때문에 아직 이 프로그램이 끝나기도 전에 새로운 유동성 공급 조치가 발표된 셈이다. 당시 유럽중앙은행이 유동성 공급 조치를 발표 한 후 서울 외환시장의 경우 바로 다음날만 전일 종가 대비 3원 90전 하락했을 뿐 이후 4거래일 동안 무려 67원30전이 올랐고 코스피의 경우 역시 다음날 66포인트가 올랐지만, 이후 등락을 거듭하며 6거래일 동안 187.39포인트 하락했다. 유동성 공급 조치가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라는 것을 이미 시장이 증명했다고 볼 수 있다.

* 근본적인 대책에 대한 아쉬움, 시장에 이미 반영되기 시작
근본적인 대책에 대한 아쉬움은 이미 지난 밤 국제금융시장에서 그 조짐이 나타났다고 할 수 있다. 이탈리아 10년물 국채수익률의 경우 각종 호재가 쏟아져 나오는 사이에 7.32%에서 7.03%까지 하락했지만, 중요한 레벨인 7%를 하향 돌파하지 못했고 뉴욕장 후반경 7.11%로 다시 반등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러한 국채 수익률의 반응은 외환시장에서 역시 같이 반영되는 모습이었는데 뉴욕증시가 상승세를 유지하는 가운데서도 유로/달러나 호주달러/달러 등이 각각 1.3825달러와 1.0328달러를 고점으로 상승폭을 줄이기 시작한 것에서 알 수 있다. 달러/원 역시 오늘 어제 종가 대비 20원 하락한 1123원에 개장하면서 호재에 대한 강한 반응을 보였지만 추가 하락은 1122원에 그쳤을 뿐 1120원 후반대로 반등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지난 밤 호재의 한계성을 일정부분 드러낸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향후 달러/원은?]
* 12월, 1110원대 진입 전망
이에 따라 현 시점에서 달러/원의 추가 하락 속도는 다소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외환시장이 주식시장의 선행지표의 역할을 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내일부터 당장 코스피의 상승폭이 줄어들 수도 있다. 그러나 여전히 중장기 방향성을 리스크 선호로 삼을 수 있는 것은 중국의 통화정책 변경 때문이다. 중국은 내년 1분기까지 2~3 차례에 걸쳐서 지준율을 추가 인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이를 반영한 호주달러와 원화의 동반 강세가 예상된다. 지난 밤 유로화가 급 반등했지만 유로/원을 비롯한 유로/호주달러, 유로/싱가폴 달러 등은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이번 주 초부터 진행되었던 유로캐리트레이드 기조에 큰 변화가 없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따라서 속도감은 다소 떨어질 수 있겠지만 달러/원이 1110원대에 진입하는 것은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 어제 시황에서 12월 거래범위의 저점을 1120원 중반대로 보았던 것은 중국의 통화정책 변경 이전에 등장한 유로캐리트레이드 현상만을 반영한 것이었는데 이제 중국의 추가 지준율 인하에 대한 기대감까지 더해졌기 때문에 예상범위의 저점을 1110원대로 낮추는데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

* 2012년 1분기 1100원 하향 돌파 가능성은 반반
이런 기조가 지속될 경우 내년 1분기에 1100원 하향돌파가 무난해 보이기는 하나 내년 2월에서 4월에 집중되어 있는 유로존의 국채만기, 3월로 예상되는 트로이카의 그리스 경제 실사가 어떤 영향을 줄 지가 변수가 작용할 것이다. 유로존 국채만기와 그리스 경제실사가 시장의 불안감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면 그래서 그 불안감이 중국의 통화 긴축 완화라는 호재를 압도할 정도라면 당연히 위험통화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면서 캐리트레이드에게는 분명한 방해요소가 될 것이다. 그러나 그 불안감이 미약한 수준에 머문다면 그 부정적인 영향은 오로지 유로화에게만 미치면서 유로화를 팔고 위험통화를 사는 유로캐리 트레이드는 오히려 더 힘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https://twitter.com/FX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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