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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때리기보단 성장잠재력 확충해야”

MTN 감성인터뷰 [더리더] 권혁세 금융감독원장

머니투데이방송 대담=최남수 보도본부장 기자2012/11/14 15:17



“대기업 때리기보다 성장잠재력 확충해야”
“주채권단의 기업 감시 역할 강화”
“금융감독 기구 이원화에 반대”
“이달말 금융기관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나와”
“취약 계층 가계 부채 중점 관리”
“하우스푸어 문제 심각하지는 않아”


금융감독원은 금융기관과 금융시장을 지키는 파수꾼이다. 경제의 혈맥인 금융에 비상등이 켜질 경우 실물 경제의 기반 자체가 흔들리기 때문에 금융감독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

아름다운 리더와 함께 하는 머니투데이방송의 ‘더리더’는 개국특집으로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을 초대해 금융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눠보았다.

Q. 우리 경제 현안 중 하나가 가계부채 문제입니다. 그동안 가계부채 연착륙 대책 등 조치가 나왔는데요. 현재 상황 어떻게 진단하시는지요?

A. 9월 말 현재 가계부채는 992조입니다. 가처분 소득이나 국민 총생산 대비 가계부채가 어느 정도인지 비교해보면 OECD 선진국 가운데 우리가 상당히 높은 수준에 있습니다. 지난해에 가계부채의 연착륙 대책을 발표해서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억제했습니다. 가계부채 가운데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저신용, 저소득계층이 전체의 20% 정도를 차지하고 있어 경제가 어려워지면 가계대출이 부실화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2008년의 글로벌 위기 이후 비은행 비율이 크게 높아져서 이 부분을 주의 깊게 보고 있습니다. 현재 금융회사의 건전성은 나름대로 양호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경제가 계속 나빠지면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가계의 상환능력이 나빠질 수 있습니다.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금융회사의 부실이 증가하고 또 이로인해서 내수나 부동산 시장의 침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Q. 집을 가지고 있는데도 원리금 상환 부담이 너무 커서 사실상 가난해진 하우스 푸어도 문제인데요. 상황이 어느 정도 심각한지요?

A. DTI, 주택을 구입할 때 연간 이자비율이 소득의 40%를 넘는 가계를 하우스 푸어로 볼 경우 70 만 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어요. 이 70 만 명이 다 문제가 되는 건 아닙니다. 한편으론 LTV가 60~70%를 초과하는 주택을 깡통주택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그런 주택들이 꽤 있습니다. 하우스푸어들이 연체를 장기화해서 경매가 될 경우에는 금융회사나 주택을 가진 분 모두가 손실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가계부채의 연체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 사전적인 프리워크아웃 같은 조치를 취해나갈 생각입니다.

Q. 우리은행에서 트러스트 앤 리스백. 그러니까 사실상 소유권은 계속 갖고 있지만 관리나 처분은 은행이 가져가는 대책을 내놓았는데 그 이후에 정책당국 간에 의견이 엇갈리는 모습입니다. 개별 은행이 하는 거냐, 은행이 공동이 하는 거냐, 재정이 투입될 것이냐 등 이슈가 있는데요

A. 현재 금융위원회나 금융감독원에 큰 입장 차이가 있는 건 아닙니다. 세일즈 앤 리스백은 개별 은행이 자율적으로 접근해야 된다고 봅니다. 다만 개별 은행이 하다보면 다중채무자 문제가 해결이 안 되니까 은행권이 공동으로 한다는 원론적인 차원의 이야기입니다. 저희는 아직은 하우스푸어의 문제라든지 주택담보대출의 부실문제가 그리 심각하다고 보고 있지 않습니다. 아직은 은행권이 공동으로, 또 정부가 나서야 될 상황하고 보고 있진 않습니다. 다만 좀 더 상황이 심각하게 나빠졌을 때를 대비해서 하나의 방안만 준비해놓고 있는 것입니다.

Q. 글로벌 경제 위기가 장기화되면서 국내 경제도 좋지 않다보니까 기업부실 문제가 점차 부각되고 있습니다. 기업의 부실화 정도를 어떻게 진단하고 계시고 또 선제적으로 대응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책을 세워나갈 계획이신지요?

A. 올 초부터 기업구조조정을 신속하게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예년에 비해 재무구조 개선과 평가 작업을 상당히 앞당겨 추진했습니다. 세계적 불황을 겪고 있는 조선, 해운 업체들에 대해 구조조정을 선제적으로 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건설 회사들의 부실이 확산되는 것도 좀 막았습니다. 최근 웅진을 비롯해 법정관리를 신청한 기업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청협력업체들이 연쇄도산이 발생할 수 있죠. 웅진사례를 보면, 웅진은 괜찮은 기업인데 그동안의 차입을 통한 무리한 확장이 이뤄졌고 그 과정에서 채권단이나 시장의 견제나 감시가 좀 소홀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주채권단의 역할이 많이 약화돼서 그런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고 앞으로는 사전에 선제적으로 기업의 무분별한 차입에 의한 확장을 견제할 수 있도록 주채권 은행의 역할과 시장의 감시 장치 강화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한편으론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체크를 해보기 위해서 스트레스 테스트를 하고 있는데 빠르면 11월 말에 결과가 나옵니다. 결과를 토대로 자본 확충을 유도한다든지 배당을 자제하도록 한다든지 할 계획입니다.

Q. 저축은행의 구조 조정은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됐다고 보시는지요?

A. 작년에 경영진단을 해서 구조조정을 했고 지난 번에 경영진단 결과 적기시성 유예를 받은 4개 회사까지도 마무리를 했습니다. 당분간 대규모 경영진단을 통해서 구조조정 하는 건 없을 걸로 봅니다. 그러나 지금 저축은행을 둘러싼 영업환경은 상당히 어려운 건 사실입니다. 남아있는 저축은행도 경제상황이 나빠지면 추가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남아있는 저축은행에 대해서도 모니터링을 철저히 하고 경영개선을 지도를 해나가고 있고 그때그때 부실요인이 발생하면 상시적인 구조조정을 해나갈 계획입니다.

Q. 증시얘기를 해보겠습니다. 대선을 앞두고 후보들과 관련된 테마주들이 형성되곤 하는데요. 투자자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A. 지난 대선 때도 테마주를 산 개인 투자가들은 굉장한 손실을 봤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작년 말부터 테마주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를 많이 하고 테마주 단속을 위한 대책반도 운영했습니다. 테마주를 하신 분들 결과적으로 90%, 95%가 손해를 보는 것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혹시 돈을 버는 1%에 해당되지 않을까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참 그건 어려운 겁니다. 올바른 투자가 아닙니다.

Q. 대선을 앞두고 세 후보 모두 경제 민주화 논의를 한참 진행하고 있습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대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게 주 핵심입니다. 세계적인 불경기 상황에서 기업들의 의욕을 부추겨 일자리도 많이 만들어내야 되는데 대기업 규제하는 게 이 시점에서 맞느냐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는데요.

A. 지난 2007년 대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 이후 사실은 대기업들의 무분별한 문어발 기업 확장이 있었습니다. 몰아주기 같은 방식으로 중소기업의 건전한 생태환경이 나빠지는 문제도 있습니다. 대기업들이 적은 지분들로 과도한 경영권을 행사하는 문제나 중소기업의 고유업종을 침해하는 부분들은 시정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큰 틀에서 보면 지금 얘기하고 있는 경제민주화가 결국 그런 부분을 보완하고 시정해야 한다는 점에서 옳은 얘기입니다. 다만, 대기업의 잘못된 부분은 보완하더라도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 않겠습니까. 대기업 규제 완화를 2007년에 하고 난 후에도 분석을 해보면 수출이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 부분도 있습니다. 좋은 점은 살려나가면서 잘못된 점은 개선하는 정밀한 개혁이 필요합니다. 우리 경제가 저성장 고령화시대로 접어들고 있기 때문에 무차별적인 대기업 때리기보다는 앞으로 성장잠재력을 확충시키는 게 굉장히 중요한 과제입니다. 일자리 창출과 가계부채 해소를 위해서도 그렇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고 경제민주화를 해나갈 때 투자라든지 일자리 창출을 너무 위축시키지 않은 그런 방향으로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대선 후보들이 금융정책과 금융감독과 관련해서도 조직 개편안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바람직한 금융 정책과 감독 기구의 개편 방향은 뭐라고 보시는지요.

A. 금융감독제도는 나라마다 조금씩 특색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IMF를 계기로 통합감독원이 만들어진 거죠. 세계적으로 통합감독을 하는 나라가 거의 대부분입니다. 그만큼 유기적으로 감독을 통합해서 하는 게 효율적이고 위기관리에 대응하기에 좋다고 보고 있는 겁니다. 다만 최근에 감독당국이 소비자보호에 좀 소홀한 거 아니냐는 반성이 일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금융기관의 건전성문제는 소비자보호와 동전의 앞뒷면이라고 봅니다. 건전성 감독을 소홀히 해서 금융회사가 부실화되면 소비자 피해가 가장 크게 나타나거든요. 어떻게 가장 효율적으로 건전성 감독과 소비자 보호가 잘 조화롭게 이루느냐가 이런 문제인 겁니다. 그런 차원에서 보면 조직을 두 개로 쪼개기보다 한 조직 내에서 상호 견제균형을 갖고 잘 운영해 나갈 수 있다고 봅니다.

Q. 앞으로 현 정부의 남은 기간 동안 마무리를 어떤 방향으로 하실 계획인지.

A. 이 순간순간에도 위기가 잉태되고 이 위기가 번져나갈 수 있습니다. 금융감독은 이런 상황의 최일선에 있습니다. 마치 휴전선에서 철책을 지키고 있는 군인같이 금융의 불씨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한치도 방심하거나 소홀해서는 안 됩니다. 지금도 현장에서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그 분들의 이야기를 잘 듣고 최대한 수렴해서 감독을 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정부가 내년에 새롭게 출범하는 것과 관계없이 감독은 일선에서 움직이는 것이기 때문에 일관성 있게 지속돼야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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