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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카드사 발 '신뢰의 위기'...'반면교사' 만들어야

강은혜

"무신불립(無信不立), 신뢰 없이는 금융의 존립 자체가 불가능하다"

지난 1일 금융당국의 수장인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발표한 신년사 중 핵심 문구입니다.

신 위원장은 "금융은 기본적으로 '신뢰 산업'이라며 신뢰가 바탕에 깔리지 않고서는 희망과 성장을 이야기하기 어렵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금융시스템의 신뢰를 손상시키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제재하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습니다.

신 위원장의 이런 주문이 무색하게 신년 벽두부터 카드업계에서 최악의 고객정보 유출 사건이 터졌습니다.

KB국민카드와 롯데카드, NH농협카드에서 외부 용역업체 직원에 의해 1억건이 넘는 고객정보가 무더기로 유출된 겁니다.

문제가 된 3개 카드사 CEO들은 한 자리에 모여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고개를 숙여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국민들의 시선은 냉담하기만 합니다. 사고 카드사 CEO들이 머리를 조아아리는 것 외에 구체적인 수습방안에 대해서는 '꿀먹은 벙어리'로 일관한데다, 외주업체에 책임을 떠넘기는데만 급급한 모습에서 '진정성'이 읽혀지지 않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특히 외주업체 직원이 너무도 간단하게 핵심 정보를 USB에 담아 팔아넘길 수 있었던 부분은 백번 양보해도 이해를 할 수 없다는 반응입니다.

게다가 이름과 직장, 핸드폰 번호 등 기본적인 정보외에 개인의 내밀한 사적영역을 엿볼 수 있는 카드 사용내역까지 넘어갔는데도 사고 카드사들은 아직까지 구체적인 유출 내역을 파악도 못하고 있어 더 큰 비난을 자초하고 있습니다.

엄청난 사건을 일으킨 장본인인 신용보안업체 KCB는 그 와중에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이용해 자사 보안상품을 홍보한 사실도 드러나 뭇매를 맞아야 했습니다.

사고가 터진 후 연일 '호랑이 선생님' 같은 표정을 하고 있는 금융당국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그동안 개인정보 문제에 소극적으로 대처하면서 솜방만이 처벌만 내려 '화'를 키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비등합니다.

이미 '엎질러진 물' 다시 담을 수는 없습니다. 문제는 '소를 잃고 고치려는 외양간'라도 튼튼하게 하는 일일 것입니다.

다시는 이런 어처구니 없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꼼꼼하면서 촘촘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하고, 기준을 지키지 못한 금융회사에는 '일벌백계'가 뒤따랴야 할 것입니다.

사실 일파만파로 사태가 확산되면서 사고가 난 카드사 CEO는 좌불안석입니다. 특히 사고 당시 사장으로 있었던 롯데카드 박상훈 사장과 NH농협카드 손경익 사장은 더욱 그럴 것입니다. 박 사장의 경우는 2009년부터 롯데카드를 이끌어왔고 지난해엔 연임까지 성공했지만 불명예 퇴진의 기로에 서게됐습니다.

사건의 전개 과정으로 미뤄볼때 구체적인 수사결과가 나오면 결국 누군가는 책임을 지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번 사고를 '반면교사' 삼아 향후에는 비슷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게 하는 겁니다.

'반성'과 '사과', 그리고 '상처'가 반복된다면 그나마 얼마 남아있지 않은 신뢰도 사라질 수 밖에 없습니다. 신뢰가 상실된 금융회사의 처지와 말로가 어떻게 될지는 굳이 과거의 사례를 열거하지 않아도 너무도 잘 알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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