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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애널리스트의 변신...VVIP마케팅, 독립리서치(하)

임지은 기자

여자의 변신은 무죄-. 80년대 히트쳤던 광고카피다. 청초할 것만 같은 이미지의 여배우가 짙은 색조화장을 통해 '변신'하는 모습은 당시 꽤나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는 '변신하지 않는 자가 유죄 혹은 루저'로 전락하게 됐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시대로 바뀐지가 엊그제 같은데, 세상은 3G에서 4G LTE로, '빠르게 더 빠르게' 속도를 내고 있다.


요즘 아이들의 '완소 아이템' 변신자동차 또봇처럼 변화하는 것만이 팔린다. 이 살벌하고 냉혹한 생존법칙을 그 어느 곳보다 리얼하게 보여주는 곳, 여의도 증권가다. 지금, 여기, 여의도 정글에선 변하지 않는자, 아니 변하지 못하는자 '아웃'이다.

최근 몇 년간 브로커리지 수익 급감으로 힘들어진 증권사들은 비용절감 면에서 가장 효율적인 인력 구조조정을 대대적으로 단행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신경영'을 선언했다면, 증권가에서는 '돈 되는 것 빼곤 다 없애라'는 지령이 떨어졌다.

모 증권사 사장이 최근 "증권사 핵심 역량에 해당하는 인력을 제외하고는 애널리스트를 모두 정리할 생각"이라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한 때 '자본주의의 꽃'이라 불리운 애널리스트는 구조조정 대상 0순위로 둔갑하고 있다.

이미 많은 이들이 이 바닥을 떠났고, 남은 자들도 착잡하다. 연봉 인상은 커녕 연봉 삭감을 당연시 여기는 분위기다. 지금과 같은 시장 상황에서 '몸값'만큼 성과를 내야한다는 압박감은 오죽할까. 리서치센터 내에서는 심심찮게 '제빵기술을 배워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진지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업계에서는 리서치센터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전통적 역할, 본연의 임무, 영역 구분…. 땅따먹기식 선 긋기는 없다. 수익성, 소위 돈 되는 걸 그 누구보다 빨리, '찜'하고 실행에 옮기는 자만 살아남는다.

대형사의 한 리서치센터장은 "애널리스트의 전통적 역할도 중요하지만, 회사 수익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보자는 내부 목소리가 강하다"고 전했다.

먼저 직접적으로 자금을 유치하는데 도움이 되는 '작업'을 시작했다. 부자들을 만나 투자전략을 설명하는 'VVIP마케팅'이다. 애널리스트가 꼭 기관의 매니저 앞에서만 PT(프레젠테이션)을 해야하는 건 아니라는, 일종의 '발상의 전환'이다.


증권사들이 차세대 먹거리로 자산관리에 주력하면서 애널리스트도 '큰 손' 관리에 동참한 것이다. 자산관리에 초점을 둔 증권사 대부분이 고객이 요청할 경우 '니즈'에 맞는 애널리스트를 연결해주고 있다.

자산 규모에 따라 애널리스트들의 구성도 달라진다. 모 증권사에서는 100억원 이상인 자산가에게는 주식부터 채권, 시황, 상품, 해외전략 등을 담당하는 대여섯 명의 애널리스트들이 총출동한다. 30억원 이상인 자산가에게는 이보다 적은 인원이 나선다. 자산가들 반응도 대체로 좋다. 각 분야 전문가들이 바로 코 앞에서 어려운 얘기를 최대한 밀도있게, 그리고 쉽게 설명해주니 그럴 법도 하다.

'Sell side(증권사)' 중심의 리서치 시대에 변화가 일면서 한편에선 독립리서치 센터가 속속 출현하고 있다.
가장 활발한 활약을하는 곳이 임홍빈 전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과 강관우 전 신한금융투자 리서치 헤드가 함께 창업한 '올라FN'이다. 개인 고객을 타깃으로, 기업과 투자자들 눈치를 보지 않고 솔직한 분석 자료는 내겠다는 기치를 내걸었다.

김영근 전 KTB투자증권 리서치본부 이사는 최근 '리타인사이트'라는 명칭의 독립 리서치센터를 설립하고 리서치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기관투자가 주 대상이다. 증권사 리서치를 떠난 OB애널리스트들의 변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앞으로 독립리서치 설립은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미 선진국에서 자리를 잡은 독립리서치의 성패는 리포트의 품질 그리고 유로 정보에 대한 투자자들의 반응에 달려있다고 본다.

환경이 변하면서 리서치업계도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 생존의 몸부림이 갈수록 치열하다. 애널리스트의 변신도 무죄다.

머니투데이방송 임지은 기자(winwin@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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