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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최태원 회장 선고 D-6… SK그룹의 운명은?

임원식 기자

회삿돈 수백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최태원 SK그룹 회장에 대한 대법원 선고공판이 오는 27일 오전으로 확정됐다.

최 회장이 수감된 지도 1년 하고 3주째.

대기업 총수 가운데 최장기간 수감이라는 불명예는 오늘도 경신되고 있다.

건강 악화 등을 이유로 법원에 구속집행 정지 요청을 한 여타 기업 총수들과 달리 최 회장은 수감생활을 비교적 잘 견뎌내고 있는 듯하다.

SK의 한 관계자는 최 회장의 근황에 대해 "간단한 운동과 함께 수필과 종교서적 등을 읽으며 지내고 있다"고 귀띔했다.

시간을 거슬러 최 회장 재판을 돌이켜보면 이보다 더 우여곡절 많았던 대기업 총수 재판이 있었는가 싶기도 하다.

최 회장은 선물옵션 투자를 위해 계열사 자금 450억 원을 빼돌려 펀드를 만들었다는 혐의.

애초 펀드조성 사실조차 몰랐다고 진술했던 그는 항소심에서 말을 바꿔 펀드 조성을 지시했다고 시인했다.

"펀드를 하고픈 욕심으로 잘못된 판단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사죄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이 범행을 주도했다"며 재판부를 향해 "자신도 피해자"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스무 차례 넘게 진행됐던 재판의 결말에 반전은 없었다.

오히려 "죄질이 불량하다"는 낙인만 찍힌 채 1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았던 동생 최재원 부회장마저 구속되는 최악의 결과만 낳았다.

재판 막바지 대만에서 김 전 고문이 붙잡히면서 최 회장 측은 그를 증인대에 세우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이마저도 불발됐다.

결국 최 회장의 '딱한' 처지는 SK그룹의 경영환경 악화로 옮아갔다.

김창근 의장을 중심으로 꾸려진 수펙스추구협의회를 통해 경영공백 진화와 비상경영 가동에 들어갔지만 성적은 영 신통치 않다.

주력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각각 9.1%, 18.7% 줄었다.

지난해 4분기에만 398억 원의 적자를 낸 SK에너지의 손실이 뼈아팠다.

200여 명의 구조조정까지 단행해야 했던 SK증권의 불황은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그나마 잭팟을 터트린 SK하이닉스와 보조금 단속에 따른 과징금에도 불구하고 선방한 SK텔레콤 덕에 한숨을 돌렸다.

최 회장의 공백은 SK의 신규사업이나 해외사업 수주에도 영향을 미쳤다.

STX에너지 인수 불발이, 또 동남아와 중남미에서의 인프라·자원개발사업 수주 난항이 그랬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보통 기업 투자의 70%는 시설 유지와 보수에 들어가고 30%를 신규 투자라고 봐야 하는데 위험요소가 큰 신규사업에 섣불리 투자할 CEO는 아무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즉 손실이 따르더라도 신규사업 투자 결정은 오롯히 그 기업 총수의 몫이라는 얘기다.

최 회장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6일 앞으로 다가왔다.

앞서 지난달 28일 서울중앙지법은 김원홍 전 고문에 대해 "횡령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판단하며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또 지난 11일 김승연 한화회장에 대해 집행유예 판결을 내린 이유로 서울고법은 피해액 공탁과 건강악화 외에 "그동안 경제에 이바지한 공로를 고려했다"고 밝혔다.

앞선 재판들의 결과가 대법원 판결에 어떤 영향을 줄 지는 미지수다.

최태원 회장 개인은 물론 SK그룹의 운명을 가를 마지막 재판을 앞두고 SK그룹은 극도의 초조함과 긴장감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머니투데이방송 임원식 기자(novrain@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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