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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신한은행 '연수원 동영상'을 둘러싼 오해와 진실

이대호 기자

최근 인터넷에서 '반도의 흔한 연수원'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이 논란입니다. 신한은행 신입행원 연수 과정을 담은 영상인데 일부 장면이 매우 자극적으로 보였기 때문입니다.

문제가 된 부분은 신입행원들이 양말을 벗고 기마자세로 도산 안창호 선생의 '주인 정신'을 목이 터져라 외치며 땀을 뻘뻘 흘리는 장면이었습니다. 울음을 터뜨리고 구토를 하는 일부 직원의 모습도 담겼습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은행이 군대냐", "징병제의 폐해다.", "후진국 기업문화는 없어졌으면 좋겠다.", "최고의 엘리트만 뽑아서 바보 만드는 곳이다." 등 수많은 비판 글을 올렸습니다.

알아보니 해당 영상은 과거 신한은행에서 홍보용으로 직접 제작해 올린 것의 일부분이었습니다. 지난 2012년 신입사원 연수 현장을 홍보 목적으로 촬영해 올렸는데, 당시에도 지금과 같은 비난이 일었고 신한은행 측은 해당 동영상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당시 영상 중 자극적인 부분이 편집돼 최근 한 네티즌에 의해 유튜브에 올라왔고 똑같은 논란이 다시 벌어진 것입니다. 신한은행은 저작권을 이유로 유튜브 측에 삭제 처리하도록 요청했습니다.

이번 동영상에서 논란이 된 부분은 "신한 문화를 익히는 첫 단계"라는 것이 신한은행 측의 설명입니다. 물론 육체적으로 힘들긴 하지만 얼차려나 인격 모독과는 거리가 멀다고 말합니다.

신한은행을 다니다 이직한 20대 여성은 이 동영상을 보고 "밖에서 보면 되게 이상하겠지만 은행의 주인정신을 기르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몸이 힘든 것뿐이지 모욕적이지는 않았다."며 "처음에는 '왜 은행에 와서 이런 것을 해야 하나'라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이런 연수를 받다보면 실제 애사심이 생긴다."고 말했습니다.

신한은행을 다녔던 한 30대 남성은 페이스북에 이 동영상을 소개하며 "이것 말고도 매일 쪽지시험보고 아침마다 구보하고, 무박 2일 행군도 했다."며 "신입교육을 무사히 마치면 자부심이 대단했고, 나중에 신한맨이란 말도 여기서 나왔다."고 전했습니다.

기자는 '반강제적인 동원행사'를 반대하는 편입니다. 반나절 동안 서울시 내에 있는 산 하나 오르자는 사내 행사에도 한숨이 나오는데, 군대식 훈련이라면 오죽할까요.

하지만 신한은행 출입기자로서 조금 다른 시각을 가져봅니다. 바로 '신한만의 조직 문화'가 가진 강점입니다.

한 마디로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재일교포들이 국내로 자금을 몰래 들여와 설립된 역사'와 '가장 외풍을 타지 않는 건실한 지배구조' 등은 경영진부터 말단 직원들까지 자긍심으로 오롯이 새겨져 있습니다.

최근 들어 신한금융그룹은 국내 금융사 가운데 '가장 조용한 곳'으로 꼽힙니다. 다른 금융그룹들이 각종 사건사고로 지탄을 받을 때 유독 신한금융만큼은 무풍지대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출입기자들이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는 뼈 있는 농담도 오갈 정도입니다.

실적도 압도적입니다. 신한금융은 국내 금융그룹 가운데 최근 6년 연속 당기순이익 1위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신한은행이 홀로 올린 순이익 1조 3,730억원은 다른 금융사 그룹 차원의 순이익보다 많습니다.

결과론으로 보일 수 있지만, 그 배경에 신한의 주인 의식과 조직 문화가 한몫하고 있다는 것이 부인할 수 없는 평가입니다.

직원 한 사람만 일탈을 해도 대형 금융사고로 번질 수 있는 은행에서 '주인 의식'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최근 각종 금융사고가 빈발하는 금융사들은 신한금융의 주인 의식을 매우 부러워하고 있습니다.

신입사원 연수 과정에서 과한 부분이 있다면 개선하면 될 일입니다. 그러나 신한은행 노동조합조차 "단 한번도 직원들의 문제 제기를 받아본 적이 없다."며 "우리의 전통이고, 이번 논란은 직원들도 웃어넘기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반도의 흔한 연수원' 동영상 해프닝이 네티즌들에게는 '이상한 기업문화', 경쟁 은행에게는 '부럽기까지 한 조직문화', 신한은행에게는 '자랑스러운 전통'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이대호 (robin@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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