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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엄동설한' TM…딱한 보험사 텔레마케터

강은혜

카드사발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 사태로 중단됐던 보험사 텔레마케팅(TM) 영업이 재개된 지 한 달여가 되갑니다. 하지만 악화된 여론과 강화된 규제로 TM영업은 여전히 '엄동설한' 입니다.

금융당국이 영업재개를 허용하면서 내건 조건 자체가 보험사들에겐 부담입니다. 합법적으로 수집한 개인정보에 한해 TM 마케팅을 할 수 있도록 했는데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현재 보험사들은 옥석을 가려내기 위해 전수조사를 통해 자발적인 정보제공 동의 여부를 확인하고 있는 중입니다. 전수조사에만 최소 수개월이 걸려 사실상 TM영업이 불가능한 실정입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오는 6월부터는 마케팅용 전화 수신을 차단하는 '두낫콜(Do not Call)' 제도가 생깁니다. 이렇게 되면 정보유출 사태가 터진후 '천덕꾸러기'가 된 TM 영업 자체가 존망의 기로에 서게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 TM은 갱신보다는 신규 영업을 많이 하는데 갱신에 대해서는 거부감이 덜한 반면 신규영업은 전혀 안되는 상황"이라며 "개인 TM설계사들은 생계가 막막해질 것"이라고 걱정했습니다.

실제 보험사들은 급변한 시장환경 속에서 현재의 TM 인력을 그대로 유지해야할지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공격적으로 TM인력을 늘렸던 동부화재의 경우는 더 곤란한 상황입니다. 이 회사는 당국의 TM 영업 제한 조치 직후 직영 아웃바운드 TM 인력 1500여명을 갱신 업무로 전환 배치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미봉책'에 불과할 뿐 TM을 통한 실적이 악화된 상황에서 마냥 유지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당국과 여론의 시선을 의식할 수 밖에 없는 동부화재 측은 "인위적인 인력감축은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면서도 영업위축이나 소득 감소에 따른 자연감소는 어쩔 수 없다"고 밝힙니다.

3500명의 TM인력을 보유해 생보사 중에서는 TM망이 가장 넓은 신한생명도 마찬가지 고민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신한생명 역시 "공식적인 조직 축소는 없다"는 게 공식 입장입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신한생명 관계자는 "1월에 3일 동안 영업을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텔레마케터들의 70% 급여 보장을 해줬다"며 "하지만 2월 분에 대해서는 아직 어떤식으로 보전을 해줘야할지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사회적 약자 그룹에 속하는 텔레마케터들의 속은 더 타들어갑니다. 텔레마케터 대부분은 30 중반 이상 여성들로, 월수입은 평균 150~200만에 불과합니다. 각자 사정도 딱합니다.

모 보험사에 속한 30대 후반 텔레마케터의 말을 들어보시죠.

"처음 한달은 교육비 80만원이 지급됩니다. 그 다음달 부터 바로 실전에 투입되는데 실적을 내야 급여를 받을 수있습니다. 실적이 없으면 기본급도 없습니다. 영업환경은 더 열악해지는데 걱정이 큽니다. 당장 우리 아이 학원비를 어떻게 할 것인지 막막해요...."

물론 금융당국은 보험사에 '생계 보장'을 주문하고는 있습니다. 그러나 일시적으로는 '땜방 처방'이 가능할지는 모르나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 입장에서 장기간 끌고 갈 수는 없는 일입니다. 금융당국이 정한 마지노선인 '70% 급여 보전'도 영업이 재개된 이상 효력이 사실상 없어졌습니다.

카드사에서 촉발된 정보유출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보험사나 그에 속한 텔레마케터 모두 사정이 딱합니다.

결국 칼자루는 정부가 쥐고 있습니다.

여행객을 붙잡아 침대보다 키가 크면 사지를 자르고, 작으면 늘려 죽이는 그리스 신화 속 괴물 프로크루스테스 식의 ' 고정되고 획일화된 ' 정책이 아닌 보험사와 텔레마케터가 공존하고 윈윈할 수 있는 다른 방식의 대안 모색이 절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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