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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이순우 회장이 골프백을 가운데 싣는 이유

'배려의 디테일과 스킨십 경영', 어수선한 조직 분위기 다잡아
이대호 기자

이순우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골프를 할 때 자신의 골프백을 카트 가운데에 놓는다고 합니다.

카트에 골프백을 싣는 위치는 캐디가 티오프 순서 등을 고려해 알아서 정하기 마련인데요. 이 회장은 자신의 골프백이 사이드에 놓였을 경우 항상 가운데로 옮기고, 라운딩 동반자의 골프백을 카트 양쪽 끝에 놓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이유가 뭘까요?

라운딩을 할 때 골프채 등 필요한 물건을 꺼낼 일이 많은데, 그럴 때 골프백이 카트 사이드에 있는 게 편하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고객이든 누구든 동반자가 더 편하게 운동할 수 있게 배려하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상대방 컨디션이 안 좋을 때 뽑기(내기 골프에서 짝을 맞춰 승패를 가르는 방식)를 통해 티 안 나게 배려하는 그만의 노하우도 있습니다. 조커를 가운데 조금 높은 곳에 오게끔 잡아 무의식적으로 상대가 조커를 뽑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노하우는 우리은행 임원들도 배우고 익혀 영업현장(?)에서 활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순우 회장은 '배려의 디테일'과 '스킨십 경영'에 남다른 강점을 보입니다.

본점 직원들에게 직접 전화할 일이 가끔 있는데, 직원이 목소리를 낮게 깔고 전화를 받으면 따끔하게 지적합니다. "본점 직원이 권위의식을 갖고 있다."며 영업 일선에서 걸려오는 전화든 고객의 전화든 항상 밝고 친절하게 응대하라는 불호령이 내려집니다.

우리은행 직원들, 나아가 농구단 선수들까지 살뜰히 챙기는 것도 유명합니다.

이 회장은 지난해 회장으로 취임한 직후, 환경미화원 자녀들과 청원경찰 등도 은행 본점 '주말 예식장'을 이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에쿠스 1호차를 주말마다 웨딩카로 내줍니다. 정작 본인은 주말 외부 일정이 있을 경우 임원 공용 차량을 이용합니다.

농구단 선수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개개인의 경조사를 직접 챙기는 것도 잊지 않습니다. 선수단에서 상을 당하는 일이 생기면 이 회장이 상주 역할을 자처하기도 합니다. 선수 부모님들의 편의를 위해서 자신의 차량을 보내주는 일도 잦습니다.

얼마 전 우리은행 한새 박혜진 선수가 정규리그 MVP를 수상할 때 이 회장이 꽃다발을 전달했는데, 꽃을 주러 달려 나가는 모습이 '회장님'이 아니라 마치 '농구팬'처럼 보였다는 관전평(?)도 회자되고 있습니다.

우리은행 농구단은 얼마 전 정규리그에서 우승한 데 이어, 최근 신한은행과의 챔피언 결정전에서도 초반 2연승을 내달렸습니다. 1승만 더 보태면 2년 연속 통합우승을 달성하게 됩니다.

물론, 선수들의 기량과 노력이 가장 컸지만, 이 회장의 '디테일한 배려'도 보이지 않는 힘이 됐다는 평가입니다.

우리금융그룹은 민영화 작업이 한창입니다. 자회사별로 분리 매각이 진행되고 있고, 우리은행 매각 방식도 상반기 안에 발표될 예정입니다. 조직 분위기가 어수선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때 리더가 보여주는 '배려의 디테일'과 '스킨십 경영'이 조직의 중심을 잡는 무게추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이대호 (robin@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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