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N NEWS
 

최신뉴스

[MTN 현장+] 벽산건설 파산…애꿎은 블루밍 입주민들 '하자보수' 피해 우려

임유진

화사하게 핀 꽃을 의미하는 '블루밍'.

벽산건설이 더 밝은 내일의 꽃을 기원하며 붙인 아파트 브랜드 이름이다. 하지만, 윤중로의 벚꽃이 활짝 핀 4월에 블루밍은 건설업계의 역사에서 사라지게 됐다. 법원이 지난 1일 벽산건설의 회생절차를 폐지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벽산건설은 조만간 파산 선고를 받게 된다.

벽산건설이 현재 공사를 진행 중인 사업장은 국내외 모두 20여 곳.
건설현장 가운데 주택사업장은 극히 드물고, 자체 시행한 사업장은 그나마 한 곳에 불과하다. 다행히 그 아파트 현장도 지난달 29일 준공승인이 난 상황. 얼마 전부터 들려온 벽산건설의 파산소식에 조마조마해 하던 입주민들은 한시름 놓은 모습이다.

◆ 벽산건설 블루밍 입주민…"하자보수 분쟁 가능성 높아"

입주에는 차질이 없게 됐지만, 앞으로도 입주민들은 안심할 수 있을까.

더 큰 문제는 추후 발생할 하자보수에 대한 처리 부분이다. 준공승인이 나기 전에 건설사가 파산이 났다해도 대한주택보증의 분양보증이 있는 만큼, 분양계약자들의 피해는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하자보수 처리는 추후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다분하다.

물론 하자보수 역시 대한주택보증이나 다른 보증기관들이 하자보수 보증을 통해 보호해주고 있다. 주택법상 아파트 시공업체가 건축비의 3%를 하자보수보증금으로 예치하도록 돼 있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하자보수액이 보증금 한도를 초과할 경우다. 입주민들은 보증금 한도 초과 금액에 대해 보장 받을 길이 없다. 최근 하자보수와 관련한 분쟁이 늘어나 입주예정자를 더 불안하게 한다. 실제 국토교통부 하자심사 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된 분쟁 건수는 지난 2010년 70여 건에서 지난해 2000여 건으로 3년새 30배 가까이 늘었다.

이처럼 분쟁이 늘어나는 건, 하자보수에 대한 법적 기준이 불명확하고 입주민들의 요구가 커지기 때문이다. 하자보수 요구액이 늘어나는 만큼 하자보수액이 보증금을 초과할 가능성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실제 하자심사분쟁을 전담하던 한 전문가는 그런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고 귀띔했다.

◆ 애꿎은 입주민들 피해 우려…대책 없나

더욱이 법정관리를 받는 등 사정이 어려운 건설사들은 부실시공의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높다. 실제 이미 벽산건설은 양평과 창원 등 곳곳에서 지은 아파트에서 부실공사 논란과 하자보수 처리 분쟁이 끊이지 않았던 전력이 있다. 파산과 함께 하자보수처리가 더욱 지지부진해질 거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건설사들이 일반적인 서비스로 제공하던, 플러스 알파 개념의 하자보수 서비스는 기대조차 할 수 없음이 당연지사다.

단지 블루밍을 선택한 이유로 이런 우려들을 안고 가게 된 입주민들을 위해 구제책은 없을까. 전문가들은 하자보증금 한도를 초과한 금액으로 소송으로까지 가게 되는 상황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소송에 드는 비용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설사 소송에서 이긴다해도 배보다 배꼽이 큰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애꿎은 피해자들을 위해 하자보수에 대한 보증을 좀 더 확대할 수는 없을까. 하자보증금을 입주민들이 착복하려고 악용하는 사례들도 있는 만큼 무조건적인 하자보증금 강화가 쉽지 않은 현실을 외면하는 건 아니다. 다만 블루밍 입주민들처럼 호소할 곳이 아예 사라질 경우를 대비한, 좀 더 강력한 구제장치는 절실해보인다.

머니투데이방송 임유진 기자 (mindelle87@mtn.co.kr)

머니투데이방송의 기사에 대해 반론·정정추후 보도를 청구하실 분은 아래의 연락처로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고충처리인 : 콘텐츠총괄부장 ombudsman@mtn.co.kr 02)2077-6288

MTN 기자실

경제전문 기자들의 취재파일
전체보기

    Pick 튜브

    기사보다 더 깊은 이야기
    전체보기

    엔터코노미

    more

      많이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