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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깬 朴 '재협상안' 밀어붙이기…세월호 정국 정면돌파

[the 300]"기소·수사권 받아들일 수 없어…국회 세비반납" 작심 野 비판…與 지도부 만나 문제 해결 주문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2014/09/16 17:41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특별법 내용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오랜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여당 몫 특검 추천위원 선정 시 야당과 유가족 동의를 받도록 한 여야 간 2차 협의안이 유가족들의 반대로 처리되지 못하자 공식석상에서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그런데 16일 국무회의에서 작심한 듯 세월호법 처리에 관한 자신의 의견을 분명하게 피력했다.

세월호법에 발목이 잡혀 마비된 국회, 이로 인해 한 발도 나가지 못하고 있는 경제 활성화 대책, 나아가 사회적 분열을 더 이상 방치하지 않고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은 "어떤 것도 국민, 민생보다 우선할 수 없다" "경제회생의 골든타임을 살려야 한다"는 말로 거듭 위기의식을 드러냈다. 오는 20일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순방에 나서기 전 매듭을 지을 필요가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박 대통령이 여야의 극심한 대치에도 침묵을 유지하며 세월호법과 거리를 둔 건 정치논쟁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거였다. 경제 활성화 등 국정 정상화 행보를 계속하며 '싸우는 국회'와 차별화를 꾀했다. 세월호 참사 후 이뤄졌던 유족들과의 만남, 관계자 문책, 문제점 해결 노력 등을 열거한 뒤 "지금의 세월호 특별법과 특검 논의는 이런 본질을 벗어나고 있다", "특별법에는 순수한 유가족들의 마음을 담아야 한다"고 말한 것도 정치권 일부 세력이 이를 이용해 국정 흔들기를 시도하고 있다는 평소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대부분의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한 것 역시 특별법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주안점을 둬야 한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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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쟁점인 진상조사위원회에 대한 수사권과 기소권 부여 여부에 대해서도 "삼권분립과 사법체계의 근간을 흔드는 일로 대통령으로서 할 수 없고 결단을 내릴 사안이 아니다"라고 확실히 선을 그었다. 그간 "대통령이 아닌 여야가 합의해 처리해야 할 일"이란 청와대 입장의 연속선상에 있는 발언이지만, 2차 협상안을 "여당의 권한이 없는 마지막 결단"이라며 최선의 대안임을 강조하며 한 발 더 나갔다. 그러면서 국회에 "하루 빨리 특별법을 통과시키고 유가족 피해보상 처리를 위한 논의에 시급히 나서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유가족들과 야당의 요구를 거부한 것은 물론 재합의안을 수용해야만 한다는 취지로 해석되는 발언을 했다.

"국민을 대표하는 대통령에 대한 모독적인 발언이 그 도를 넘고 있다"며 일본 '산케이 신문'에 이어 설훈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대통령 연애" 발언에도 불쾌한 심기도 드러냈다. 그러면서 "국회가 제 기능과 역할을 다 하지 못하는 것은 국민을 의식하지 않고 정치를 위한 정치를 하는 것"이라며 "만약 국민에 대한 의무를 행하지 못할 경우에는 국민에게 그 의무를 반납하고 세비도 돌려드려야 한다"며 정치권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박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하는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은 전날 추석 상여금 387만 원을 국회에 반납한 바 있다. 사실상 세월호법과 민생법안 분리처리를 거부하고 있는 야당을 강도 높게 비판한 것이다.

"대통령이 결단을 내릴 사안이 아니다"는 말과 달리 박 대통령은 2차 합의안에서 더 이상의 양보는 없다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 야당과 유가족들이 거세게 반발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침묵으로 일관하던 박 대통령이 이런 생각을 갖고 있다면 유가족을 만나 본인의 의견을 밝히는 것이 유가족과 국민에 대한 도리"라며 "이 같은 발언은 세월호 특별법을 해결하려는 의지가 없다는 것을 만천하에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극심한 내홍에 빠진 새정치민주연합의 화력이 미미하고, 유가족들과 새누리당의 협상에도 진전이 이뤄질 가능성은 사라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박 대통령은 국무회의에 이어 오후 4시 청와대에서 김무성 대표, 이완구 원내대표 등 새누리당 지도부와 긴급 회동을 갖고 "기소권, 수사권 문제는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고 거듭 불가 입장을 밝혔고, 여당의 주도적인 문제 해결을 당부했다. 이 원내대표는 "명분은 충분히 쌓았다"며 여당 단독으로라도 국회 본회의에 계류된 91건의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혀 세월호법을 둘러싼 대치정국이 더욱 장기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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