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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우의 내수주 실크로드]①아모레 시총=롯데+10조..자산은 15배 격차

유커 화장품 포식에 서 회장 지분가치, 신 회장 7배
이충우 기자

바야흐로 주식시장은 내수의 시대입니다. 내수경기가 지독히 안좋은데 코스피 2,100도, 코스닥 700도 내수가 이끌고 있습니다. 과거와 같은 내수주 개념으로는 설명이 안되겠죠. 중국과 얼기설기 엮인 내수주가 화려하게 부상하고 있으며, 한편에서는 오랜 업력을 지닌 자산 많은 내수주가 뛰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새로운 시대에 딱들어맞는 내수주 발굴에 여념이 없습니다. 4년 가까이 유통 음식료 화장품 등 내수 기업을 출입한 이충우 기자가 이런 현장에서 함께 합니다. 이 기자는 '내수주 실크로드'를 통해 세계로 뻗어가는 내수 기업과 내수주, 그리고 수십년 확보해둔 자산을 무기로 제2의 도약을 꾀하는 내수기업(주)을 파고들 것입니다. 실크로드가 없다면 유럽은 중국을, 중국은 유럽을 수용하지 못한채 오랜 세월 중세의 암흑에 갇혔을 겁니다. 이충우 기자의 내수주 실크로드를 통해 내수주의 새롭고도 무한한 가능성을 같이 탐방하면 어떨까요. 많은 격려과 관심, 제보 바랍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이충우 기자] 주식시장에서 아모레퍼시픽이 차지하는 위상이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16일 장중 386만 30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시총 6위까지 뛰어올랐다. 올초 13~14위권에 머물다 네이버와 SK텔레콤, 포스코를 모두 제쳤다. 어제 (15일) 종가 기준으로 연초보다 주가가 60.9%나 급등했다. 1분기 실적도 사상최대치를 경신할 것이란 기대감에 종가기준 시총 규모가 21조 9219억원까지 불어났다.


애널리스트들은 1분기에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으며 목표주가를 연일 높이고 있다. 420만원~450만원선에서 목표주가가 제시되더니 500만원대 목표가까지 등장했다. 노무라증권은 15일 아모레퍼시픽에 대해 중국 관광객이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면세점 판매가 예상보다 강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41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대폭 올렸다.


같은 내수ㆍ유통주인 롯데와 비교하면 과연 화장품 단일 품목에 대한 기대치가 어느 정도인지 확연하게 드러난다. 유통 분야에서 안하는 것이 없다는 롯데그룹의 핵심계열사인 롯데쇼핑 시총은 15일 종가기준으로 8조 2,978억원, 시총 35위 수준에 머물고 있다.


심지어 그룹 상장사 합산 시총규모를 비교해봐도 아모레퍼시픽이 10조원가량 많다. 롯데쇼핑을 비롯해 롯데제과와 롯데칠성 등 롯데그룹 8개 상장사의 시총 규모는 24조원이다. 아모레퍼시픽에 지주회사인 아모레G를 더하면 시총규모는 34조원으로 불어나 롯데그룹 8개 상장사를 압도한다.


자산 기준으로 한 재계 순위에서 아모레퍼시픽 그룹은 사실 롯데그룹에 한참 뒤쳐진다. 공정거래위원회 대기업 집단 자산 현황 조사결과에 따르면, 롯데는 자산 총액은 93조 4,000억원으로 재계 5위인데, 아모레퍼시픽은 6조원으로 재계 56위에 불과하다.


시총 순위와 재계 순위의 역전 현상을 이끌어낸 것에는 엇갈린 실적이 크게 작용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매출은 3조 8,740억원으로 전년 대비 24.9%나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더 가파르게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5,637억원으로 전년 대비 52.4%나 급증했다.


반면, 롯데 최대 계열사인 롯데쇼핑은 실적 부진의 늪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28조995억원으로 전년과 동일한 수준이지만 영업이익은 1조 1,883억원으로 24%나 급감했다. 롯데쇼핑 주가는 2013년 4월 42만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이달(4월) 22만 8,500원까지 떨어졌다. 내수 부진에 백화점과 대형마트 사업이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지난해초부터는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모양새다.


상반된 주가 흐름에 회사 오너간 희비도 교차했다. 아모레 주가가 강세를 보이면서 서경배 회장의 보유지분 가치는 9조 3,000억원 수준까지 올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에 이어 주식부호 2위자리를 꿰찼다. 연초와 비교하면 지분가치가 3조원 정도나 불어났다. 반면, 신동빈 롯데 회장의 보유지분 가치는 1조 4,000억원대를 기준으로 오르내리고 있다. 아모레의 1분기 실적이 사상최고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감안하면 두 회장간 희비는 보다 극명하게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최근 이태리 면세점 WDF 인수전에서 쓴잔을 들이켰다. 백화점, 마트 부진에 따른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롯데쇼핑이 인수전에 참여했지만 스위스 업체인 듀프리가 WDF를 품에 안았다. 여러 유통 체인중 그나마 나홀로 성장세를 유지하는 게 면세점 계열사인데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호텔롯데는 비상장사다. 면세점 업체인 롯데디에프글로벌 매출은 지난해 3,409억원으로 전년 대비 12.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45억원으로 전년 대비 168%나 뛰었다. 7월 결정되는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롯데가 고심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롯데, 신세계 등 유통업계가 면세점 유치에 사활을 걸며 마음을 졸이고 있는 것과 달리 아모레퍼시픽은 추가 판매처 확보라는 호재를 즐기고 있는 모습이다. 해외매출을 확대하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 아모레퍼시픽 매출의 70%는 내수에서 나온다. 또 내수 매출 중에는 면세점 매출이 20.5%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롯데 등 유통업계 입장에서는 화장품이 매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다보니 화장품 업체들을 '갑'으로 모실 수 밖에 없는 처지다. 최근 롯데면세점 명동점은 최근 해외 명품업체들이 나간 자리를 대체하기 위해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에 화장품 코너를 추가로 내줬다. 업계에서는 이런 현장 분위기가 하루하루 시총 순위가 껑충 뛰는 아모레퍼시픽의 지위를 보여주는 사례로 보고 있다. 주도주가 달라진 주식시장, 소비 패션이 달라진 내수시장, 여기저기서 아모레가 진정한 '갑'으로 거듭나고 있다. 머니투데이방송 이충우 기자 (2think@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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