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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경험, 양 날개로 난다 다쏘시스템

장길수 IT칼럼니스트

엘릭서 에어크래프트가 다쏘시스템과 협력해 3D 설계와 가상환경 실행을 수행한 2인용 항공기 디자인
(엘릭서 에어크래프트가 다쏘시스템과 협력해 3D 설계와 가상환경 실행을 수행한 2인용 항공기 디자인)




[테크M = 장길수 IT칼럼니스트]

프랑스 항공기 제작 스타트업인 엘릭서 에어크래프트는 다쏘시스템의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을 활용해 2인승 항공기를 설계하고, 지난해 프랑스 에어쇼에서 공개했다.


2015년 엘릭서 에어크래프트를 창업한 아더 레오폴드 레저 등 몇 명의 열정적인 젊은 엔지니어들은 다쏘시스템의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 중 하나인 '엔지니어드 투 플라이' 솔루션을 활용해 항공기 제작이라는 큰 꿈에 도전했다. 항공기를 제작하려면 막대한 자금과 시간, 연구개발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항공기 제작은 보잉, 에어버스 같은 대형 항공기 제작업체들만 할 수 있는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엘릭서 에어크래프트의 엔지니어들은 짧은 시간에 소수의 인원으로 항공기 제작이라는 꿈에 도전, 성공을 앞두고 있다. 이들이 제작한 2인승 항공기는 올해 말 첫 비행에 나설 예정이다. 항공기 설계부터 제작에 이르는 전체 과정에 걸린 시간이 2년이 채 안 됐다고 한다. 2인승 비행기 제작에 이어 보다 큰 항공기 제작도 꿈꾸고 있다.


엘릭서 에어크래프트의 항공기 제작과정은 제4차 산업혁명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이들은 웹 기반의 클라우드 환경에서 항공기를 설계, 제작했다. 항공기 설계에 참여한 엔지니어들과 협력업체 관계자들은 물리적 위치와 상관없이 다쏘시스템의 클라우드 시스템에 접속해 협력 작업을 함께 진행했다. 소셜 협업 공간에서 각자 갖고 있는 지식이 공유됐다.


이들은 항공기 설계과정에서 또 다른 혁신을 생각했다. 경비행기는 잦은 사고로 승객과 조종사를 위험에 빠뜨리곤 한다. 이를 막기 위해 경비행기 중간에서 대형 낙하산이 펴지는 상상을 현실로 옮겼다. 조종사가 갑자기 심장마비가 오면 승객이 비상 버튼을 눌러 대형 낙하산이 펴지게 해 안전한 착륙을 유도했다. 러시아의 소유즈 우주선과 포뮬러 원 자동차 경주용 자동차에서 착안했다고 한다.



10월 5일 다쏘시스템이 서울에서 개최한 ‘2016 3D익스피리언스 포럼’ 참석을 위해 방한한 엘릭서 에어크래프트의 아서 레오폴드-레제 최고경영자(오른쪽)와 시릴 샴페누아 최고조직책임자가 제작 중인 2인용 항공기 모형을 들어보이고 있다.
(10월 5일 다쏘시스템이 서울에서 개최한 ‘2016 3D익스피리언스 포럼’ 참석을 위해 방한한 엘릭서 에어크래프트의 아서 레오폴드-레제 최고경영자(오른쪽)와 시릴 샴페누아 최고조직책임자가 제작 중인 2인용 항공기 모형을 들어보이고 있다.)





노벨상 수상의 숨은 지원자


다쏘시스템은 엘릭서 에어크래프트의 사례처럼 당장 수익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지만 꿈을 현실화하는 기술혁신 프로젝트를 함께 추진하면서 기술혁신기업 이미지를 강하게 심고 있다.

연료 없이 하늘을 비행하는 태양광 비행기 ‘솔라임펄스’, 싱가포르 정부와 협력해 싱가포르 가상도시를 건설하는 ‘버추얼 싱가포르’, 심장병 질환의 정복을 위해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협력해 개발 중인 인공심장 개발 프로젝트 ‘리빙 하트’ 등에는 다쏘시스템 기업경영 철학과 솔루션이 온전히 녹아들어 있다.


다쏘시스템의 솔루션과 기업경영을 지탱하는 기본철학은 ‘과학’과 ‘경험’이다. 특히 과학이란 키워드는 다쏘시스템을 다른 기업과 뚜렷하게 구별 짓는 요소다. 이는 이 회사 솔루션이 모두 수학, 물리, 화학 등 과학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것에서 알 수 있다.

다쏘시스템은 자유로운 상상력에 기반해 다양한 기술혁신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지만 과학에서 해답을 찾고 있다. 리빙하트, 버추얼 싱가포르, 날개 없는 풍력발전기 ‘보텍스’ 등 기술혁신 프로젝트의 밑바탕에는 모두 과학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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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쏘시스템은 연료 없이 하늘을 비행하는 태양광 비행기,

싱가포르 가상도시 건설, 인공심장 개발 프로젝트 등

당장 수익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지만 꿈을 현실화하는

기술혁신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청색 LED 개발로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일본의 아카사키 이사무, 수학적 계산과 이론을 이용해 화학적 성질을 컴퓨터로 예측하는 소프트웨어(SW)를 개발해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미국 마르틴 카르플루스 등이 다쏘시스템의 3D익스피리언스 솔루션을 활용해 연구 성과를 이끌어냈다.

다쏘시스템의 대표적인 솔루션인 ‘시뮬리아’와 ‘바이오비아’ 등에는 물리학, 화학, 역학 등 과학 이론이 접목돼 있다. 실제 순수과학자들과 엔지니어들 간 협력 연구로 탄생한 솔루션들이다.


과학과 함께 다쏘시스템을 설명하는 또 다른 키워드는 경험이다. 디지털 목업과 제품수명주기관리시스템(PLM) 기업에서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경험은 다쏘시스템 솔루션의 전반을 관통하고 있다. 단순히 혁신적인 제품을 파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고객과 소비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 다쏘시스템의 지향점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제품 대부분이 실제 기능의 10~20% 밖에 사용하지 못한다는 것은 제품보다 경험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다쏘시스템이 PLM 기업에서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다쏘시스템은 싱가로프 국립연구재단과 함께 나라 전체를 3D 가상도시로 재현해 도시 개발의 문제점을 해결해나가는 버추얼 싱가포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구현 중인 3D 가상도시의 일부
(다쏘시스템은 싱가로프 국립연구재단과 함께 나라 전체를 3D 가상도시로 재현해 도시 개발의 문제점을 해결해나가는 버추얼 싱가포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구현 중인 3D 가상도시의 일부)



다쏘시스템은 3D 경험의 확산을 위해 최근 가상현실(VR), 3D프린팅 등 새로운 기술을 적극 수용하고 있다. ‘2016 제네바 모터쇼’에서 푸조시트로엥그룹은 프리미엄 브랜드인 해치백 모델 ‘뉴DS 3’를 런칭하면서 실제 차량이 없이도 신차를 둘러볼 수 있는 가상 차고인 ‘버추얼 비전(Virtual Vision)’을 다쏘시스템과 협력해 선보였다.


버추얼 비전을 방문한 관람객들은 실제 차량이 없는 부스에서 HTC가 제작한 VR 헤드셋과 조이스틱을 이용해 차량 내부에 앉아보고 인테리어를 살폈다. 조이스틱을 조작해 외관의 색상과 루프, 실내 장식 등을 변경하고 프론트 도어를 여닫는 기능을 경험할 수 있었다.


다쏘시스템이 이집트 피라미드에 관한 수십 년간의 발굴 자료를 바탕으로 기자(Giza) 피라미드의 3D 구현작업을 하고 버추얼 싱가포르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다쏘시스템은 또 에어버스와 협력해 3D프린팅 제조분야 협력을 추진하고, 3D프린팅 건축물 제작 프로젝트를 시도하는 등 3D프린팅 시장에도 적극 진출하고 있다. 이같은 일련의 과정은 제4차 산업혁명의 근간인 디지털 제조를 구체화하는 것이기도 하다.



다쏘시스템의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으로 구현한 3D 심장 모델. 다쏘시스템은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맞춤 심장 공동 연구사업인
(다쏘시스템의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으로 구현한 3D 심장 모델. 다쏘시스템은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맞춤 심장 공동 연구사업인)



인수합병 통한 성장


다쏘시스템은 항공기 설계 SW인 ‘카티아’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자동차, 조선, 생명과학, 소비재, 건축, 하이테크, 산업장비, 에너지 등 분야로 영역을 확장해왔다. 현재 12개 산업에 걸쳐 다양한 전문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항공기 제작 설계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카티아를 비롯해 3D 설계 SW ‘솔리드웍스’, 협업 SW ‘에노비아’, 유한요소 해석 및 사실적 시뮬레이션 SW ‘시뮬리아’, 천연자원 3D 모델링 및 시뮬레이션 SW ‘지오비아’, 화학 및 재료분야 과학 R&D SW ‘바이오비아’, 실시간 3D 시각화 SW ‘3D익사이트’, 글로벌 기업 운영을 위한 계획·관리·최적화 솔루션 ‘델미아’ 등 수많은 브랜드를 휘하에 거느리고 있다.


이 같은 제품 포트폴리오 및 브랜드 전략은 끊임없는 인수합병 전략을 통해 이뤄졌다. 창업 이후 수많은 전문기업을 인수해 자신의 글로벌 기업 문화와 제품 브랜드에 통합하면서 수직적·수평적 차원의 시너지 효과를 높여왔다. 최근 몇 년 새 인수한 기업들의 목록을 보면 인수합병이 다쏘시스템의 중요한 경영전략의 일환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피로수명 해석기술업체 세이프 테크놀로지, 자동차 차체 설계 및 최적화 솔루션 업체 SFE GmbH, 제조 SW 업체 아프리소, 인도 지오메트릭의 3D PLM SW 부문, 생산 스케줄링 및 작업 분배 SW 업체 오르템, 컴퓨터 시뮬레이션 업체 CST, 모델링 및 시뮬레이션 기반 시스템 엔지니어링 업체 모델론, 3D시각화 솔루션 기업 RTT 등 전문기업들이 인수합병 목록에 들어가 있다.

인수합병에 들어간 돈이 2013년 2억1340만 유로, 2014년 9억5290만 유로에 달한다. 앞으로도 이 같은 인수합병 전략은 지속될 전망이다.


모니카 멩기니 다쏘시스템 최고전략책임자(CSO)는 향후 5년 이내에 3배 성장하는 게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다쏘시스템의 지난해 매출은 28억 유로다. 놀라운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다쏘시스템의 5년 내 목표가 허황되게 들리지 않는다.




<본 기사는 테크M 제43호(2016년 1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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