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개방형 OS '하모니카' 미래부에 적용 추진…내부 테스트 시행
김주영 기자
'리눅스 민트' 버전을 개량하고 한글화한 개방형 운영체제(OS) '하모니카' 이미지 |
미래창조과학부가 예산 3억2,000만원을 들여 만든 개방형 운영체제(OS) '하모니카'의 부처 내 적용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국정감사에서 정부 차원의 하모니카 활용도가 낮다는 지적이 제기된 데 따른 조치다. 국정감사 당시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하모니카를 알고 있느냐"는 의원 질의에 악기 하모니카를 부는 시늉을 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16일 미래부는 최근 메일 확인 서비스 등 외부망(인터넷망)을 활용한 특정 시스템에 하모니카를 적용하는 테스트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업무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외부망 활용 시스템에서 호환성 이슈를 줄이면서 하모니카를 적용할 여지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다만 테스트 결과, 보안 프로그램 인증 문제 등이 여전히 숙제로 나타났다. 미래부 관계자는 "하모니카 체제에서 공무원 인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등 몇 가지 문제가 있다"며 "보안 프로그램 인증 문제를 해결해 하모니카를 적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미래부는 또 지방자치단체ㆍ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하모니카 적용 확대를 독려하고 있다.
지난해 경찰청 '캠코더 단속영상 편집 프로그램', 병무청 '병역 의무자 정신 건강 테스트 시스템'에 하모니카를 시범적으로 적용한 데 이어 지자체 '우편모아시스템'의 OS 환경을 하모니카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우편모아시스템은 행정자치부에서 표준화해 전국 지자체에 보급하고 있는 우편물관리시스템이다.
미래부는 "내년 초 수요가 있는 기관을 공모해 하모니카 적용 시범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모니카는 미래부가 2014년 '리눅스 민트' 버전을 개량하고 한글화ㆍ국산화를 완료한 개방형 OS다. 'MS 윈도'의 점유율이 98%(2014년 기준, 한국인터넷진흥원 집계)에 이르는 등 특정 OS에 대
한 종속성을 극복하기 위해 개발했다.
10월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미래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세계는 개방형 소프트웨어 중심의 생태계를 만들어 가고 있는데 한국은 여전히 MS 생태계에 갇혀 있다"며 "정부 부처 먼저 하모니카 적용을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변 의원은 "정부와 공공기관 PC에 적용되는 MS윈도와 오피스를 하모니카와 같은 무료 개방형 프로그램으로 대체하면 연간 2,000억 원의 예산 절감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미래부 관계자는 "정부와 공공기관 PC에서 사용하는 프로그램 중에는 윈도와 달리 리눅스 체제에서 호환이 안되는 경우가 상당수 있다"며 "현재로서는 각 PC마다 하모니카를 깔기에는 제약이 있는 만큼 특정 업무환경을 위한 시스템에 부분적으로 적용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모니카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공공부문에서의 적용을 강제할 게 아니라 호환성을 높이는 게 시급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하모니카 체제에서는 다른 소프트웨어 이용이 쉽지 않고 기본적인 인터넷 뱅킹도 제한적"이라며 "호환성 문제가 해결되면 민간에서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김주영 기자 (maybe@m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