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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탐탐] 배럴, 겨울에 사는 래시가드

이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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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방송 MTN 이대호 기자]
[앵커멘트]
기자들이 직접 기업탐방을 다녀오고 그 현장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기업탐탐 시간입니다. 오늘은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는 배럴에 대해 이야기해볼 텐데요. 이대호 기자와 함께합니다.

[ 배럴 키워드 ]
1. "밀짚모자는 겨울에 사라"
2. 물 밖으로
3. 스타트업 & 액셀러레이터


앵커1) 오늘 이야기할 배럴이 래시가드로 유명한 그 배럴 맞나요?

기자) 맞습니다. 해변이나 워터파크에서 'BARREL'이라고 쓰인 래쉬가드를 한번쯤은 보셨을 텐데요. 래시가드는 뜨거운 태양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고,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서 입는 거죠. 여기에 예쁜 디자인이 가미되면서 특히 여성들에게는 물놀이 필수 아이템이 됐습니다.

우리나라에 래시가드를 본격적으로 도입했고, 이를 패션 아이템으로 대중화시킨 주인공이 바로 배럴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사실 래시가드는 패션이기 전에 수상 스포츠 의류인데요. 수상스키나 서핑을 할 때 신체를 보호하기 위한 용도였습니다. 'Rash'는 발진이라는 뜻으로, 'Rash guard' 어원은 서핑보드에 바르는 왁스나 일광화상 등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해준다는 데서 유래됐습니다.

[ 최용준 / 배럴 부장 : 서핑 왁스를 발랐을 때 왁스가 거칠어서 가슴 부분에 발진이 일어났어요. 그런 것들을 방지하기 위해 입었던 의류거든요. 사실 외국 브랜드들 경우에는 화려한 컬러보다 검정색이나 무난한 색상을 많이 사용했고요. 배럴이라는 브랜드는 다양한 컬러를 사용하고 한국에서 좀 더 패션으로 접목시켜서 저희가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


앵커2) 배럴이 래시가드 시장 선두주자이긴 한데, 경쟁자들이 많이 생기지 않았나요?

기자) 최근 몇 년 사이 래시가드 인기가 높아지면서 다양한 스포츠, 의류 브랜드들이 래시가드를 잇따라 출시했는데요. 아웃도어 브랜드들도 가세했고요.

하지만 배럴의 선점효과와 브랜드 가치가 워낙 높아서 아직 이를 뛰어넘는 브랜드는 없다고 합니다. 패션과 브랜드에 민감한 젊은 여성들이 주소비층이기에 특히 그렇다는 분석입니다. 남성성이 강한 스포츠 브랜드나 겨울·산악 이미지가 강한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고전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경쟁자가 많아지는 것이 부정적인 것만도 아니죠. 시장 규모가 커지기 때문입니다.

배럴은 지난 2014년 300억원 수준이던 국내 래시가드 시장 규모가 2015년 1,000억원, 그리고 2016년에는 최소 1,300억원, 최대 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앵커3) 이제 키워드를 통해서 배럴 이야기를 풀어 가볼까요? 첫 번째 키워드는 "밀짚모자는 겨울에 사라"군요? 유명한 증시 격언이죠?

기자) 그만큼 남들이 관심을 갖지 않을 때 즉, 주식이 가장 쌀 때 사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죠.

배럴의 경우 여름 매출이 가장 높은 워터스포츠 전문기업이고, 지금 1월 한겨울에 코스닥 상장을 진행 중이어서 이같은 비유를 해봤습니다.

겨울에 상장하는 이유는 지난해 여름 매출까지 집계가 된 다음에 상장 절차를 밟았기 때문이고요.


앵커4) 그런데 매출이 너무 여름에만 몰려 있으면 리스크 아닐까요? 래시가드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을 것 같기도 하고요.

저도 처음에는 '래시가드 하나로 어떻게 상장까지 할까'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탐방을 다녀와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래시가드와 수영복은 물론이고, 웨트슈트와 구명조끼, 수경, 오리발 등 전문용품, 또 요가복과 트레이닝복, 패딩 등 다양한 의류, 그리고 신발, 모자, 선글라스 등 많은 상품군을 개발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일단, 워터스포츠 의류와 용품 매출은 6~8월 사이 절대적으로 높고요. 겨울에도 동남아 등지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의 쇼핑 수요가 있어 적지 않은 매출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특히 배럴은 과거 엑스엑스엘(XXL)이라는 이름으로 스노우보드, 수상스키 등 전문용품과 의류 등을 개발하기도 했는데요. 그런 경험과 기술력을 다양한 상품개발에 접목시키고 있습니다. 롱패딩부터 래시가드까지 서종환 대표에게 직접 차별점을 들어보시죠.

[ 서종환 / 배럴 대표이사 : (롱패딩)안쪽을 열어보면 대형 포켓이 있는데요. 책이나 아이패드 등을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이 충분히 있고요. 측면 옆구리 쪽에 벤틸레이션이라고 해서 공기를 원활히 순환시켜 줄 수 있는... 손목 부분에도 한겹 더 보온을 유지할 수 있게 차가운 냉기를 한번 더 잡아줌으로 인해서... 가장 때가 많이 타는 목 부분만 별도로 분리해서 세탁하고 탈부착 할 수 있게... (반바지)이 보드숏은 이렇게 스트래치성이 좋아서 물에 들어갔다 나와도 움직임이 편안한 장점이 있고요. (크롭 래시가드)기존 래시가드는 기장이 길었는데 이건 크롭 래시가드라고 해서 기장이 짧게 돼 있습니다. 비키니와 래시가드 중간 형태로, 래시가드 종류가 이렇게 다양하게 변화되고 있고... 저희는 하반신에도 노출을 막아주기 위해 기획했는데요. 저희가 워터레깅스라는 이름을 지었고, 저희한테는 시그니쳐같은 모델입니다. ]


앵커5) 일단 배럴은 수상 스포츠 쪽에서 시작한 기업인데, 그 외 확장성도 갖고 있는 것 같네요. 두 번째 키워드 '물 밖으로'라는 표현과 딱 어울리고요.

기자) 배럴은 래시가드로 꽃을 피운 뒤, 중장기적인 성장 계획을 세워뒀는데요.

가까이는 화장품 사업입니다. 사실 화장품 사업은 너도나도 뛰어들어서 레드오션이 됐는데, 배럴에 가장 잘 맞는 차별화 포인트를 잡고 있습니다. 자외선 차단, 워터 프루프 색조화장, 네일 등 해변·워터스포츠와 어울리게 특화시킨다는 전략입니다.

단기적으로는 이렇게 여성 고객이 많은 강점을 활용하고, 장기적으로는 종합 스포츠 브랜드로 정착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합니다.

[ 서종환 / 배럴 대표이사 : 스포츠 브랜드 중에서는 한국 토종 브랜드가 거의 없는데요. 젊은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신생 한국 스포츠 브랜드로 정착시키는 것이 가장 큰 목표죠. 지금 집중하고 있는 부분은 저희 브랜드는 여성팬이 상대적으로 많은데요. 그런 부분을 적극 공략하기 위해 애슬레져, 예를 들면 요가, 필라테스, 러닝 등에 집중적으로 R&D를 하고 있습니다. 상장과 동시에 아낌없이 투자해서 향후 3~5년 후에는 워터 스포츠 베이스가 데일리 스포츠로 변화되도록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


앵커6) 세 번째 키워드를 보죠. '스타트업 & 액셀러레이터'인데 어떤 뜻인가요?

기자) 스타트업은 청년 창업을 말하죠. 액셀러레이터는 자본 투자와 경영 조언을 통해 스타트업을 제대로 된 기업으로 키워주는 파트너를 말하는데요.

상장 전 지분 구조를 보면 배럴 창업자인 서종환 대표 지분율은 25.45%이고, 이보다 더 많은 37.27%를 젠앤벤처스라는 곳이 가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단순 투자회사가 자본 엑시트를 위해 IPO를 이용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가졌었는데요. 자본은 냉정하잖아요. 하지만 서종환 대표는 물론, 이상훈 젠앤벤처스 대표(배럴 공동 대표이사)까지 만나보니 선입견이 해소됐습니다.

이상훈 대표의 젠앤벤처스는 서종환 대표의 스타트업을 제대로 된 기업으로 키워 준 액셀러레이터였습니다. 주식 투자도 그렇고, 스타트업 투자도 그렇고 '사람을 본다, CEO를 보고 투자한다'는 말이 있는데, 정말 그런 케이스였다고 합니다.

[ 이상훈 / 배럴 대표이사 : (지인이)자기를 인간으로 만들어준 분이 있는데 꼭 좀 소개하고 싶다는 거에요. 아는 형님인데... 그럼 좋다, 자기를 인간으로 만들어준 사람이라면 인격적으로나 존경을 받는 사람이겠구나 하고 만나보니 지금의 배럴 서종환 대표였고... (서 대표가)의류업을 오랫동안 해왔기 때문에 경험과 노하우도 충분히 있고... 그런데 그 당시 투자할 때만 해도 이렇게 실력이 좋은 줄은 몰랐어요.(웃음) 저는 인간적인 매력 때문에 투자를 결정한 건데... ]

젠앤벤처스는 앞으로도 오랜 기간 서종환 대표와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고요. 이를 위해 156만여주(상장 전 28.7%, 상장 후 20.17%)에 대해 3년 보호예수를 걸기도 했습니다. 3년간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고, 젠앤벤처스 지분을 매각한다면 서 대표에게 우선매수권을 준다는 약정을 맺어 경영권 안정화를 신경 썼습니다.

[ 이상훈 / 배럴 대표이사 : 저희는 투자도 하지만 투자만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업을 공동으로 경영하고 같이 실행하면서 시너지를 만들어서 서로 잘하는 것을 결합해서 좋은 결과를 만드는 액셀러레이터 역할을 하는 것이고요. 단순 VC가 아니기 때문에 상장 이후 바로 엑시트하는 것이 기본 목표가 아니고, 상장은 출발이라고 보고요. 글로벌 브랜드, 스포츠웨어 브랜드로 성장시키는 작업을 같이 할 것이고요. ]


앵커7) 마지막으로 실적 추이와 전망, 공모 가격을 정리해보죠.

기자) 배럴의 매출은 지난 2015년 158억원에서 2016년 242억원, 2017년에는 350억원(잠정치) 정도를 기록했고요. 2018년 매출 전망은 550억원, 이익률은 20%를 보고 있다고 합니다.

상장주관사인 하나금융투자는 배럴 공모가 희망밴드를 8,000원~9,500원으로 제시했는데요. 이는 비교기업 PER 15.18배를 적용한 1주당 가치 1만 2,368원에서 35.32%~23.19% 할인한 수준입니다. 공모주 청약은 오는 22~23일로 예정돼 있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이대호 (robin@mtn.co.kr)
(촬영:심재진, 편집:김지혜·유성은, CG:황미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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