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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한진칼 경영개선 나선 KCGI…"환매제한 10년짜리 펀드, 장기전 대비"

한진칼 대상 경영참여 펀드, 환매제한 10년에 만기 14년 초장기 자금줄
금투업계 "KCGI, 서두를 이유 없어…시간은 KCGI 편"
조형근, 전병윤 기자


"KCGI가 꽃놀이패를 쥐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CEO(최고경영책임자)는 "한진그룹이 결국 KCGI에 백기를 들 공산이 크다"며 이렇게 진단했다.

그의 판단은 이렇다. 우선 오너 일가의 부도덕과 위법 행위를 개선하기 위해 경영참여 목적으로 한진칼 지분을 매입한 토종 행동주의펀드 'KCGI 펀드'는 환매 제한 기간이 무려 10년에 달해 한진그룹측과 장기전을 치르는데 무리가 없다. 튼튼한 자금줄을 쥔 KCGI가 한진칼에 대한 경영개선을 지속적으로 요구할 수 있는 셈이다.

경영진이 끝내 KCGI의 경영개선 요구를 수용하지 않아 주가가 떨어질 경우 KCGI에 우호적인 기관투자자의 매수가 늘어 전세를 역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주가가 오르든 내리든 시간이 KCGI 편에 있다는 것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진칼 주식을 매수한 KCGI 내 펀드는 환매 제한을 10년으로 설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펀드 투자자들이 10년간 자금을 뺄 수 없도록 제한을 둔 것이다. 해당 펀드의 만기는 14년에 달한다. 일반 펀드의 만기가 5년 남짓인 점을 감안하면 KCGI펀드는 자금 인출이 제한된 폐쇄형이자 초장기 펀드인 셈이다.

KCGI는 자회사 그레이스홀딩스를 통해 한진칼 지분을 12.01% 보유해 2대주주에 올라있다. 지난 8일 한진칼 1.2%를 추가 매수했음을 공시했을 정도로 매수 여력이 여전하다는 걸 증명했다.

KCGI 관계자는 "KCGI 내에도 펀드가 여러가지 있기 때문에 각각 구조가 다르다"면서도 "한진칼을 담고 있는 첫 펀드는 환매 제한을 10년으로 둔 것이 맞다"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장기펀드를 앞세워 경영참여에 나선 것이 KCGI의 투자 전략과도 일치한다고 평가한다. KCGI는 불합리한 지배구조로 인해 저평가된 기업의 지분을 매입한 뒤, 이를 개선해 기업 가치를 높여 수익을 거둔다는 투자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단기 차익보다는 경영개선을 통한 장기적인 수익 창출을 목표로 둔다.

당분간 자금 이탈 우려가 없는 KCGI는 올해 주주총회를 시작으로 매년 한진그룹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KCGI 입장에서는 매년 운용보수를 받기 때문에 서두를 이유가 없다. 장기 자금줄을 손에 쥔 채 주가가 떨어지면 추가 매수하거나 자연스레 우호세력을 확보하는 효과를 얻으며 한진그룹을 대상으로 공세를 강화하는데 유리해지기 때문이다.

실제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장기전으로 이어질 경우 주주가치 제고를 내세운 KCGI에 동조하는 투자자가 늘어나 주주권 행사가 강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다른 기관투자자가 KCGI와 연계하려는 움직임이 있고 우리도 현재 주가 수준이면 투자 매력이 높아 지분 매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한진그룹 입장에서는 올해 주총 표대결에서 KCGI를 이기더라도, KCGI의 요구를 제대로 수용하지 않으면 난감한 상황이 지속될 수 있다.

또 한진칼 주요주주인 국민연금이 앞으로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 지침)를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힌 점도 부담이다. 국민연금은 한진칼 지분 6.7%를 보유 중이다. 국민연금은 최근 한진칼 주총에서 적극적인 경영 참여 주주권인 정관변경 주주제안을 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조형근 기자 (root04@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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