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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 의결권 자문사, 현대차 주총 안건 두고 이견…사실상 현대차의 판정승

현대차그룹 80여명 사외이사 후보군 운영중
재무구조, 지배구조 투명성 제고를 위해 사외이사 자본시장 인사로 우선 추천
ISS와 글래스루이스 사외이사 선임 관련 이견
국내 금투업계 "반대 의견으로 통일되지 않았다면 이사회 안건 통과 가능성 높아"
권순우 기자



현대차그룹이 80여명의 사외이사 후보풀을 만들어 운영중이라고 밝혔다. 경영진을 견제할 수 있는 우수한 사외이사진을 구성하기 위한 장치다. 오는 22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는 이같은 과정을 통해 글로벌 자본 시장에서 1차 사외이사 후보들을 선정했다. 재무구조와 지배구조 투명성 제고를 위한 인선이다. 현대차그룹은 이후 미래 자동차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인사로 이사회 구성을 보강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시장과 주주들로부터 존중 받는 전문성과 다양성을 구비한 사외이사를 이사회에 합류시켜 다양한 주주의 이해관계를 경영에 반영하고,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거버넌스 구조를 확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이 사외이사풀과 1차 후보자를 선정한 사유를 밝힌 것은 양대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가 현대차그룹의 사외이사 선임 후보들을 두고 엇갈린 의견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는 현대차의 제안과 엘리엇의 제안을 일부씩 수용하는 권고안을 내놨다.

ISS는 현대차 이사회가 제안한 3명의 사외이사 후보중 윤치원 후보에 대해서는 금융 분야에서 세계적인 통찰력과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고 찬성을 권고했다. 반면 유진 오, 이상승 후보에 대해서는 “이사회 경험이나 배경의 다양성 측면에서 큰 가치를 더해주지 않는다”며 반대표를 행사할 것을 주주들에게 권고했다.

엘리엇이 제시한 3명의 사외이사 후보중에는 존 리우, 로버트 맥달 맥귄 후보에 대해서는 찬성, 마가렛 빌슨 후보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을 냈다. 마가렛 빌슨 후보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낸 이유는 항공 산업에 경력이 집중돼 현대차와 관련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ISS는 현대모비스 사외이사 선임건에 대해 현대모비스가 추천한 2명의 사외이사와 엘리엇에 제안한 2명의 사외이사 모두에 대해 찬성 의견을 냈다.

엘리엇측은 “ISS가 현대모비스 이사회를 9명에서 11명으로 확장하는 안에 대해 찬성 권고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현대차그룹은 ISS의 권고에 대한 반론을 제기했다.

현대차그룹은 “ISS가 찬성 의견을 제시한 로버스 랜달 맥귄 후보와 로버트 알렌 크루즈 후보는 경쟁 업체에서 근무하고 있기 때문에 이해상충의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로버트 랜달 맥귄 후보는 현대차가 추진하고 있는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 사업의 경쟁사인 발라드파워시스템 회장으로 역임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경쟁사 CEO를 다른 경쟁사 사외이사로 추천하는 것은 상도의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또 로버트 알렌 크루즈는 중국 전기차 업체 카르마의 최고기술책임자다. 이 회사는 올해 현대모비스와 거래를 하고 있고 올해는 더욱 거래 규모가 확대될 예정이다. 한 사람이 양 거래 당사자 임원 지위를 겸임할 경우 이해 상충의 우려가 있다.

엘리엇이 추천하고 ISS가 권고한 존 리우 후보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존 리우 후보는 경력이 ICT, 통신사업 분야에 집중돼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ISS는 다양성을 강조하고 있는데 다양성이 이해상충보다 더 중요한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며 “엘리엇 후보들이 사외이사가 될 경우 엘리엇의 입맛대로 배당 확대와 무리한 경영자료 요구를 해올 것이 자명해 안정적 기업 운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와 엘리엇의 입장이 확연히 배당 안건에 대해서는 현대차의 손을 들어줬다. 현대차 이사회는 3천원을, 엘리엇은 2만 1967원을 제안한 바 있다. ISS는 “만약 회사가 특별 배당을 지불한다면 자본금 요건을 충족시키는 것이 빠듯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금융투자업계는 양대 의결권 자문사의 의견이 엇갈리 것에 대해 사실상 현대차의 판정승이라고 평가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주주총회는 소액주주보다는 현 경영진 및 최대주주에게 유리하다”이라며 “의견이 엇갈린다는 것은 현 이사회가 제안한 주총 안건이 최대주주를 제외한 모든 주주들이 합심해 반대할 정도로 불합리한 안건이 아니라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권순우 기자 (soonwoo@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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