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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 현장+] 과도기 맞은 VR·AR, 콘텐츠 차별화로 수익성 활로 찾을까

수익성 낮은 VR업체들 고사 위기…기획력과 전문인력 투입으로 차별화 노리는 업계
고장석 기자

"3년 전에 VR 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겼죠. 작년에 다 망했잖아요."
"5G요? 기대감만 키웠지 아무 의미 없다고 봅니다."

국내 가상현실(VR) 산업이 과도기에 들어서면서 중소 VR 업체들의 수익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VRAR콘텐츠진흥협회(KOVACA)에 따르면 현재 국내 VR업계는 초기시장에서 주류시장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일시적으로 수요가 정체되는 '신기술 캐즘(chasm)'에 맞닥뜨렸다.

국내 소비자와 기업들이 VR‧AR 콘텐츠를 접할 기회가 부족해 시장 형성이 늦었고, 플랫폼과 킬러 콘텐츠도 없어 시장 확대가 정체되고 있다는 것이다.

중소 벤처기업이 대부분인 국내 VR업계는 시장이 커지고 수익성이 본격화되지 않으면 많은 기업들이 고사 위기에 빠질 거라고 우려하고 있다.

31일 서울 VR·AR엑스포 2019 입장 대기줄

◆수익 없어 유지 어려운 VR업계…"시장 형성 안됐다"

31일 서울 코엑스에서는 '서울 VR‧AR엑스포 2019' 행사가 둘째 날을 맞았다. 서울 AR‧VR엑스포는 매년 진행되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VR 행사다.

하지만 지난해 110개였던 엑스포 참여 업체 수는 올해 71개로 급격하게 줄었다. 엑스포에 참가한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3분의 2정도 규모로 업체가 준 것 같다"며 "수익이 없으면 다들 유지하기 힘든 상황인데 시장이 아직 없다"고 털어놨다.

그는 "중소 개발사 위주다 보니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보다는 게임 분야에 쏠림 현상이 일어난다"며 "살아남는 게임은 몇 안 되다 보니 다들 사정이 어려운 편"이라고 덧붙였다.

가상현실 게임을 즐기는 엑스포 관람객

떨어지는 VR 콘텐츠의 질도 중소 VR 업계의 생존율을 낮추는 요인으로 꼽힌다.

VR 영상 기업 관계자는 "기존에는 진지하게 가상현실 콘텐츠를 집중해서 만드는 기업은 거의 없었다"며 "영상이나 게임 업체들이 한 다리 걸쳐놓고 가상현실 콘텐츠를 시도했다가 시장에서 떨어져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5G 네트워크의 상용화가 VR업계의 성장을 이끌 거라 기대를 모았지만 그마저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다는 평가다.

한 VR 게임 업계 관계자는 "5G로 정부가 분위기를 너무 띄워놔서 기대감을 모았지만 아무런 의미도 없었다"며 "제대로 서비스가 되는 것도 아니고, 업계에서는 실질적으로 눈에 보이는 변화가 없어 실망하는 눈치"라고 전했다.

5G를 이용할만한 가정용 가상현실 기기가 보편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5G와 연관된 VR 콘텐츠만으로는 큰 변화를 일으키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테마파크‧전문 영상인력으로 콘텐츠 차별화…활로 찾는 VR 업계

VR업계는 콘텐츠 차별화를 통해 수익성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GPM의 가상현실 테마파크 ‘몬스터VR’은 실제 놀이공원에 방문하는 듯한 느낌으로 엑스포 현장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거북선 모양의 놀이기구에서는 외형 디자인과 분위기에 맞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박성준 GPM 대표는 "몬스터VR의 강점은 기획력"이라며 "단순히 VR 콘텐츠들을 한 공간에 모아 놓은 것이 아니라 테마파크로 꾸며 놓았다"고 차별점을 설명했다.

몬스터VR의 놀이기구는 쉽게 교체가 가능한 VR콘텐츠의 강점을 살렸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놀이기구의 내용을 바꿔 주기적으로 손님들이 찾아오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몬스터VR 테마파크의 '거북선VR'

전문 방송 인력을 투입해 VR 콘텐츠의 질을 높여 차별화 한 업체도 있다. VR영상 제작 업체 서틴스플로어(thirteenth floor)에는 CJ ENM, SBS, JTBC 등 기성 방송국 출신의 PD가 대거 속해있다.

서틴스플로어는 높은 수준의 VR영상으로 에버랜드의 놀이기구 시뮬레이션, 연예기획사 SM소속 아티스트와의 인터랙티브 콘텐츠 등을 제작해 왔다.

박정우 서틴스플로어 대표는 "시장 성숙에 따라 수직적으로 테마파크, 게임, 아케이드 기기, 멘탈 헬스케어 분야까지 서비스를 확장할 것"이라며 "최종적으로는 모든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플랫폼을 만들어 서비스 이용료와 광고형 수익모델을 추구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고장석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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