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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다시 뛰는 지방은행, '기업·포용' 금융으로 리뉴얼

조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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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지역 경제를 지탱하는 지방은행의 현주소와 나아갈 길을 짚어보는 기획입니다. 우리 경제의 구석구석까지 금융을 공급해주는 지방은행의 역할은 생각 이상으로 중요한데요. 조선업처럼 일부 산업이 반등의 조짐을 보이면서 지방은행들도 영업 전략을 재정비하고 나섰다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 경제금융부 조정현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조기자! (인사)

[기사내용]
앵커1> 2%대 저성장에 지방 경기는 그동안 더 좋지 않았고, 자동차와 조선산업 경기도 줄곧 안좋았잖아요? 지방은행에게는 최악의 여건이었는데, 이제는 바닥을 다진 분위기죠?

기자> 최근 제조업 경기실사지수만 봐도 다섯달 연속 상승했죠.

지난달 조선업 수주는 중국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고요.

속도가 더디긴 하지만 반등의 조짐은 보이고 있습니다.

산업이 살아나려면 적재적소에 금융을 지원하는 은행의 역할이 중요하죠.

기업과 가계가 아무리 몸부림을 쳐도 정작 은행이 뒷짐을 지고 있으면 활력을 찾을 수 없게 됩니다.

지역 경기 침체, 방만한 지배구조 등 악재에 술렁댔던 지방은행들도 다시 도약하는 분위기입니다.

부산 지역을 직접 다녀왔는데요, 먼저 영상으로 보시겠습니다.

<영상>
발전소용 밸브를 만드는 부산의 이 중소기업은 최근 활력을 되찾았습니다.

플랜트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다가, 수주를 늘리고 있는 조선업으로 진출하면서 반전했습니다.

올해 매출 전망을 지난해보다 2배 높여 잡았습니다.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몸을 사린 은행들이 모두 대출을 거절했습니다.

그러다 부산은행이 지난해 하반기에 10억원을 지원하면서 돌파구를 마련했습니다.

[방영혁 / 세진밸브공업 대표 : 적재적소 돈이 들어와서 올해는 매출이 한 2배로 성장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우리 회사 물량도 외국이나 국내나 좋은 소식이 많이 들리고.]

부산·경남 경제를 지탱하는 조선업은 최근 수주를 늘리며 회복의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경제의 핏줄' 역할을 하는 금융의 지원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입니다.

지방 은행권도 이 '기업 수요'를 공략하고 나섰습니다.

BNK금융지주는 은행과 캐피탈, 증권의 기업투자금융 기능을 합친 CIB센터를 부산 등에 열었습니다.

대출과 투자는 물론, 기업공개와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센터 개점 1년 반만에 5조 원 이상을 공급했습니다.

[정충교 / BNK금융지주 부사장 : 지역개발사업 금융 참여를 통해서 침체된 지역경기 활성화에 지역 금융으로서 그 책임과 역할을 앞장서 나가겠습니다.]

부산과 울산, 경남 지역에 집중된 조선과 해양, 항만 산업을 지원하는 역할도 중요합니다.

BNK금융은 CIB 서비스를 통해 지난해 1조원 규모의 해양금융을 공급했습니다.

올해는 이미 반년 만에 지난해 실적을 달성할 정도로 자금지원이 확대됐습니다.

지역 산업과 기업을 지원하고 발굴하는 지방은행의 행보가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앵커2> 기업투자금융, CIB 이게 최근 1~2년 사이에 은행권이 경쟁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분야죠? 지방은행 CIB면 어떤 차별점이 있을까요?


기자> 일단 CIB를 간단히 설명하면 CB와 IB, 기업금융과 투자금융을 합친 말이죠.

대출, 직접투자, IPO, M&A, 회사채, 증자, PF 등등의 다양한 업무가 있는데요.

시중은행들이 CIB를 확대한다고는 하지만 자금 공급이 무한정 이뤄질 수는 없겠죠.

그렇다보니 수도권 기업에 비해서 규모가 작은 지방의 중견 중소기업들은 시중은행의 CIB를 통해서 금융지원을 받는게 쉽지만은 않은 일입니다.

금액이 작다 보니 소외되기 쉬운 현실인 거죠.

특히 지방 기업들이 서울에 있는 은행을 찾아서 CIB 서비스를 받는게 상당히 불편한 일인데요,

앞서 BNK금융의 사례에서 봤듯이 지방 거점 지역에 CIB 특화 인프라가 구축되면서 향토 기업들의 숨통을 틔워 줬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앵커3> 지방 기업금융의 영업 현장이 혁신된, 그런 상황이군요.
일반 리테일 금융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요즘 은행들이 디지털에 모바일에 상당히 분주한데 지방 은행들의 상황은 어떤지 궁금하군요?


기자> 규모가 더 작은 지방은행들이 다양한 투자가 선행돼야 하는 디지털 전환 등의 트렌드에는 좀 취약하지 않을까, 이런 선입관이 있을 수 있는데요.

실제 현장의 모습은 꽤 놀라웠습니다.

어떤 대목에서는 시중은행보다는 앞선, 흐름을 선도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는데요.

지금 나오는 곳은 부산에 처음 문을 연 미래형 은행 점포입니다.

점포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부터 달랐습니다.

부산은행은 바이오인증을 활용한 창구 서비스를 은행권에서 가장 먼저 선보였는데요.

지정맥 인증이라고 하죠, 그러니까 점포 입구에 설치된 기기에 손가락을 갖다 대고 원하는 서비스를 택하면, 고객 데이터를 포함한 각종 정보들이 창구로 바로 전달됩니다.

과거처럼 굳이 용지를 작성하고, 창구로 가서 서비스를 받기 위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지 않아도 미리 준비가 다 끝나는 거죠.

[차명선 / 부산 구서동 : 평소에는 창구 업무를 통해서나 가능하던 업무들이 바이오 인증 한번만 등록을 하면 창구 업무 대신 ATM을 통해서 카드 업무나 재발급 같은 것들이 가능해서 편리했습니다.]

여기에 더해서 부산은행은 클라우드를 활용한 태블릿 기반의 디지털 점포도 올 하반기에 선보이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창구의 데스크톱 컴퓨터들이 모두 사라지고 은행과 고객의 데이터가 단촐한 태블릿PC로 공유돼서 은행 창구의 모습이 많이 달라지게 됩니다.

[한정욱 / 부산은행 부행장 : 기존 영업점을 태블릿 기반의 영업 환경으로 바꿔서 고객들이 편리하도록 이용하게끔 하고 있고 썸뱅크와 모바일 뱅킹의 모바일 서비스를 고도화해서 은행에 가지 않더라도 언제 어디서나 은행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앵커4> 디지털이 굉장히 차갑고 냉정한 기술, 뭐 이렇게도 인식되긴 하지만 지금 얘기를 보면 고객과 은행원을 모두 편하게 해주는, 포용적인 기능도 상당한 것 같아요?


기자> 물리적 공간에 구애받지 않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고객의 접근성을 높이는, 디지털을 활용한 포용금융은 상당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최근에 큐알코드를 활용한 지급결제 서비스가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디지털을 활용해서 수수료를 줄여 영세 상공인을 돕자는 포용금융의 일환이죠.

큐알코드에 있어서는 상대적으로 시중은행들이 그리 적극적이진 않은데,

부산은행의 경우를 보면 자체적으로 모바일뱅킹 내에 QR코드를 활용한 페이 서비스를 탑재해서 부산지역 3만여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블록체인 기술도 더해서, 모바일 뱅킹을 사용할 때 지급되는 사이버머니를 지역 화폐로 사용하도록 하는 서비스도 곧 선보일 전망입니다.


앵커5> 이런 디지털 서비스들이 다양한 장점을 갖고 있는데, 다만 노약자나 외국인, 이런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다가가기가 불편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드는군요?


기자> 이른바 '금융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이런 지적일 텐데요.

여기에 대응하는 대안들도 마련이 되고 있습니다.

JB금융지주는 계열은행인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을 통해서 금융 소외계층을 위한 특화 점포를 열었는데요.

전북은행의 특화 점포는 저신용자, 서민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영업점입니다.

이런 계층의 경우에는 일반 영업점에 가서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서비스를 받기 부끄러워 하고 꺼려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런 특화 점포를 설치해서 접근성을 높이고 맞춤형 금융상품도 효율적으로 제시할 수 있습니다.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전용점포를 수원에 열어서 외국인 지원을 채용해 외국인 노동자 수요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스마트폰을 잘 활용하지 못하는 노인 특화 점포도 선보여서 쉬운 용어, 보기 쉬운 화면으로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하고요.

JB금융지주 관계자 말입니다.

[이준호 / JB금융지주 상무 : 금융 소외계층을 위한 맞춤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더불어 외국인 금융센터, 어르신 전용점포, 이와 같은 특화 점포를 계속해서 운영해 나가겠으며 소외계층을 위한 포용금융을 실천해 나가겠습니다.]

JB금융은 김기홍 회장 체제로 들어서면서 지주 조직을 축소하고 계열 은행들의 디지털 현장 실무 능력을 높이는 쪽으로 전략을 다시 짰는데요.

지역 포용금융 확대도 현장, 지역의 영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일환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클로징>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면서 오히려 현장에서는 다양한 시도들이 추진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모습들이 돌파구, 반등의 발판을 만들어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조기자 수고 많았습니다.


조정현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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