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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한풀 꺾인 행동주의 펀드?…"아직 불씨 살아있다"

KCGI-한진칼, KB운용-에스엠 경영개선 요구 묵살
아시아나 인수 등 변화 모색…타 기관과 연대 움직임
박소영 기자

"기세 좋던 행동주의펀드가 한풀 꺾인 거 아닌가요?"

경영진의 불투명하고 불합리한 의사결정 체계와 재무구조 개선을 유도해 주주가치를 높이는 행동주의 펀드에 대해 최근 회의적인 반응을 종종 접한다. 지난 3월 국민연금의 반대표 행사로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이 좌절될 때 만해도 '자본주의 시장의 촛불혁명'이라는 말까지 나왔지만 지금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가장 큰 이유는 행동주의 펀드의 경영개선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행동주의 사모펀드인 KCGI는 한진칼을, KB자산운용은 에스엠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경영개선을 요구하며 주주가치에 나섰지만 기업 반응은 냉랭했다.

KCGI의 경우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매입을 시작하며 한진그룹의 백기사로 등장한 뒤 동력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에스엠도 시장의 예상과 달리 이수만 회장 개인회사인 라이크기획과 합병해 주주가치를 높이라는 KB자산운용의 요구사항을 전면 거부하는 강경한 답변을 내놨다.

KGCI TV 화면 갈무리

행동주의펀드도 변화의 실마리를 찾고 있다. KCGI가 최근 아시아나 인수전 참여를 공식화한 상태로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식을 추진하는 중이다. 그동안 언론 등 외부와 접촉을 자제했던 소극적 태세에서 전환, 지난 19일 'KCGI TV'라는 이름의 유튜브 채널까지 개설하며 여론전에 나섰다. 앞으로 지배구조 관련 이슈 영상을 직접 올리고 소통할 예정이라고 한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성공할 경우 KCGI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에스엠의 경우 KB자산운용 뿐만 아니라 다른 운용사도 이후 수순을 고민 중이다. 한국투자밸류운용이 최근 에스엠 경영진과 미팅을 신청한 상태다. 에스엠에 투자한 주요 기관은 한국투자밸류운용(5.13%)을 포함해 KB자산운용(7.59%), 미래에셋자산운용(5%), 한국투자신탁운용(5%) 등 이다. 이들 기관의 지분율을 합하면 에스엠 최대주주 이수만 총괄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19.04%)을 뛰어넘는다. 기관투자자의 연대 속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압박이 지속되면 이를 무시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에는 주주행동에 대한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 점에서 최근 머스트자산운용이 태영건설에 대한 경영참여를 선언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머스트자산운용은 공시를 통해 태영건설의 지주사 전환 등 다섯 가지 현안을 주요 변동사항으로 꼽았다. 업무 담당자로는 2015년 삼성물산과 미국의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공시의무 위반 혐의' 소송 당시 엘리엇을 대리한 법무법인 넥서스를 선정했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넥서스는 국내 법무법인 중 주주행동주의에 대한 경험이 가장 풍부한 곳"이라며 "머스트운용이 다시 주주행동주의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킬 수 있는 성공사례를 보여줄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소영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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