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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대웅제약·메디톡스 소송전에 비용 '펑펑'…울고싶은 주주도 '펑펑'

3분기 영업익 나란히 급감 '어닝쇼크'…소송 난타전에 내년 상반기까지 비용 증가
소재현 기자

대웅제약, 메디톡스 CI(사진 : 이름순)


보툴리눔 톡신(일명 보톡스) 균주 출처를 두고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법정 다툼이 3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대웅제약은 보툴리눔 톡신 제품인 나보타의 균주를 자체 발견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메디톡스는 자사의 균주 및 공정 기술을 대웅제약이 도용했다는 입장이다.

해당 사건은 국내는 물론 미국 ITC(국제무역위원회)에서도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툴 수 있는 모든 영역에서 법적 공방이 일어나고 있는 셈인데 이 과정에서 회사 실적이 급감하자 주주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소송 비용 '펑펑'…3분기 실적 급감
대웅제약과 메디톡스는 올해 3분기 나란히 실적이 후퇴했다. 먼저 대웅제약은 별도 재무제표 기준 28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전년 3분기 80억원과 비교하면 65% 가까이 감소한 것이다. 순이익은 3억원으로 44억원이던 전년과 비교해 93%나 줄었다.

메디톡스도 상황은 비슷하다. 별도 재무제표 기준 영업손실 2억원을 기록하며 어닝쇼크에 빠졌다.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 167억원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순이익도 적자로 돌아서며 4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양사 모두 어닝쇼크 실적을 기록한 것을 두고 증권가는 지나친 소송비용의 증가를 원인으로 꼽았다. 양사는 영업비밀 침해금지 등에 관한 국내 및 국외 소송을 총 3건 진행중이다.

양사 모두 재무제표에 소송비용을 드러내지 않았다. 소송 결과의 합리적인 예측이 불가능하고 자원의 유출 금액 및 시기가 불확실하다는 이유다. 대신 지급수수료 계정 등을 통해 금액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분기 대비 대웅제약의 지급수수료는 약 2배, 메디톡스 지급수수료는 5배 정도가 늘었다. 증권가는 대웅제약의 경우 약 100억원, 메디톡스는 80억원 가량을 소송 비용에 사용한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들이 통상적으로 분기마다 80억~160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거둔 점을 고려하면 늘어난 소송 비용이 실적 하락의 방아쇠를 당긴 셈이다.

■끝이 안보이는 소송, 내년 6월까지 비용 부담 지속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균주 출처 다툼은 ITC에서 가려질 가능성이 높다. 우리 재판부 역시 ITC와 동일한 사건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ITC 결과를 준용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ITC에는 현재 양사의 최종 보고서가 제출된 상태다. 메디톡스는 자사 균주, 대웅제약 균주, 진뱅크에 등록된 보툴리눔 균주 등을 비교 분석한 결과를 제출했다. 대웅제약도 메디톡스 균주와 염기서열 비교·분석한 결과를 최종 보고서에 담았다.

현재 ITC 소송은 자료제출 기간은 끝났고, 자료를 제출한 전문가와 질의응답 등의 과정에 도달했다. 다양한 방식의 검증 과정을 거쳐 내년 2월부터 재판이 개시되고, 6월에 예비판정이 나온다. 10월에는 대통령 결정이 담긴 최종 결과가 나온다. 대통령은 최종 결과에 대해 거부권이 있지만 실제로 행사한 경우는 미국 역사상 6회 뿐이다.

따라서 내년 6월에 있을 예비판정이 가장 핵심이다.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소송비용은 예비판정 전까지 큰 폭으로 증가할 수 있다. 이 경우 외면받는 쪽은 주주일 수 밖에 없다.

15일 대웅제약의 주가는 13만 6,500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52주 최저가는 13만 4,000원이다. 메디톡스는 29만 6,500원에 거래중이다. 52주 최저가인 28만 1,700원에 근접할 정도로 주저 앉았다. 어닝 쇼크 실적 발표 이후 주가 마저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경영능률과 배당정책을 가늠할 수 있는 기본주당이익도 하락했다. 3분기 기준 대웅제약의 기본 주당이익은 31원, 메디톡스는 78원 손실중이다. 같은 기간 법적 분쟁없는 휴젤의 기본주당이익이 1,626원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주주 친화정책은 후퇴한 셈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보툴리눔 톡신 도용 사태는 대웅제약의 맷집과 메디톡스의 고집이 만들어낸 것"이라며 "내년 6월까지 이어질 법정 다툼 속에 소외받는 주주를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소재현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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