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통합검색

MTN 사이트 메뉴

엠티엔더블유로 이동

[사모의 민낯]① "판매사가 라임 펀드 부실 알고도 덮었다"…도대체 왜?

구조변경후 정상펀드와 섞어 수익률 '마사지'…PBS 과다경쟁이 부른 '화'란 지적도

머니투데이방송 김혜수 기자cury0619@mtn.co.kr2020/02/24 14:23

<신한금융투자 여의도 본사>
[편집자주]최대 49인, 소위 돈 많고 투자 좀 한다는 '선수'만을 대상으로 한 사모(私募)펀드 시장이 민낯을 드러냈다. 독일·영국 국채금리와 파생을 섞은 고위험 상품 '파생결합펀드(DLF)'가 금융에 문외한 고객을 대상으로 선진국 예금상품인 양 팔렸고, 일부 판매사는 라임자산운용과 펀드 손실을 감추는 '사기' 행각도 벌였다. 탐욕이 빚은 참담한 결과다.
이번 사태는 금융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통렬한 반면교사의 계기로 삼아야 하는 동시에 사모펀드 전체를 불신해 무차별 규제로 돌아서는 교각살우 역시 경계해야 한다. 지금의 판매사, 자산운용사의 구조적 문제점 뿐만 아니라 책임을 금융사에만 전가하는 듯한 금융당국의 '관치' 논란도 조명해본다.



거액자산가를 중심으로 불티나게 팔리던 라임자산운용 펀드가 몰상식에 가까운 투자로 인해 1조원대 손실이 추산돼 자본시장을 뿌리채 흔들고 있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와 자본시장 관계자들을 경악케 만든 건 굴지의 증권사인 신한금융투자가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부실 은폐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나면서다.

금융당국과 투자자들은 현재 신한금융투자를 자본시장법 위반과 사기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상태다. 대형 증권사로 '초대형 투자은행(IB)' 진입을 눈앞에 뒀던 신한금융투자가 이처럼 무모한 판단을 내리게 된 경위에 금융투자업계 안팎에서도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도대체 신한금융투자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 설계부터 비정상적…"신한금투도 사기 가담"

지난 14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라임자산운용에 대한 중간 검사결과, 환매가 중단된 라임펀드는 1조6,000억원 규모로 이 가운데 손실액은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안정적이면서 고수익을 올린다는 입소문을 타며 강남 등 거액자산가를 중심으로 빠르게 세를 키워가던 신생 자산운용사의 모래성이 허무하게 무너진 것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은 펀드 설계부터 비정상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고수익을 올리기 위해 환금성이 떨어지는 비시장성 자산을 대거 사들였고 펀드와 투자자산의 만기가 크게 엇갈리는(미스 매칭) 형태로 펀드를 설계했다.

그러니까 펀드 만기는 6개월이라면, 투자한 자산의 만기도 이와 엇비슷해야 투자자가 환매를 요청할 때 자산을 팔아 현금으로 제 때 돌려줄 수 있는데, 고수익을 노려 비상장 기업과 만기가 긴 자산을 사들인 탓에 갑작스런 환매 신청에 두 손을 들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불투명한 투자 의사 결정은 이 같은 화를 키웠다. 엄격한 내부통제와 심사절차 없이 이종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이 독단으로 운용해 다수의 불건전 영업행위가 발생했다. 여기에 특정 펀드의 손실발생을 회피하기 위해 다른 펀드 자금을 활용, 부실자산을 인수하는 행위를 수차례 반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신한금융투자는 라임자산운용과 함께 사기 혐의를 받고 있다. 환매가 중단된 무역금융펀드의 손실을 미리 알고도 이를 숨기고 수익률까지 조작해 펀드를 판매했다는 게 감독당국의 판단이다.

금감원은 이 두 회사가 무역금융펀드의 부실 발생 사실을 은폐하고 정상 운용되고 있다고 속여 해당 펀드를 지속적으로 판매했다고 결론내렸다.



경위를 살펴보면, 라임의 무역금융펀드는 2017년 5월부터 신한금융투자 명의로 인터내셔널인베스트먼트그룹(IIG) 펀드 등 해외 무역금융펀드에 투자됐다.

문제는 IIG펀드가 사기 사건에 휘말리면서 2018년 6월 부실이 난 사실을 알게 됐고 같은해 11월엔 청산 사실까지 알게됐지만 이를 고의로 투자자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히려 라임자산운용과 신한금융투자는 같은해 11월까지 펀드의 기준가격을 매월 0.45%씩 상승하는 것으로 임의 조정했다. 기준가란 펀드의 수익률을 정산할 때 필요한 근거다. 이후엔 무역펀드를 모자(母子)구조로 변경해 부실을 정상펀드에 전가시킨 혐의도 있다. 펀드의 주요 투자 대상인 외국의 한 펀드가 사기로 손실을 입는 주요 사항에 입을 닫았고 부실을 감추려고 펀드 구조 변경을 단행하며 정상펀드와 섞어 수익률을 마사지한 것이다.

■ 신한금투 "펀드 부실 사전 인지 못해"… 검찰, 압수수색

신한금융투자는 금감원의 중간 조사 결과를 전면 부인했다. 문제가 된 IIG펀드의 기준가 입력은 운용사와 사전에 체결돼 있던 약정에 따라 이뤄진 것이며 IIG펀드가 폰지사기(뒤에 투자한 자금으로 앞사람의 수익을 지급하는 형식의 다단계 사기)에 연루된 사실 역시 지난해 11월 미국증권거래위원회의 공식 발표 이후에 확인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상당한 증거 자료를 확보해 라임자산운용과 신한금융투자가 자본시장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가 있다고 보고 두 회사를 검찰에 고발한 상태다. 이어 라임의 환매 중단 사태로 피해를 본 투자자도 고발 조치에 나섰다.

특히 투자자는 신한금융투자와 라임자산운용이 무역금융펀드를 판매하면서 맺은 총수익스와프(TRS) 계약 탓에 손실이 더 불어났다고 반발하고 있다.

TRS란 증권사가 증거금을 담보로 받고 자산을 대신 매입해 주는 대신 수수료를 받는 일종의 자금 대출이다. 증권사와 TRS 계약을 맺은 운용사 등은 실제 자금보다 자산을 더 많이 매입할 수 있는 레버리지(대출) 효과를 볼 수 있다. 다만 TRS 계약이 끝나면 증권사는 일반 투자자보다 우선 순위로 자금을 회수할 수 있어 이번처럼 '사고'가 나면 증권사는 손실을 키우고 자금을 먼저 빼간다는 지적을 받게 된다.

투자자는 이 같은 TRS에 대한 손실 위험 등을 충분히 설명받지 못했고 판매사에 속아 평균 3억원 정도의 피해가 발생했다는 내용으로 고발에 나섰다. 이에 지난 20일 검찰은 라임과 신한금융투자 본사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섰으며 인력을 보강해 수익률 조작과 불완전판매 여부 등 강도 높은 수사에 나설 계획이다.


■ 치열한 PBS 경쟁 탓?… 내부통제시스템 '붕괴'


신한금융투자의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내부 통제의 허점이 어디서 비롯된 것인지를 놓고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우선 신한금융투자가 초대형IB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실적 지향주의의 결과란 비판도 있다. 특히 외형을 확장하고 있는 헤지펀드 시장에 대응해 증권사의 핵심 수익원으로 떠오른 프라임브로커리지 서비스(PBS)간 과당경쟁, 실적주의 등이 강한 관성을 일으킬 때 이를 제어할 리스크 관리 부서의 힘이 상대적으로 약해졌을 가능성이다.

PBS는 헤지펀드를 운용하는데 필요한 신용공여, 증권대차, 컨설팅 등을 제공하는 증권사 종합서비스로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KB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자기자본 3조원이 넘는 6개 증권사에서 운영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이 중 가장 후발주자로, PBS 수탁액이 1조원대로 가장 작은 규모다. 외형을 확장하려는 절박감이 내부를 압박했을 수 있는 상황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회사 전체적으로 사기 행위에 가담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면서 "만일 사기 가담이 사실이라면 그것은 PBS 담당 직원의 지나친 이윤, 실적 추구행위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특히 증권사의 PBS 인력이 대부분 업계간 이해관계가 얽힌 '인맥'으로 이뤄진 점도 화를 키웠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사모펀드는 급성한지 얼마 안된 시장이고 네트워크가 형성돼 있는 동네"라며 "결국 운용사와의 관계, 인맥이 있는 사람이 증권사의 PBS에 채용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리테일, IB 등 업력이 쌓인 부문의 경우 '사고를 치면 안 되겠다' 이런 공감대가 있는 반면 네트워크로 채용되는 PBS 부서의 경우 의심이 갈만한 정황이 생기더라도 이를 중단하고 본부에 보고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뢰를 기반으로 한 증권사가 리스크 통제와 감시·감독 역할에 구멍을 드러낸 것에 대한 비판은 피할 수 없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검찰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아 책임 소재를 가릴 순 없지만 만일 직원 일부의 문제라고 하더라도 그런 문제를 회사가 통제하지 못한 책임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김혜수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김혜수기자

cury0619@hanmail.net

말과 글에 책임지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머니투데이방송의 기사에 대해 반론·정정·추후 보도를 청구하실 분은 아래의 연락처로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고충처리인 : 콘텐츠총괄부장02)2077-6288


<저작권자 ⓒ "부자되는 좋은습관 대한민국 경제채널 머니투데이방송 MTN">

copyright

주소 : 서울시 영등포구 의사당대로 82, 5층 (여의도동)l대표이사ㆍ발행인 : 유승호l편집인 : 정미경l등록번호 : 서울 아01083
사업자등록번호 : 107-86-00057l등록일 : 2010-01-05l제호 : MTN(엠티엔)l발행일 : 2010-01-05l개인정보관리ㆍ청소년보호책임자 : 디지털기획부장
대표전화 : 웹 02-2077-6200, 전문가방송 1899-1087, TV방송관련 02) 2077-6221~3, 온라인광고 02) 2077-6376l팩스 : 02) 2077-6300~6301

머니투데이방송 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