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 회장, "이커머스ㆍ호텔ㆍ석유화학 사업 집중"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 신동빈 롯데 회장 인터뷰 갈무리. © 뉴스1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이커머스·석유화학 투자, 호텔 해외진출에 집중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신 회장은 5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기존의 성공체험을 모두 버리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 회장이 언론과 인터뷰를 한 것은 지난해 국정농단 관련 판결을 받은 뒤 처음이다.

신 회장은 우선 기존 주력인 국내 대형마트와 전문점, 백화점 등 전체 오프라인 점포의 20%, 200개 점포를 연내 구조조정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그는 "롯데가 운영하는 점포 수가 많았다"며 "대형마트인 '롯데마트'와 소형점포인 '롯데슈퍼' 등에서 별도로 운영하던 온라인 쇼핑몰 사업을 '롯데온'에 통합한다"고 강조했다.

슈퍼는 536곳 중 대형점 중심으로 20%, 양판점은 591곳 가운데 20% 정도, 백화점은 71곳 중 5곳이 구조조정 추진 대상이다.

반면 이커머스 전자상거래(E-Commerce) 사업에는 자원을 집중하겠다는 것이 신 회장의 계획이다.

그는 "인터넷 사업을 일원화하고 모든 제품을 가까운 (롯데) 매장에서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 1월 최고경영자를 대규모 물갈이한 인사와 관련해서도 "말로는 디지털화를 외치면서 (오프라인) 점포 운영 중심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신 회장은 "디지털화를 추진해 현재 1만곳 이상인 편의점 등 오프라인 매장과 인터넷의 연계를 강화해 매출 증대를 노리는 '옴니 채널 전략'을 본격화하겠다"며 "최고 경영진이 의지를 갖고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호텔과 화학부문의 투자 확대에도 힘을 줬다.

신 회장은 "호텔 부문에선 인수·합병(M&A)을 포함해 향후 5년간 현재의 2배인 전세계 3만 객실 체제로 확충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또 "6월에는 미국 시애틀에 고급 호텔을 연다. 영국도 검토 중이다"며 "일본에서는 3~4년에 걸쳐 도쿄 등에서 적극적으로 호텔을 늘릴 것이다. 리조트 호텔도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화약 분야에서 유력한 기술을 가진 일본 회사가 많다"며 일본 기업의 인수합병을 검토하겠다는 뜻도 내비췄다.

닛케이는 신 회장이 롯데그룹의 주력인 유통사업에선 인터넷과의 융합을 강화하고 해외 시장에선 호텔·석유화학 사업에 역량을 쏟는 등 3가지를 주축으로 성장 전략을 짜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신 회장은 사드 배치 문제로 타격을 입은 중국 사업과 관련해서는 "재진출을 생각하기 힘들다"는 속내를 털어놨고 일본 제과부문 상장 지연과 관련해서는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당초 계획보다 1년 늦춰진 내후년 상반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형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과의 경영권 문제에 대해서는 "대단히 걱정을 끼쳐 죄송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경영권 문제는 이제 전혀 없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