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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CEO 7명 전격퇴진에도 농협 흔들리지 않는 이유

"주요 보직 지역안배 인사원칙, 외풍 막는 버팀목"
조정현 기자


이대훈 농협은행장을 비롯해 농협중앙회 산하 7개 계열사의 CEO(최고경영자)가 한꺼번에 전격 퇴진했다.

신임 농협중앙회장 취임 이후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명분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절차를 거쳐 선출한 CEO를 중앙회장이 새로 왔다고 해서 임기를 시작한지 석달도 안돼 물러나는게 맞는가 하는 비판도 나온다.

대대적 물갈이 인사는 '밀실 인사', '보은 인사'를 단행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올 수 있다.

하지만 농협 내부는 오히려 조용하다. 오히려 비판의 목소리는 주로 외부로부터 들린다.

수장들이 전격적으로 이탈했음에도 농협 구성원들이 흔들리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농협 내에 확고하게 자리잡은 '지역안배' 논리다.

각 지역의 조합으로 구성된 협동조합인 농협은 지역안배를 인사의 최우선 원칙으로 삼는다. CEO와 부행장, 부사장은 물론, 심지어는 부장급 인사에서도 이 원칙이 적용된다.

특히 중요한 자리는 농협중앙회 부회장과 은행장, 상호금융 대표, 감사위원장, 조합감사위원장, 경제지주 농업 대표 등 6개 보직이다.

이들 자리를 놓고는 어느 한 지역이라도 두 곳을 차지해서는 안된다. 이번에 강원도 출신의 감사위원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퇴진했으니 강원도를 뺀 다섯 지역의 신규 인사들이 새로 자리를 채울 것이다.

시대착오적으로도 보이는 이 지역 논리가 농협이라는 거대 조직의 안정화에 버팀목이 되는 이유는 이렇다.

지역안배 원칙에 따라 경기도 출신인 이성희 중앙회장 측 경기도 사람들이 홀로 높은 지분을 가져갈 수가 없다. 이 틀을 깨는 인사안은 조합 대의원총회를 통과할 수 없다.

농협 관계자는 "지역논리로 인해 각 지역의 실력 있는 인사들이 골고루 중앙에 등용된다"며 "60여년 간 농협이 비교적 외풍에 적게 흔들린 이유"라고 설명했다.

전임 회장 역시 같은 논리로 인사를 단행해 정당성을 가졌던 만큼, 전 회장과 척을 졌던 새 회장이라고 해서 마구 판을 뒤흔들지 않는다.

실제로 이번에 자리를 지킨 최창수 농협손해보험 대표는 김병원 전 회장의 전남 나주 후배인데다 비서실장까지 지냈다.

이성희 신임 회장 입장에서는 '구시대 인물'로 분류할 법 하지만, 최 대표가 불과 지난해 말 취임했던 만큼 임기를 더 이어가도록 했다.


조정현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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