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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콜센터 직원 화장실 5분 규칙…밀폐된 '하청' 공간의 그늘

IMF 후 대부분 외주화…대기업도 입찰 통해 하청 선정
아파도 눈치보는 분위기…부당한 처우에 말할 곳 없어

머니투데이방송 유지승 기자raintree@mtn.co.kr2020/03/14 07:00

업무 중인 고용동부 콜센터 직원들

콜센터 집단 감염 사태로 인한 확진자가 100명을 넘어섰다. 이를 계기로 콜센터의 열악한 근무환경 실태를 되짚어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콜센터 근로자들에 따르면 '소변 5분, 대변 8분'이란 규칙이 있을 만큼 근무 시간이 매우 빡빡하게 돌아간다. 잠시라도 자리를 비우면 밀리는 '콜' 때문이다. 여유 인원 없이 운영되다보니 그 공백을 고스란히 동료들이 나눠야 한다는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다고 토로한다.

이런 부담감은 회사의 운영 방침에서 비롯됐다는 설명이다. 갑자기 몸이 아파도 회사에 말을 할 수 없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어렵게 말을 꺼내도 돌아오는 답변은 "업무 공백을 어떻게 채울 것"이냐는 질책이다. '닭장' 콜센터란 말이 나오는 이유다.

콜센터 노조 관계자는 "메르스 때도 몸이 안 좋다고 말을 하더라도 쉬었다가 다시 복귀시키는 경우가 있었다"며 "아파도 병가는 상상도 못한다"고 토로했다.

심명숙 서울다산콜센터 지회장은 "짧은 시간에 많은 걸 통제하기 위해 화장실가는 시간도 실시간 보고를 하며 통제 받았다"며 울먹였다.

실제로 이번 구로 콜센터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확진자가 이미 2~3주 전부터 인후통 등의 증상이 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왜 쉬지 않고 출근했냐"는 비판이 쏟아진다.

실상을 보면, 구로 에이스손해보험과 삼성전자서비스센터 직원은 의심증상을 회사에 보고했지만 대처가 늦어졌다.

콜센터 노조에 따르면 에이스손보의 경우 직원이 오후 4시에 이상증상을 통보했지만 오후 6시까지 근무시간을 꼬박 채운 뒤 진료소로 향하게 했다.

손영환 민간콜센터 대표는 "콜센터는 소모품으로 취급해 실적에 모든걸 맞추고 상담원들을 대우하고 있다"며 "참사가 벌어진 뒤 관심 받는게 안타깝다"고 전했다.

이 같은 배경에는 국내 대부분의 콜센터가 '하청' 하도급 구조라는 점이 존재한다. 서비스산업노조연맹에 따르면 IMF(금융위기) 이후 대부분의 기업들이 콜센터업무를 외주화했다.

콜센터 종사자수는 마지막 통계가 작성된 2014년 기준으로 7만명(6만 9,342명)에 육박한다. 현재는 이보다 늘어난 8만명으로 추정된다.

전체 콜센터 중 서울시 다산콜센터와 일부 공공기관 콜센터를 제외한 95% 가량이 하청업계로 집계된다. 큰 기업들도 최저가 입찰을 통해 콜센터를 낙점하는 구조다.

고용 형태는 하청업체 소속 정규직이지만 사실상 비정규직이라는 게 근로자들의 얘기다. 기본적인 연차도 쓰기 힘들고 부당한 이유로 툭하면 급여가 깎인다. 이처럼 주먹구구식 갑질에 대한 폭로도 이어지고 있다. 이런 이유로 1년에 10명 중 8명 이상 이직한다.

한 통신사 콜센터 관계자는 "업무 강도가 센데 찍소리도 못내는 환경 탓에 본사 정규직이더라도 이직률이 높은데 더 열악한 민간은 오죽하겠냐"고 말했다.

콜센터 근로자는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눈병 등 각종 전염병에 취약한 환경이라고 한다. 최저가 입찰을 통해 받은 운영비로 급박하게 콜센터를 운영해야 하다보니 직원 보호는 뒷전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윤선 서비스연맹 콜센터지부장은 "이런 재난은 물론, 기본적인 휴업수당 등은 원청에서 일부분 책임을 져야 한다"며 "사고가 터지기 전에는 손소독제 지원 조차 없었다"며 늑장 대응을 지적했다.

한 콜센터 관리 임원은 "콜센터 직원들 가운데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이 많다"며 "의심증상이 있더라도 당장 생계 걱정에 말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어 우려스럽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아니더라도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했다.


유지승기자

raintree@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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