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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코로나 유행, 먼저 경험해서 얻는 이점은?

“진단기술은 벤처업계의 과가한 투자로 얻은 성과”
박응서 선임기자

코로나19 진단시약을 빠르게 개발한 씨젠의 생산시설 현장. 제공 머니투데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럽과 미국까지 번지며 세계 대유행(팬데믹)에 돌입했다. 한국은 지난 2월 18일 대구에서 31번 신천지 확진자가 나오면서, 종교 단체에 의한 집단 감염으로 크게 유행하기 시작했다. 이후 3월 8일 코로나19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서며 중국에 이어 빠르게 확산됐고, 25일 현재 확진자가 9,137명에 이르렀다.

다행히 정부의 방역 정책과 시민들의 사회적 거리두기 등 적극적인 감염 방지 노력으로 최근 확산세가 수그러들고 있다. 하지만 안심하기엔 이른 시점이다.

한국은 코로나19 방역에서 중국과는 다른 정책을 펼치며, 중국과 다른 전염병 방역 사례를 세계에 제공하고 있다. 또 코로나19 진단 1일 1만명 이상, 대구와 경북 지역에서 발생한 의료 대란으로 인한 등급별 치료 방안 도입, 마스크5부제 시행 등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있다.

이렇게 코로나19와 관련해 다른 나라보다 먼저 경험함으로 인해서 도움 되는 과학적인 장점은 없을까.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는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을 먼저 경험하면서 얻을 수 있는 과학적인 장점은 하나도 없다”고 단언했다.

이 교수는 “WHO(세계보건기구)를 통해서 바이러스 정보 등 관련한 모든 과학적 자료가 공유되고 있기 때문에 굳이 직접 경험할 필요는 없다”면서 “실제로 국내 벤처기업이 빠르게 개발한 진단키트도 중국이 WHO에 제공한 코로나 바이러스 정보를 이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젠바이오텍은 6시간 내에 검사를 할 수 있는 진단키트 파워체크를 개발해 지난 2월 4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가장 먼저 긴급승인을 받았다. 2월 12일에는 씨젠이 정확도가 높고 검사 시간이 4시간인 올플렉스로 승인을 받았다.

반면 김우주 고려대 의대 교수는 “코로나19를 먼저 경험함으로써 학습효과와 진단기술 확보라는 장점을 얻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집단 감염의 위험성, 사회적 거리두기의 유효성, 손씻기와 마스크로 인한 감염 억제 효과 같은 학습효과를 얻었고, 하루에 1만5000명 이상을 진단할 수 있을 정도로 우수한 코로나19 진단 기술을 세계에 알렸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덕환 교수는 “진단 기술은 국내 과학계보다는 진단 벤처 업계가 과감한 투자로 얻은 성과일 뿐”이라며 “벤처 기업의 기술력과 아이디어, 결단력이 잘 맞아 떨어져 운이 좋았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확도가 높고 검사 시간이 4시간인 코로나19 진단시약 씨젠 올플렉스. 제공 머니투데이

만약 코로나19가 유행하지 않았다면 진단 기술을 개발한 벤처기업은 어떻게 됐을까. 크게 손해를 보거나 망했을지도 모른다. 이처럼 진단 기술은 기술보다도 투자에 대한 결단력이 가장 중요했고, 사업적인 관점에서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게다가 이 교수는 “이렇게 확보한 진단 기술도 세계 시장에서 위력을 발휘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벤처 기업의 기술력이 뛰어나기는 하지만 2주 남짓에 기술을 개발했을 정도로 어려운 기술이 아니라는 것. 기술력이 중요한 분야가 아니어서 선진국이라면 금방 따라할 수 있는 얘기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국내 기술을 수입하기보다 자체적으로 개발한 기술을 이용해 진단에 나서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미국 방송인 CNN 등을 통해 한국 벤처기업의 진단 기술이 빠르고 정확하다는 사실이 외국에 많이 알려졌다는 점이다. 그 덕분인지 최근 코젠바이오텍과 씨젠 같은 진단 벤처 기업에 수입을 요청하는 나라가 많아지고 있다.


박응서 머니투데이방송 MTN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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