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한 돈풀기' 나선 한은, "회사채 직매입도 정부 도와주면 가능"

[앵커멘트]
코로나19 여파로 한국은행이 양적완화 카드를 꺼냈습니다. 금융사의 주요 단기자금 조달처인 환매조건부채권(RP)을 한도 제한을 두지 않는 전액공급방식으로 사들여 시장에 유동성을 최대한 풀겠다는 게 핵심인데요. 이와 함께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직매입하는 방안도 추가 선택지로 놓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허윤영 기자가 전합니다.

[기사내용]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무제한 유동성 공급카드’를 꺼냈습니다.

중앙은행이 무제한으로 돈 풀기에 나선다는 뜻이어서 사실상 한국형 양적완화에 돌입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은은 오늘(26일) 오전 금통위를 열고, 금융사의 환매조건부채권(RP)을 전액공급방식으로 매입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RP를 사들여 금융사에 자금을 공급해 시장 유동성 확대를 유도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그간 한은은 RP 매입이 필요할 때마다 금통위원회의 의결로 진행했는데, 이제부턴 매주 1차례 RP 매입을 실시하게 됩니다.

무제한 공급방식이라 금융사는 입찰에 참여한 금액을 모두 받을 수 있습니다.

시장에선 한은이 양적완화 첫 걸음을 내딛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습니다.

양적완화는 중앙은행이 신용경색 해소를 위해 국채나 여타 금융자산을 매입해 시장에 직접 유동성을 공급하는 정책인데요. 간접적으로 유동성을 늘리는 기준금리 인하보다 더 직접적이고 강력한 수단입니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19’로 금융시장 상황이 더 악화될 경우 한은이 직접 회사채나 기업어음(CP)을 사들이는 방안도 선택지로 두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회사채와 CP매입 카드를 꺼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달리 한은은 그간 한은법상 회사채, CP매입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는데요.

이날 금통위 직후 열린 설명회에서 윤면식 한국은행 부총재는 “정부가 보증하면 한은이 회사채, CP 매입을 결정하는데 용이해질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정부가 도와주면 이를 검토해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물론 한은이 직접 회사채, CP를 매입하기 위해선 국회 동의를 얻어 법을 고쳐야 합니다.

일반기업의 회사채를 직접 샀다가 중앙은행의 부실로 이어질 경우 책임을 자초할 수 있다는 부담도 커, 당장 추진하기보다는 최후의 수단으로 남겨둘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허윤영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