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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해진 강남 부동산 큰손들…매물 쏟아낼까?

종부세·양도세 아끼려 5월 잔금 조건…급매물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김현이 기자

서울 송파구 한 공인중개업소에 급급매물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은 본문과 무관. <사진=뉴스1>

3.3㎡당 1억원꼴로 거래되던 강남 아파트 시장에 2억~3억원씩 떨어진 급매물이 출현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오는 6월을 기점으로 다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이 한층 더 커지면서 절세매물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84㎡짜리가 26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아파트는 기존에 3.3㎡당 1억원꼴의 거래가 이어지면서 초고가 아파트로 인기를 이어온 단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월 말에도 전용면적 84㎡짜리 8층 매물이 33억7,000만원에 팔렸다.

일대 중개업계에서는 이 매물이 '별종'이었다고 말한다. 기존 소유주가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한 달 내에 잔금을 치르는 조건을 내건 급급매물이었다는 것이 이 인근 중개업소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다만 같은 단지 내에서도 한강뷰가 보이는 집과 그렇지 않은 집의 가격 차이가 큰 만큼, 26억8,000만원에 거래된 집은 한강뷰가 보이지 않는 방향에 층수는 4층으로 비교적 낮은 점을 감안하면 기존 시세보다 2억원 정도 저렴한 가격에 팔렸다고 보는게 타당하다는 것이 일선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한 중개업자는 "매물이 나온지 2시간 만에 가계약금이 들어오면서 팔렸다"면서 "기존 매수 대기자들 가운데 몇 팀이 매수 의사를 보였다"고 말했다.

다른 중개업자는 "한강이 보이는 매물은 그래도 아직 30억원 이상이 시세"라면서 "이 단지에서 가장 저렴한 매물은 한강이 보이지 않는 저층 28억5,000만원짜리 급매물인데, 그나마도 최초 매도희망가 30억원선에서 보유세 부담으로 조정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최근 강남 고가 아파트 시장에서는 기존 시세보다 저렴한 물건들을 찾아보기 어렵지 않다. 실제로 지난 2018년 입주한 서초구 신반포자이는 전용면적 84㎡의 기존 시세가 29억~30억원대이지만 최근 26억5,000만원에 잇달아 2건이 거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5월 내 잔금을 조건으로 26억원짜리 매물도 나와있다.

이같이 저렴한 급매물의 대부분은 기존 소유자가 절세를 위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정리하고자 하는 물건으로 파악됐다. 소유자 실거주보다는 전세를 준 투자 매물이 많다.

오는 6월1일 기준으로 종합부동산세가 부과되고, 6월30일까지 다주택자의 10년 이상 장기보유 매물의 양도세 중과가 배제 특례가 적용되기 때문에 이 전에 시세보다 저렴하게라도 집을 처분하려는 것이다.

한 중개업계 관계자는 "조합원의 경우에 15억원에 분양받은 아파트를 30억원에 판다고 할 때 다주택자 중과까지 고려하면 이 기간에 양도세가 최소 4억원 정도 왔다갔다 하는 셈"이라면서 강남권 다주택자들이 느끼는 부담이 적지 않음을 시사했다.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부담도 커지고 있다.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 중층의 경우 지난해 공시가격이 19억원으로 만 59세 만5년 미만 1주택 보유자가 종부세 세액공제 없이 920만원가량을 내야 했다. 올해는 이 아파트 공시가격이 25억7,000만원으로 올라 같은 조건의 보유자는 1,350만원을 내야 한다. 다주택자의 경우 세 부담이 더욱 커진다.

따라서 당분간은 급매물이 늘어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특히 15억 초과 아파트는 주택담보대출이 제한된 만큼, 매수자 자금조달을 위해 가격 조정폭이 더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한 시중은행 PB는 "작년에 종부세가 예상했던 것보다 좀 더 많이 나왔고, 올해도 강남 같은 경우 공시가격이 25% 오른 곳도 많아서 1~2억원 정도 가격 낮춰서 매매하는 케이스가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발 경기위축과 그동안 시장에 쏟아진 강력한 부동산 대책들이 맞물리면서 강남 아파트 가격이 고점을 찍은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아직까지 급매물 수가 많지 않고, '투매' 장세가 벌어진 것은 아닌 만큼 본격적인 가격 조정이 시작됐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 일부 부동산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현이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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