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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후]'이 와중에' 내홍 격화…에어로케이 '항로 이탈' 우려

에어로케이, 대주주인 사모펀드 에이티넘파트너스와 창업자 간 분쟁
대주주 측에서 에어로케이 이사진 전면 교체하며 갈등 격화
"이사진 교체는 대표 변경 만큼 사업계획 중대한 영향"
이사 선임 과정에서 절차상 흠결 논란도 …법적 공방 불가피
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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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계가 생존 위기에 내몰리면서 머지 않아 도산하는 항공사가 속출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다음 달 말 취항하는 신생 항공사 에어로케이는 대주주와 창업자 간 극심한 경영권 분쟁을 겪으며 위기 대응을 준비할 시간을 허비하고 있습니다. 경제산업부 김주영 기자와 어떤 내용인지 살펴보겠습니다.

[기사내용]
질문1)
김 기자, 에어로케이는 지난해부터 대주주와 창업자 간 갈등을 겪어왔는데요. 최근 대주주 측에서 에어로케이의 이사진을 전면 교체해 창업자와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고요.

답변1)

에어로케이는 대주주 측인 사모펀드 에이티넘파트너스와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에이티넘파트너스는 에어로케이 100% 지주회사인 AIK의 지분 38%를 갖고 있습니다.

대주주 측은 지난해부터 에어로케이 창업자이자 현 대표이사인 강병호 대표와 경영권 분쟁을 벌여왔는데요.

최근 대주주 주도로 에어로케이 이사진을 전면 교체해 갈등이 격화하고 있습니다.

임기가 끝난 항공전문가 ㆍIT전문가 이사들을 대신해 새로운 이사 2명을 선임하고, 사외이사 와 감사 등 3명을 지명한 건데요.

이사와 감사로 추천된 이들은 전원 대주주 관련 인사로 알려졌습니다.

이사로 추천된 박장우, 오준석 씨는 대주주인 에이티넘파트너스 직원입니다. 사외이사 2명 김동건, 옥선기 씨는 각각 에이티넘파트너스 이민주 회장의 대학 선배, 고등학교 동문으로 알려졌습니다. 감사로 지명된 장두순 씨는 이 회장의 부인이 이사장으로 있는 하트하트재단 감사를 역임했고, 이 회장과 동문 사이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사 8명 중 과반 이상을 대주주 측 지인으로 구성한 건데, 사실상 거수기 이사회를 만들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특히 에어로케이엔 기존에 사외이사가 없었는데, 이번에 대주주 측 이사 정족수를 채우기 위해 새로 도입했다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상법 제 382조를 보면 사외이사는 회사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인데, 제도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입니다.


질문2)
그러니까 대주주 측에서 자신들의 지인으로 이사들을 교체해 이사회를 장악했다는 것인데요. 절차상 문제가 있었는지를 두고 대주주와 창업자 간 법적 공방을 벌일 예정이라고 하죠?


답변2)
대주주 측은 지난 달 31일 에어로케이 본사가 있는 청주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이 같은 이사 선임 안건을 통과시켰습니다.

하지만 창업자 측은 주총 당일까지도 언제 어디에서 주총이 열리는지 공지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에어로케이 정관을 보면 주총은 회사의 대표이사가 열도록 돼 있는데요.

이 같은 절차는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대주주 측은 "3월 초 에어로케이에 이사진 교체 계획을 알렸다"며 "이사 선임에 난색을 표한 강 대표가 주총 일정을 잡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입장입니다.

또 주총 절차를 생략했다 하더라도 주총 효력을 인정한 대법원 판례(1993년/2004년)가 있다며 문제될 게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목지향/ 법무법인 참진 변호사 : 에어로케이에서는 주총결의의 소집, 절차상 하자 등 문제를 이유로 해서 주총 결의 취소 소송, 주총 결의 부존재 확인 소송 등의 소송을 제기할 걸로 예상되고요. 반대로 AIK(대주주 측) 입장에선 절차상 하자를 인정한다더라도 기존 판례 태도를 봤을 때 이미 주총 결의내용 자체를 무효할 수 없다는 주장을 펼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

에어로케이는 지난해 3월 국토교통부로부터 항공 운송 면허를 받기는 했지만 아직 정식으로 항공기를 띄울 수 있는 자격인 운항증명'을 받지 않았습니다.

현재 국토부에서 에어로케이가 안전운항을 위해 필요한 체계를 갖췄는지 들여다보는 '운항증명' 심사를 하고 있습니다.

강 대표는 5월 취항을 앞두고, 회사의 존립에 중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운항증명' 단계에서 항공 ㆍIT 전문가인 이사를 항공산업과 무관한 인물들로 교체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새 이사 선임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양측은 이번 주총의 효력이 있는지를 두고 치열한 법적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3)
이사진 교체를 두고 대주주와 창업자 간 극심한 갈등을 빚는 것은 그만큼 이사의 권한이 막강하기 때문일 텐데요. 창업자 측에서는 대주주가 이사회를 장악함으로써 당초 면허 발급 당시 내걸었던 사업이 난항을 겪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요.


답변3)
지난해 국토부는 에어로케이에 항공 운송 면허를 내주면서 면허 심사 당시 내걸었던 사업계획을 철저히 지킬 것을 당부했습니다.

또 일정 기간동안 대표와 소재지, 사업계획 변경 등이 이뤄질 경우 면허 취소까지 고려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놓았습니다.

하지만 이사진이 전면 교체되면 대표 변경과 마찬가지로 항공사의 사업계획에 중대한 영향이 불가피한 게 현실입니다.

이사회에선 주요 경영사항을 결의할 수 있고, 각자대표를 선임하거나 임기가 끝난 대표 해임 안건도 올릴 수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면허 심사 당시 내세운 대표는 꼭두각시 일 뿐 사실상 경영의 실권을 대주주가 차지한 것과 다름 없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대주주 측은 앞서 지난해 에어로케이가 항공 운송 면허를 받자마자 대표 변경을 시도했다가 '투기 자본 논란'을 키우기도 했습니다.

3월 면허가 나온지 일주일만에 현 강 대표에서 대주주 측근 인사로 대표 변경을 시도한 건데요.

당시 국토부는 면허 심사 당시 대표의 자질을 중요하게 본 데다, 국가 기간산업인 항공업에서 투기자본 논란이 있을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대표 변경을 반대했습니다.

질문4)
다른 항공사와 달리 유독 에어로케이에서 내홍이 계속되면서, 이륙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에어로케이의 내홍, 구조적으로 예견된 결과라는 해석도 제기된다고요.


답변4)
에어로케이의 지배구조를 보겠습니다.

에어로케이는 지주회사 AIK가 100% 지배하고 있고, AIK에 여러 투자자가 투자한 형태로 회사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AIK 투자자로는 사모펀드 에이티넘파트너스가 지분율 38%로 대주주이고 부방(쿠첸)이 9%, 에어로케이 창업자인 강병호 대표가 각각 9% 안팎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다른 항공사와 달리 사모펀드의 지배력이 상당히 강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항공사는 면허를 받기 전과 후, 기업 가치가 확연히 달라지는데요. 사모펀드인 대주주 입장에선 투자한 회사의 가치가 높아진 만큼 초반부터 경영권을 장악해 단기간 수익을 극대화하는 게 중요하다 할 수 있고요.

반면 강병호 대표 등 에어로케이 창업자들은 자신들이 구상한 사업계획을 믿고 국토부가 면허를 내준 만큼 그 계획을 실행에 옮겨 회사를 성장시키기까지 투자자로서 기다려 달라는 것입니다.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지 않으니 계속해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는 해석이 제기됩니다.

질문5)
단기 성과에 급급한 사모펀드의 특성이 국가 기간산업인 항공업에 맞지 않는 부분들이 있다보니, 불가피하게 내홍을 겪고 있다 이런 지적인데요. 에어로케이 대주주, 즉 에이티넘파트너스는 기존에도 다양한 사업을 하면서 잦은 경영권 분쟁을 벌여왔다고 하죠?

답변5)
에이티넘파트너스는 자본시장에서 '1조 거부'로 잘 알려진 이민주 회장이 이끌고 있습니다.

이 회장은 IMF 시절 케이블방송 씨앤앰(딜라이브)을 사들인 뒤 2008년 외국계 투자회사에 매각해 1조 원의 수익을 챙겨 투자의 귀재로 불리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투자 과정에서 잦은 분쟁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자신이 최대주주로 있던 상호신용금고 매각 대금을 횡령해 2004년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고요.

2011년에는 '알피언'이란 회사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투자자들과 소송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이 회장은 2010년 알피언 전 모 대표로부터 회사가 발행하는 신주 2만 여 주를 인수해달란 제안을 받았는데요.

전 모 대표는 당시 이 회장에게 신주 발행으로 기존 주식의 주가가 희석될 우려가 있으니 구주 역시 매수해달라고 제안했습니다.

당시 이 대표는 신주 계약만 체결하고 구주에 대해서는 계약 체결을 마무리짓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2014년 알피언 주식이 폭등한 것을 확인하고는 3년 전 신주 계약 당시 구주 계약도 체결한 걸로 봐야 한다며, 기존 주주들을 상대로 '주식 매도' 소송을 걸었다가 패소했습니다.

재계에선 항공업은 다른 산업과 달리 국가 기간산업인데, 투기자본의 진입으로 국민 안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앵커)
지난해 대표 변경 논란이 있었고, 최근에는 이사진 교체까지. 아직 이륙도 하지 않은 에어로케이가 잇달아 경영권 분쟁으로 도마에 오르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항공업계가 죽느냐 사느냐를 고민하고 있는 시점에, 에어로케이에 아직까지 생존을 위한 절박함이 보이지 않아 아쉽다는 지적도 나오는데요. 5월 취항을 앞두고 내홍으로 시간을 허비하기 보다는 위기 대응을 위한 비상 계획 마련에 힘을 쏟아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주영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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