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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도시 공기가 깨끗해졌다는데…코로나 때문일까

분석에 데이터 더 필요, 날씨 효과 가능성 커
박응서 선임기자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지난 3월에 공개한 우리나라와 중국 위성사진. 중국에서는 지난 1월에 비해 2월에 이산화질소 농도가 크게 줄었다. 사진제공=NASA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세계 각 도시가 이동제한을 시행하면서 도시의 공기가 깨끗해졌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다. 위성에서 촬영한 중국 하늘이 맑아졌고, 인도에서는 흐릿하게 보이던 히말라야 산맥이 뚜렷하게 보일 정도로 나아졌다는 소식 등이다.

그런데 과학적으로도 확실하게 달라졌을까. 전문가들이 국내를 비롯해 세계 도시에서 확인한 결과 이동제한을 비슷하게 시행한 도시에서도 대기오염이 줄어든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이 있을 정도고 다르게 나타났다. 또 미국에서는 데이터로는 통계적으로 차이가 없었다. 대기오염이 줄어든 도시도 계절적 요인과 날씨 영향으로 달라졌을 가능성도 높았다.

전문가들은 대기오염에 관한 변수가 다양해, 대기질 변화가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으로 판단하려면 데이터가 더 많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대기질이 좋아졌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설명이다.

서울에서는 올해 1월부터 4월 13일까지 미세먼지 경보가 초미세먼지(PM2.5) 주의보 3회, 미세먼지(PM10) 주의보 1회 발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초미세먼지 주의보 13회, 초미세먼지 경보 2회, 미세먼지 주의보 3회가 발생한 것에 비하면 확연하게 줄었다.

그런데 월별 평균을 보면 약간 다른 결과가 나온다. 서울의 초미세먼지 평균은 올해 3월은 25(㎍/m3)로 지난해 45에 비해 44%가 감소하며 크게 나아졌다. 하지만 4월(1일에서 13일까지)는 올해 23으로 지난해 4월 평균인 21보다 10% 가량 올랐다. 미세먼지도 같은 기간 지난해 42에서 48로 14% 올랐다.

대기오염 지표로 활용하는 오존과 이산화질소(NO2) 농도도 비교해봤다. 오존은 3월에 지난해 0.028(ppm)에서 올해 0.026으로 7% 감소했다. 4월에 지난해 0.029에서 올해 0.033으로 14%가 높아졌다.

이산화질소는 미세먼지와 오존과는 다른 경향을 보였다. 이산화질소는 올해 1월과 2월 농도가 0.034, 0.032로 지난해 0.012, 0.018와 비교해 183%, 73% 늘었다. 3월은 똑같은 0.028을, 4월은 지난해 0.029에서 올해 0.022로 24%가 줄었다. 미세먼지와는 크게 다른 변화다.

계절관리기간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 변화. 자료=환경부

환경부는 지난 1일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추진한 ‘미세먼지 계절관리제’가 미세먼지 감소에 영향을 줬다고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초미세먼지가 해당 기간에 27% 감소했다.

이처럼 국내에서는 코로나19 외에도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를 처음 도입한 영향도 받았다. 게다가 대기오염 물질별로 다른 경향을 보여, 코로라19로 인해 대기오염이 줄었다고 판단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대균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 센터장은 “대기는 복잡해 변화를 어느 한 요인으로 보기가 어렵다”며 “현재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취합해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혜정 대기환경연구과 연구원도 “아직 결과 나오지 않았다”며 “대기오염 변화가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인지 아닌지를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세계에서도 다양한 대기질 변화가 관측되고 있다. 영국 과학 매체 네이처는 9일(현지시간) 세계 대도시에서 대기오염 변화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과 이탈리아북부의 이산화질소(NO2) 농도를 위성으로 관찰한 결과 1월 이후에 크게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중국과 이탈리아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도시를 폐쇄하면서 자동차와 발전소에서 화석연료 사용이 급감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세먼지와 아황산가스 같은 다른 오염물질도 농도 감소 추세를 보였다. 하지만 아직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고, 계절과 날씨 같은 다른 영향도 무시할 수 없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부분 또는 전체 폐쇄를 한 영국과 독일, 네덜란드 대도시에서는 이산화질소 농도 감소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특히 북반구는 일반적으로 1월에서 5월까지 이산화질소 농도가 50%까지 줄어드는 점을 감안하면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농도가 줄어야 한다. 계절적 요인으로 태양 고도가 달라지며 이산화질소 발생이 겨울에 늘었다 여름까지 다시 줄기 때문이다.

미국 대도시는 어떨까. 미국 아르고네 국립연구소의 댄 골드버그 대기연구원은 “미국 대부분의 도시에서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대기오염은 없다”고 말했다. 미국 대도시 중 로스앤젤레스가 유일하게 대기오염이 크게 줄며,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결과를 냈다. 그런데 이 도시는 몇 주동안 이례적으로 비가 많이 왔다. 코로나19보다 날씨가 원인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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