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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두산重, 자구안 1조 놓고 줄다리기 돌입

두산중공업 채권단, 자구안 '송곳 검증' 돌입
그룹 핵심인 인프라코어·밥캣 지분 매각 요구 가능성도
신용등급 하락 막기 위해선 차입금 축소도 중요
허윤영 기자



두산중공업과 채권단이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안을 놓고 본격적인 줄다리기에 돌입했다. 금융권에선 두산중공업이 최소 1조원 규모의 자구안을 마련해야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다고 본다. 이를 위해선 알짜 계열사인 두산솔루스 말고도 추가 자산을 매각해야 한다.

상황은 녹록지 않다. 주택경기 침체로 두산건설은 매각하기 쉽지 않고 두산타워 등도 기존에 담보로 잡힌 게 있어 의미 있는 수준의 현금 확보를 기대하기 어렵다. 결국 그룹 핵심인 두산인프라코어, 두산밥캣 지분 매각 여부가 협상을 매듭지을 핵심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두산그룹 입장에선 선뜻 매각을 결정하기 쉽지 않은 방안이라 채권단과의 치열한 샅바싸움을 예고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두산중공업 채권단이 전날 두산그룹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구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현재 진행 중인 두산중공업 실사를 빠르면 이달 말 마무리한 뒤 협의를 거쳐 경영정상화 방안을 발표할 전망이다.

두산그룹 자구안의 핵심은 알짜 계열사 매각이다. 자구안에는 두산솔루스와 두산퓨얼셀 등 자회사 매각안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두산 오너 일가의 사재 출연, 자산 매각, 유상증자 방안이 포함됐다고 한다.

중요한 건 자구안을 통해 유동성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다. 금융권은 적어도 1조원 이상의 유동성을 확보해야 채권단의 눈높이를 간신히 맞출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두산중공업이 올해 안에 갚아야 할 차입금은 약 4조 2,000억원인데, 최소 1조원 규모의 자구안을 마련해야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는 있다는 뜻이다.

1조원에 달하는 유동성 확보를 위해 두산솔루스 매각으론 부족하다는 분석이 많다. 현재 ㈜두산은 보유 중인 두산솔루스 지분(51%) 매각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 예상한 매각가는 6,000억~8,000억원 수준이다.

추가로 자산을 팔아야 하는데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매각설이 제기된 두산건설의 경우 정부 규제로 인한 주택경기 침체, 높은 재무부담 등이 악재다. 매각을 성사한다고 해도 유동성 확보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공산이 크다. 이밖에 두산타워, 오리콤 등의 자산도 상당부분 담보로 제공돼 있어 현금 유입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자료=한국신용평가


이에 따라 채권단이 그룹내 핵심이자 견조한 수익을 내고 있는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의 지분 일부 매각을 협상의 조건으로 내걸 가능성이 있다. 두산중공업은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6.27%를, 두산인프라코어는 두산밥캣 지분 51.05%를 보유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매각가치가 있는 자산은 두산인프라코어, 두산메카텍 지분 정도로 보인다”며 “하지만 그룹 내에서 인프라코어가 차지하는 위상을 고려하면 두산그룹도 매각 결정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입금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두산중공업은 과도한 재무부담으로 이자비용으로만 연 2,000억원을 지불하고 있다. 수익성이 악화되는 사이 차입금이 크게 늘어난 결과다. 신용등급 평가 지표 중 하나인 현금창출능력(EBITDA) 대비 순차입금 비중은 지난해 10.6배까지 치솟았다. 두산그룹 내에서 가장 높다.

앞서 한국신용평가는 연내 최소 1조 5,000억원 규모의 차입금을 줄여야 추가 신용등급 하락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두산그룹 입장에선 두산중공업의 신용등급 하락은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 두산중공업의 일부 차입금 조건에는 신용등급이 현재 수준(BBB) 이하로 떨어지면 기한이익 상실(만기 전이라도 채권을 갚아야 하는) 조건이 들어간 약정이 포함돼 있어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유동성을 확보한다고 해도 차입금 감소로 이어지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며 “차입금을 우선적으로 갚고 나면 실제 유입되는 현금 확보 규모도 클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허윤영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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