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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활동을 막자, 지구 건강해져…오늘은 지구의 날 50주년

“10분간 불을 끄며 지구를 생각해요”
박응서 선임기자

지구의 날 50주년을 맞아 진행하는 전국 소등 행사 포스터. 사진제공=환경부


오늘(22일)은 ‘지구의 날’ 50주년이다. 지구로부터 가장 혜택을 받은 인류가 지구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것을 막고, 지구를 위해 행동하도록 정한 날이다. 보통 나무를 심고, 지구 자원을 절약하는 의미로 밤에 10분간 불을 끄는 행사를 연다.

그런데 올해 지구의 날은 다른 해에 비해 가장 지구 환경이 좋아진 날로 기록될 전망이다. 전 세계에서 인류를 위협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지구 환경에 가장 큰 도움을 주고 있어서다. 코로나19로 지역별로 이동 제한 조치가 이뤄지면서, 사람들의 활동이 급감했다. 이로 인해 사람들이 끊임없이 훼손받는 지구 생태계가 회복되고 있다.


사람 사라진 해변에 80만마리 바다거북 등장
지역별로 부분 폐쇄 또는 전면 폐쇄 조치로 사람들이 활동이 제한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차량 이용이 줄고, 공장과 발전소 가동이 줄었다. 또 세계 각 나라에서 출입을 제한해 항공 비행도 이전보다 60~95%까지 줄고 있다. 이 같은 사람들의 활동 축소로 중국에서는 이산화탄소와 이산화질소 같은 지구온난화와 대기오염을 일으키는 물질이 최대 30%까지 줄며 지구 환경이 좋아졌다.

특히 인도에서는 극적인 자연 현상도 나타났다. 인디아타임즈 등 인도 매체에 따르면 인도 동북 오디샤주 간잠지역 해변에서 지난 3월말에 5일 동안 올리브바다거북이 80만마리 넘게 목격됐다. 이 해변은 6km에 달하는데, 사람들이 해변에 출입하고 쓰레기가 많아 바다거북이 알을 낳으러 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올해는 인도의 이동 제한으로 사람들이 뜸해지고, 쓰레기가 줄면서 알을 낳으러 온 바다거북이 많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올리브바다거북은 평균 80개에서 100개까지 알을 낳는다. 연구자들은 올해 이 해변에서 바다거북이 6,000만개가 넘는 알을 낳을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는 해변에 바다거북 연구자와 환경운동가만 접근할 수 있다.


코로나로 인한 환경 개선은 일시적, 경제 회복되면 더 심해질 것
하지만 이탈리아 베니스의 운하 물이 깨끗해지며 돌고래와 백조가 되돌아왔다는 소식은 가짜 뉴스로 확인됐다. 돌고래는 베니스에서 수백km가 떨어진 다른 지역 영상이었고, 백조는 근처 운하에서 정기적으로 나타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올리브바다거북이 80만마리 넘게 목격된 인도 간잠지역 해변. 사진제공=인디타임즈

실제 지구 환경 변화를 극적으로 보여주는 현상은 인터넷에서 거론되는 것에 비해서 많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동 제한이 시작된 기간이 지역에 따라 짧으면 1개월, 길면 3개월 정도로 생태계 변화가 극적으로 나타나기에는 너무 짧은 기간이기 때문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이 같은 지구 환경 개선 현상은 일시적이고, 경제가 회복되면 다시 지구 환경 오염이 심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2008년 미국에서 리먼 브라더스 파산으로 인한 금융위기가 발생하면서 경제 활동 축소로 지구 전체에서 이산화탄소가 3% 줄었다. 하지만 경제가 회복되자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이전보다 더 많아졌다.

게다가 전염병 같은 인위적인 제약은 지구 환경 개선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전염병학자인 질 바움 가르트너 캐나다 맥길대 부교수는 미국 매체 뉴욕타임즈와 인터뷰에서 “지속적으로 대기 오염 감소나 지구환경 개선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고, 장기적으로 인류에게 경제와 복지에 치명적일 것”이라며 “코로나19를 희망적으로 해석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해양 기름 유출 사고 계기로 시작한 ‘지구의 날’
지구 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일시적인 어떤 사건에 의존하기보다 인류가 꾸준하게 이어갈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매년 기념하는 지구의 날과 같은 행동이 지구 환경 개선에는 더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구의 날은 미국 위스콘신주 상원의원 게이로드 넬슨이 1969년 1월 28일에 미국 캘리포니아 주 산타 바바라 앞바다에서 발생한 해양 기름 유출 사고를 계기로 인류의 지구 환경파괴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자 기념일을 제안하고, 1970년 4월 22일 워싱턴 DC에서 하버드대 학생인 데니스 헤이즈가 주도한 집회에서 이들이 국제사회 공조를 호소하며 ‘지구의 날’ 선언문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현재는 전 세계 190여개국이 동참하며 매년 이 날을 기념해, 지구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해는 세계에서 코로나19로 지구의 날 관련 행사가 대부분 취소됐다. 국내는 지구의 날 50주년을 기념해 환경부를 중심으로 온라인에서 저녁 8시에 전국 소등 행사를 열며, 국민들에게 지구 자원 절약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도록 할 계획이다.



박응서 머니투데이방송 MTN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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