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뇌 기능 높이는 새 신경 펩타이드 발견

신경 펩타이드 소마토스타틴이 두뇌 인지 기능을 높인다는 사실을 알아낸 KAIST 연구진. 왼쪽부터 황양선 석사, 송유향 박사, 이승희 교수. 사진제공=KAIST

두뇌 기능을 높이고, 뇌 질환을 치료하는 데 도움을 줄 새로운 신경 펩타이드를 국내 연구진이 발견했다.

KAIST 생명과학과 이승희 교수 연구진이 뇌에 있는 신경 펩타이드인 소마토스타틴이 두뇌 인지 기능을 높인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진은 뇌세포에서 대사 기능을 억제하며 신경 안정 작용을 하는 신경전달 억제물질인 가바 분비 신경세포에서 분비하는 펩타이드 중 하나인 소마토스타틴이 뇌에서 시각 정보 처리 능력을 높이는 원리를 밝혀냈다. 치매 같은 뇌 질환에서 인지 능력을 회복하는 치료제 개발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2019년 기준 국내 65세 이상 노인 중 10명 중 1명이 치매 질환을 앓고 있다. 치매는 기억력 손실, 인지 기능과 운동기능이 떨어지면서 장애를 유발한다.

연구진은 치매의 한 종류인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척수액에서 소마토스타틴 발현율이 크게 준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소마토스타틴은 사람을 포함한 포유류 중추신경계에 있는 신경 펩타이드다. 정상적인 포유류 뇌는 소마토스타틴을 발현하는 신경세포인 가바를 신경전달물질로 분비해 흥분성 신경세포 활성을 억제하며 정보 처리를 돕는다.

지금까지는 가바 효과만 연구됐다. 연구진은 실험용 생쥐에 시각정보 인지와 식별 능력을 측정할 수 있는 실험 장비를 설치했다. 그런 다음 생쥐의 시각피질과 뇌척수액에 소마토스타틴을 직접 주입해 관찰했다. 그 결과 생쥐의 시각정보 인지 능력이 크게 높아짐을 발견했다.

또 소마토스타틴 처리로 생쥐 몸과 뇌에서 신경 세포 간 신경전달 효율 변화를 측정했다. 해당 신경망을 연속 볼록면 주사전자현미경(SBEM)으로 관찰해 소마토스타틴이 시각 인지 기능을 높이는 원리도 밝혀냈다.

이승희 교수는 “두뇌 기능을 높이고, 뇌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새 약물 개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온라인판에 4월 22일 게재됐다.


박응서 머니투데이방송 MTN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