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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분쟁조정안 거부하면 반환하라" 라임펀드 투자자 선지급금 수용 '딜레마'

'분조위 결정 미동의 시 지급금 반환' 조건
투자자 "분쟁조정안 수용 강요한 불리한 조항"
은행, '배임·손실보전' 피하려면 불가피한 측면

머니투데이방송 허윤영 기자hyy@mtn.co.kr2020/06/11 11:24


사진=머니투데이 DB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이 제시한 ‘라임펀드’ 선지급안 카드 수용 여부를 놓고 투자자의 고심이 깊어진다. 피해보상과 관련, 향후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안을 투자자들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선지급금을 반환해야 한다는 조건 때문이다. 일부 투자자는 분쟁조정안 수용을 강요한 불리한 조건이라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라임펀드 선지급안 세부 조건을 확정하고, 펀드 투자자를 상대로 수용 여부를 묻는 절차에 돌입했다. 지난주 라임펀드 고객에게 투자원금의 약 50%에 해당하는 금액을 먼저 지급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지난해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가 부실 투자 등으로 대량 환매 중단 사태를 빚으며 투자자 피해로 이어졌다.

이번 선지급을 포함한 라임펀드 보상안은 4단계로 진행한다. 우선 투자 피해의 귀책사유를 가리기 전에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투자원금의 50%를 선지급한 뒤, 금감원의 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 결정 이전까지 펀드 상환 금액이 발생하면 차액을 정산한다. 이후 분조위에서 보상비율을 확정하면 이를 토대로 지급금액을 정산하는 방식이다. 각 단계마다 고객은 상환금을 더 받을 수도, 선지급금의 일부를 반환해야 할 수도 있다.

문제는 금감원의 분조위 결과가 나오는 시점이다. 두 은행 모두 '분조위 결정을 수용하지 않으면 선지급금을 반환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선지급은 펀드 자산을 현금화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자금이 묶일 수밖에 없는 투자자를 위해 판매사가 유동성을 지원해주려는 목적이 크다. 라임펀드는 2025년 이후에나 자산 회수가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선지급금은 이 시점까지 판매사가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일종의 무이자 대출인 셈이다. 두 은행이 투자자 보호를 위한 결정이라고 강조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만 고객입장에선 많게는 수억원에 달하는 선지급금을 선뜻 받았다가 향후 나올 분쟁조정안에 만족하지 못할 경우 지급금을 일시에 토해내야 할 수 있다는 게 부담스러울 수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 1인당 라임펀드 평균 판매 금액이 4억원인데, 선지급 비율 50%를 적용하면 선지급금은 약 2억원 가량이다. 한번에 반환하기에는 만만치 않은 금액이다.

결국 선지급금을 받으면 분쟁조정안도 불가피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에 몰릴 수 있는 셈이다. 일부 투자자 사이에서 분쟁조정안 수용을 강요하는 독소조항이란 불만이 나오는 이유다.

한 투자자는 "분쟁조정안을 수용하면 제기한 민원과 소송을 취하해야 하고 향후에도 법적 문제를 제기할 수 없어 은행에 유리한 조건"이라며 "이번 선지급안이 투자자 보호를 위한 조치라는데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은행은 법적으로 귀책사유를 가리기 전에 선보상할 경우 배임 우려가 불거지는 위험을 안아야 하고 자본시장법에서 금지한 손실보전을 피하기 위해선 이 같은 조건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입장이다. 분쟁조정안 수용은 법적인 합의의 성격을 띠는데 투자자가 이를 거부한 상황에서 선지급금을 돌려 받지 않으면 돈을 그냥 돌려준 셈이 돼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할 수도 있다. 은행이 선보상안이라 하지 않고 선지급이라고 선을 긋는 이유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고객이 분쟁조정안을 거부하면 합의에 실패했다는 의미인 만큼 이 같은 조건을 걸게 된 것"이라며 "이번 보상안은 금융당국과의 협의, 법률적 검토를 거쳐 마련된 방안"이라고 말했다.



허윤영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허윤영기자

hyy@mtn.co.kr

증권부 허윤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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