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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여신 팔아라" 건전성 방파제 쌓는 기업은행

기업은행, BC카드 특수채권 캠코에 일괄 매각 결정
캠코로 채권 넘겨 채무자 회생도 지원하겠다는 목적
'코로나19 장기화' 대비 건전성 관리 강화
허윤영 기자




기업은행이 연체율 2년 이상된 카드 부실채권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일괄 매각을 추진 중이다. 코로나19로 소상공인, 자영업자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채권이 대부업체에게 넘어가는 걸 방지하자는 차원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이 최근 보유 중인 비씨(BC)카드 특수채권을 캠코에 일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말 기준 연체기간 2년 이상인 특수채권이 매각 대상이다. 현재 가격을 조율 중이다.

특수채권이란 3개월 이상 원리금을 연체한 채권으로 부실채권(NPL)으로 분류된다. 통상 은행들은 여신건전성 관리를 위해 매분기 이 같은 NPL을 일괄적으로 매각한다. NPL을 매각하면 건전성지표가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기업은행의 이번 특수채권 매각은 캠코로 채권을 넘겨 채무자의 회생을 지원하겠다는 목적에서 진행했다. 시장 매각보다 신용회복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공공기관에 채권을 파는 게 코로나19 상황에서 더 적절하다고 판단한 셈이다. 비씨카드 특수채권의 차주가 주로 소상공인, 자영업자가 대부분이라는 점도 영향을 줬다.

연체율을 비롯한 여신건전성 관리에 집중해야 할 시기 일괄 매각을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코로나19 재확산이 지속돼 연체율이 올라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은행권의 건전성 관리가 화두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카드 부실채권은 은행기준상 고객의 채무조정이 쉽지않고 입찰에 맡길 경우 대부업체에 낙찰될 가능성이 높다"며 "2년이상 부실화 된 채권을 매각하는 건 여신건전성과 관계가 없어 건전성관리보다는 평판 리스크를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기업은행의 올 1분기 기준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29%로 직전분기보다 0.01%포인트 올랐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총 여신 중 상환받기 쉽지 않을 것으로 분류한 대출의 비율을 뜻한다. 기업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산업은행(2.68%), 수출입은행(1.76%) 등 다른 국책은행보다 낮지만 시중은행 평균 0.41%보다는 높다. 기업은행 특성상 중소기업 대출이 여신의 80%에 달해 코로나19가 지속될 경우 여신건전성이 빠르게 악화될 수도 있다.

특히 하반기에는 벼랑 끝에 몰린 자동차 부품사 지원에도 앞장서야 해 지속적인 건전성 관리가 필요하다. 정부는 지난주 2조원 규모의 자동차 부품산업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발표했는데, 기업은행은 다른 정책금융기관과 1조 6500억원 이상의 대출을 공급하고 산은과 35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상반기 소상공인, 자영업자 금융지원에 집중했다면 하반기부터는 자동차 부품사 등 중소기업에도 더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이라며 “금융지원과 건전성관리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야 하는 시기”이라고 말했다.



허윤영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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