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 vs 딜라이브, PP 사용료 두고 으르렁… 주도권 싸움으로 번지나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을 두고 CJ ENM과 딜라이브간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다.

'M-Net', 'OCN', 'tvN' 등 시청자들이 선호하는 채널을 다수 보유한 CJ ENM이 플랫폼 사업자 딜라이브에 자사 채널 프로그램 사용료를 전년 대비 20% 인상해달라고 요구했다.

CJ ENM은 "지상파 방송사, 종편은 매년 사용료를 꾸준히 올려준 반면 우린 4~5년간 사실상 동결했기 때문에 인상을 요청한 것이고 다른 SO 사업자들과 인상안에 대해 협상을 완료하거나 원만히 조율 중"이라고 설명했다.

CJ ENM은 만약 딜라이브가 사용료를 인상치 않으면 오는 17일 총 13개 채널 송출을 중단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상태다.

이에 대해 딜라이브 측은 과도한 인상폭이라며 CJ ENM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딜라이브 관계자는 "CJ ENM도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시청률, 채널 경쟁력 등 기준에 의해 대가산정을 하고 매년 일정하게 사용료를 올렸다"며 "통상적인 인상률과 비교했을 때 20% 인상은 무리한 수준이고 케이블TV 업계의 경영 위기 등은 고려하지 않은 주장이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양사간 PP 사용료 싸움 이면에는 홈쇼핑 송출 수수료 문제도 얽혀 있다. CJ오쇼핑이 지난해 8월부터 현재까지 딜라이브와 합의 없이 전체 금액의 20%를 낮춰 지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딜라이브는 서울중앙지법에 '미지급분을 받을 수 있게 해달라'는 내용의 지급명령을 신청하고 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유료방송업계는 "PP(방송채널사용사업자)와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간 힘겨루기로 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방송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케이블TV의 힘이 막강했지만 IPTV 3사의 등장과 점유율 확대, 콘텐츠영향력이 점점 커지는 등 시장 환경이 달라졌다"며 "이제 시청자들도 보고싶은 콘텐츠를 중심에 두고 플랫폼을 선택하다보니 주도권을 놓고 다투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PP 업체가 보유한 인기채널을 앞세워 제값을 받겠다며 목소리를 내고 있고 어려움에 처한 플랫폼 사업자들은 더이상 손해를 보기 싫다는 점에서 갈등이 쉽게 해결될 것 같지 않다"면서 "채널 송출 중단으로 인한 이용자 피해가 현실화될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이명재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