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금융위원장 "금융허브 길 험난, 새로운 전기 마련해야"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16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제43차 금융중심지 추진위원회 회의에 참석했다. 사진=금융위원회>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16일 "국내 금융산업의 강점을 토대로 현실에 부합하는 금융허브 전략을 재정립해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은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제43차 금융중심지 추진위원회'에서 "지난 20여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동북아 금융허브가 되는 길은 험난해 보인다"며 이 같이 말했다.

정부는 2003년 '동북아 금융허브 추진전략'을 수립한 이래 20년 가까이 금융중심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은 위원장은 "결과에 일희일비할 것은 아니지만, 국내 금융중심지에 대한 국제평가도 결코 높지 않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글로벌 금융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국제적으로 건전성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글로벌 금융회사는 수익성 방어를 위해 해외 지점 수를 줄여나가고 있다고 있다"고 토로했다.

다만 동북아 금융허브 전략 추진에 있어 강점으로 내세울 만한 부분에 대해 언급하면서 새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연금, 한국투자공사(KIC) 등 연기금을 필두로 해 자산운용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해외투자의 지속적 증가는 자산운용산업의 글로벌화를 촉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세계적으로 브랜드K의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우리나라의 긍정적인 국가이미지가 확산하고 있다"며 "급성장을 거듭하는 신남방‧신북방의 인프라 개발금융 수요는 새로운 금융산업 확장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약점으로 지적됐던 영어구사력에 대해서도 젊은층을 중심으로 향상됐고 보건·의료와 교육·문화 등 정주 요건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뤄냈다고 자평했다.

은 위원장은 다른 국가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부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외국계 금융회사와 전문가들은 홍콩, 싱가포르에 비해 높은 법인세 및 소득세, 경직적 노동시장, 불투명한 금융규제 등이 여전히 걸림돌임을 지적하고 있다"며 "불투명한 금융규제 지적에 대해서는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이어 "거시경제 운용 측면에서 금융허브만을 위한 세제와 고용제도 등의 개편은 한계가 있는데, 이는 도시국가가 아닌 일본도 가지고 있는 비슷한 고민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회의에선 지난 5월 발표한 '제5차 금융중심지 기본계획'에 따른 세부 추진사항이 논의됐다. 은 위원장은 금융중심지추진위원회 위원으로 신규 위촉된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과 이장우 부산대학교 금융대학원 교수, 정유신 핀테크지원센터 이사장 등 3명에게 위촉장을 수여했다.


김이슬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