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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릴 때마다 70억 손해…말 산업 흔들린다

'무관중' 경마 시행하며 마사회 손실 '눈덩이'
주요 재원인 경마매출 급감하며 말 산업 육성 계획도 차질
유찬 기자

한국마사회가 말산업 전문인력을 양성하기위해 고교생 대상 하계 취업대비반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 사진=한국마사회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국내 말 산업 육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무관중 경마가 이어지면서 한국마사회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0일 한국마사회에 따르면 매주 경마가 열릴 때마다 상금으로 70여억 원을 지급한다. 하지만 경마 매출은 1,000만 원을 겨우 넘거나 못 미쳐 사실상 매주 70여억 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셈이다.

한국마사회는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 2월 23일부터 경마를 임시 중단했지만, 이에 따라 말 생산농가와 관리사, 기수 등 말 산업 관계자 생계가 어려워지자 6월 19일부터 무관중 형태로 경마를 재개했다.

일반 고객없이 일부 마주만을 대상으로 경마를 시행하다보니 주간 경마 매출은 평년 약 1,500억 원에서 1,000만 원으로 급감했고, 경마 상금과 운영 비용 등은 고스란히 마사회의 적자로 쌓이고 있다.

이에 마사회는 지난달 24일부터 관중 정원의 10% 이내에서 입장을 허용하는 재개장을 추진했지만 방역 당국의 반대에 막혀 무산됐고, 현재는 코로나 2차 대유행 조짐에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상향되며 경마 고객 재입장은 당분간 요원해졌다.

더 큰 문제는 국내 말 산업 발전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는 점이다.

김낙순 마사회 회장은 지난 2018년 취임 이후 말 산업 진흥사업 투자를 지속 늘려왔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김 회장 취임 이전인 2017년 294억 원에 그치던 말 산업 진흥사업 기금은 2018년 420억 원, 2019년 952억 원으로 크게 증가했고, 올해도 770억 원을 예산으로 책정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비정상적인 운영이 이어지며 진흥사업 집행은 사실상 불가능해졌고, 말 산업 인력양성과 승마 보급, 육성마 사업 등 대부분의 말 산업 진흥사업도 제대로 진행하기 어려워졌다.

말 산업 위기가 길어지며 업계 일각에서는 비대면 서비스가 대세로 떠오른 포스트 코로나 시대 온라인 마권 발매 허용이 이같은 상황의 해법 가운데 하나라는 주장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마권 발매가 가능한 일본과 홍콩같은 경우에는 코로나 이전 경마 매출의 90%까지 회복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국내 정치권에서도 온라인 발매 허용을 위한 움직임이 있었다. 지난 국회에서는 강창일 전 의원이 온라인 발매를 가능하게 하는 마사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지만 회기가 종료되며 무산된 바 있다. 현재 21대 국회에서도 일부 여야 지역구 의원을 중심으로 마사회법 개정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사회 관계자는 "국내 말 산업 육성의 재원인 경마 매출이 확보되지 않으면 말 산업 발전도 이룰 수 없다"면서 "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다각도의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유찬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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