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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끌'해 '빚투'하는 2030]③ 이유있는 신용대출 '폭증'…금융당국 규제 '고심'

허윤영 기자

밀레니얼 세대인 20~30대가 영혼까지 끌어모아(영끌) 빚을 내 투자(빚투)에 나섰다. 집과 주식을 사기 위해서다. 무모함으로 치부하기엔 절박감이 느껴진다. 수억원씩 치솟는 집값을 지켜보면, 부모세대와 다르게 내 집 마련의 기회를 영영 뺏길 것이란 불안감을 증폭시켜 신용대출까지 박박 긁게 만든다. 코로나19로 연 1% 초저금리 시대에 빠르게 진입하자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예금을 붓는 건 이젠 사치처럼 느껴진다. 동학개미운동으로 일컫는 개인의 주식 투자 열풍을 2030세대가 주도하고 있는 이유다. 자산가격 상승이 영원할 수 없다는 기성세대의 충고와 훗날 후견지명이 뒤따를 것이란 걸 알면서도 '영끌' '빚투'에 나설 수밖에 없는 2030세대의 현상을 조명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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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영끌에 빚투, 신조어까지 만들어낸 투자 열풍 현상을 짚어보는 세번째 기획입니다. 7월에 이어 8월에도 신용대출 증가폭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빚투' 열풍이 이어졌습니다. 특히 30대는 부동산 시장에서 큰 손으로 확실히 자리잡은 모습인데요. 구두경고에만 그쳤던 금융당국도 급기야 신용대출 관리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허윤영 기자입니다.

[기사내용]
올해 내내 부동산 시장에서 큰 손은 30대였습니다. 30대는 1월부터 7월까지 서울에서 2만채가 넘는 아파트를 사들였습니다.

제가 지금 나와 있는 서울 강서구는 7월 30대 매입 비중이 47%에 달했습니다.

쉽게 말해 강서구에서 거래된 아파트 2채 중 1채를 30대가 샀다는 뜻입니다.

꼬박꼬박 월급을 모아 종잣돈을 만들고 집을 사던 예전 공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된건데, 이유는 간단합니다.

집값 상승이 월급이 오르는 속도를 아득히 넘어서 버렸기 때문입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최근 2년 사이 서울의 평균 가구 소득이 12% 오른 사이 아파트 가격은 36% 상승했습니다.

서울에서 아파트 한 채를 사려면 가족 전체가 월급을 한푼도 쓰지 않고 11년(PIR=11.4)을 모아야 합니다.

이 기간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패닉바잉'을 부르고, 그 결과는 신용대출 폭증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과도한 빚 우려도 제기하지만 제로(0)금리 시대, 맞벌이를 하는 신혼부부에겐 이자가 엄청난 부담은 아닙니다.

남의 집에 살기 위한 월세, 전세금 이자를 낼바에 차라리 조금 부담되더라도 내집을 위한 이자를 내고, 기회가 된다면 차익도 누릴 수 있는 아파트를 이길만한 자산이 어딨냐고 항변합니다.

하지만 가계 빚을 관리해야 하는 금융당국 입장에선 가만히 지켜볼 수 없는 상황입니다.

특히 급증한 신용대출이 규제를 우회해 아파트를 사는데 활용되는 건 아닌지 우려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신용대출 급증에 대해 구두경고에 그쳤지만, 전날(9일) "가계대출 점검결과를 토대로 관리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규제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뜻입니다.

[ 손병두 / 금융위 부위원장(8월 24일): 특정 자산으로의 자금 쏠림과 부채 증가는 리스크 요인인 만큼, 금융당국이 관련 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

그렇다고 해서 강도 높게 신용대출을 규제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당분간 은행권의 금융지원이 이어져야 하는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게 신용대출이기 때문입니다.

당장 새로운 규제를 도입하기보단 집값 흐름, 대출 증가세를 지켜 보며 기존규제가 잘 작동하고 있는지 살필 것으로 보입니다.



허윤영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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