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충당금' 여파…상반기 금융지주 순이익 1조원 감소

올해 상반기 금융지주사의 순이익이 1조원 가까이 감소했다. 코로나19에 대비하기 위해 이익을 깎아먹는 대손충당금을 적립한 결과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겪었던 증시 급락으로 금융투자부문의 자기매매 실적이 급감한 점도 실적 부진에 영향을 끼쳤다.

금융감독원은 15일 올 상반기 중 전체 금융지주회사의 연결 당기순이익은 7조 626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9430억원) 감소했다고 밝혔다.

권역별로는 은행부문에서 8,951억원(-14.1%), 금융투자업에서 5,188억원(-29.1%) 순이익이감소했다. 반면 보험(+26.9%), 여전사(+25.0%) 등의 순이익은 늘었다.

금감원은 “은행부문의 경우 대손충당금 적립이 영향을 끼쳤고 금융투자부문은 자기매매 및 펀드관련 손익 감소 등이 원인이었다”고 설명했다.

줄어든 순이익과 달리 금융지주사의 총자산은 2823조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7.4%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와 ‘영끌’ ‘빚투’ 등이 맞물려 은행의 총자산이 128조(+6.5%) 늘었고, 금융투자부문도 해외주식 열풍 등에 힘입어 예치금이 크게 늘어나 총자산이 48조원(+18.9%) 급증했다.

자본적정성은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총자본비율, 기본자본비율, 보통주자본비율은 각각 13.7%, 12.27%, 11.19%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말보다 각각 0.16%p, 0.17%p, 0.09%p 오른 수치다.

상반기 자산건전성도 지난해 말보다 다소 개선됐다. 회수가 어려운 대출을 뜻하는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55%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0.03%p 하락했다. 코로나19에 대비해 부실채권을 정리하고, 대손충당금을 적립했기 때문이다.

한편 금감원은 코로나19 재확산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충분한 대손충당금 적립 및 자본확충‧내부유보 등 손실흡수능력 강화를 유도할 방침이다. 동시에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등 실물경제 자금공급 기능도 유지하도록 지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