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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딘 ETN 시장 건전화…여전히 레버리지·곱버스 찾는 개미들

기본 예탁금 1,000만원 규제 효과 '미미'…상품군 다양화도 과제
이수현 기자


원유 ETN(상장지수증권) 사태 이후 금융당국이 ETN 시장을 건전화하는 방안을 시행했지만 큰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레버리지와 2배 인버스 등에 대한 투자를 제한하는 내용이 골자지만 투자자들의 쏠림현상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거래량 1~3위를 차지한 건 모두 레버리지 원유 ETN 상품이다.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선물 혼합 ETN 순으로 거래가 많았다.

뒤를 이은 4~6위는 2배 인버스, '곱버스' 상품들이다. 삼성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ETN, TRUE 인버스 2X 나스닥 100 ETN,
삼성 인버스 2X 은 선물 ETN 등이다. 거래량 순위 10위권은 모두 이 같은 레버리지 혹은 2배 인버스 상품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거래대금으로 봐도 마찬가지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7일부터 레버리지와 2배 인버스 상품에 규제를 시행했는데, 여전히 이들 상품이 ETN 상품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지난 7일부터 레버리지·인버스 ETN·ETF(상장지수펀드) 상품의 경우 사전 교육이 의무화됐고, 기본 예탁금 1,000만원을 준비해야 상품이 투자할 수 있다.

다만 기존 투자자의 경우 내년 1월로 규제가 유예돼 신규 투자자만 투자가 제한됐다. 금융위가 규제안을 내놓은 건 지난 4월 원유 ETN 사태로 투자자의 손실이 커졌기 때문이다. 당시 비정상적인 투기수요를 막기 위해 신규 투자자의 진입장벽을 우선 높이고, 순차적으로 규제를 기존 투자자에게 적용하는 방안이 결정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존 투자자에 대해서는 규제가 적용되지 않아 아직은 정책 효과를 판단하기 어렵다"며 "그동안 유입된 ETN 투자자 대다수가 원유 레버리지·곱버스 ETN에 투자를 해왔고, 그런 투자 관행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ETN 시장의 건전화를 위해 다양한 ETN 상품이 시장에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내용도 대책에 담았지만, 이 역시 더딘 상황이다.

지난 7월 금융위는 시장대표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TN 상품의 출시를 허용했다. 그동안 ETF가 주로 시장대표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했기 때문에 ETN에는 제한됐던 분야지만 ETN 상품의 다양화를 위해 규제를 완화한 셈이다. 업계에서도 앞서 요청했던 내용이다.

하지만 이달 KB증권은 지난 10일 KRX300 ETN을 신규 상장한 것 외에는 시장대표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TN이 상장되지 않았다. 상품 출시를 검토하던 일부 증권사들은 ETF와의 경쟁을 우려해 출시 계획을 보류한 상태다.

실제 이번에 상장된 KB증권의 KB KRX300 ETN은 상장 2주일이 지났지만 거래대금이 이날 기준 100만원 이하일 정도로 거래가 미미한 상황이다. ETN 시장은 앞서 양매도 ETN, VIX(변동성지수) ETN 등의 상품이 인기를 끌며 주목받았지만 원유 ETN만큼 투자자의 이목을 끈 상품은 없었다. 결과적으로 원유 ETN 외의 상품을 투자하려고 해도 마땅한 상품군이 없는 실정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통상 지수에 투자하는 투자자는 ETF에 더 익숙하기 때문에 시장대표지수 ETN의 경쟁력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ETN은 아직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기 때문에 상품군이 다양해지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수현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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