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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억 테슬라 포함 270억불 美주식 위험관리는 어떻게 하나

-12년 랠리 미국 증시, 위험관리 중요성 갈수록 커져..해외 파생시장 순기능 주목
-장내 해외선물 규제, 매우 정교하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투자자 보호 가능
-해외선물 불법 대여계좌는 규제와 단속 강화해야

머니투데이방송 유일한 기자onlyyou@moneytoday.co.kr2020/10/22 13:59

동학개미(동학농민전쟁의 참혹한 역사를 의식해 필자는 21세기 개미라고 부른다)에 호응이라도 하듯 서학개미들의 해외주식 투자 열기가 뜨겁다.
한국예탁결제원의 증권정보포털인 세이브로에 따르면 2020년 9월 한달간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매수 결제는 24만5천건에, 매수 금액은 128억달러에 달했다.
1년전 7만7천건에 14억6천만달러였던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장이다.
매도 결제는 18만건을 넘어 전년 4만8천건에 비해 크게 성장했다. 금액으로도 100억달러를 처음 넘어섰다. 1년전 13억달러였다.
이달(10월) 들어서도 이런 흐름은 큰 변화가 없다.

국내 상장사들의 이익 정체를 의식해 추세적으로 증가하던 미국 주식 투자가 코로나19를 계기로 급증세로 돌아선 흐름이다.
미국 증시 전문가들과 투자자들 사이에선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가 출시돼 경제활동이 정상화될 경우 미국 기업들이 또다시 혁신을 선도할 것’이라는 맹신이 아쉽게도 너무 쉽게 포착된다.
풍부한 시중유동성까지 고려하면 미국, 중국을 비롯한 해외주식 투자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데 코스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기업에 비해 해외거래소에 상장된 기업에 대한 투자는 정보 획득이나 가치분석, 시장 예측 등에 있어 서학개미들에게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 밖에 없다.
발행과 유통시장의 제도, 시장참여자들의 문화도 큰 차이가 난다.

더 큰 문제는 개미군단으로 불리는 일반 대중들의 투자가 어김없이 주가가 한참 뜨거워진 시점에 이뤄진다는 점이다.
'무릎에 사서 어깨에 팔아라'는 격언과 반대로 어깨 근처에 정보와 뉴스, 탐욕이 범람하면서 대중들의 관심을 끌었던 게 역사적 경험이기도 하다.

올해의 미국 주식 열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
리먼브러더스 파산의 충격으로 2009년3월 800선이 무너졌던 S&P500지수는 그해말 1,100선을 넘어서는 반전을 이룬 후 지금까지 3,500선을 넘어 쉼없이 내달렸다.
올해 수익률이 6%인 것을 감안하면 12년째 랠리다.

S&P500지수의 오랜 랠리를 주도한 팡(FAANG)이나 마가(MAGA) 주식의 이기간 상승률은 보고도 믿지 못할 지경이다.
한 예로 아마존의 2009년3월 주가는 70달러, 12년 지난 현재 주가는 3,200달러 수준이다.

아마존을 바라보는 서학개미들의 태도는 50배 가까이 오른 현국면에서 뜨겁게 불타는 중이다. ‘물론’ 70달러 시절 아마존을 보는 시각은 썰렁하기만 했다.

테슬라의 사례는 드라마 자체다. 2003년 설립된 테슬라, 12년전 주가는 큰 의미가 없다해도 과언이 아닌 수준이다. 최근 액면분할을 고려할 때 10달러를 넘어선 게 설립 10년후인 2013년이며 현주가는 430달러선이다.
현재 국내 투자자들의 테슬라 주식 보유액은 40억달러에 이른다. 2위 애플(25억달러)을 압도하는 러브코를 받고 있다.

이런 서학개미들의 선택을 나무랄 현실적, 합리적인 이유는 딱히 없다.
‘너무 많이 올랐으니 조심하라’고 설득하려해도 좀처럼 먹히지 않는다.
장기간 오른 터라 그만큼 투자 기업의 성장성에 대한 신뢰, 추가적인 주가 상승에 대한 신념이 굳을 대로 굳어진 때문이다.

그런데 주식이 갖는 본질적 ‘위험성’은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1960년대와 70년대초까지 지금처럼 뜨거웠던 니프티50((Nifty50, 아름다운 50개 대장주) 장세가 이런 위험성을 잘 보여준다.
당시 베트남전쟁의 우울한 전개와 비극적 결말을 지켜보던 미국 투자자들 사이에서 ‘세상이 망해도 1위 기업은 살아남는다’는 종교스러운 신념이 짙어감에 따라 맥도날드 IBM 제록스 코카콜라와 같은 블루칩들의 주가가 장기간 폭등했다.
배경엔 전쟁 기간 쏟아부은 달러와 유동성이 있었다. 종전 후 유동성 모멘텀이 약화되자 멀쩡한 1위 기업들 주가가 별다른 이슈도 없이 주저앉기 시작했다. 아주 짧은 기간 그 위대해보이던 코카콜라가 70% 조정받았다. 물론 지금 코카콜라 주가는 당시와 비교되지 않지만 버블의 후유증에서 벗어나는데 10년 가까운 시간을 참고 견뎌야했고, 니프티50은 '내스티(Nasty) 50'이라는 오명을 떠안아야했다.

이런 속성을 지닌 게 주식시장이고 주식이다. 이번에 다를까? 그러길 바랄 뿐이다.
그래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주식투자에 병행하는 카테고리가 리스크관리이고 자금(자본) 관리다. 리스크를 줄이고 통제하면서 계좌(자본)를 보호하지 않으면 결말은 십중팔구 비극일 뿐이다.

주식투자의 리스크관리는 무엇으로 해야하는가.
첫째, 포트폴리오의 주식을 일부 팔아 현금 비중을 늘리던지 아니면 채권처럼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으로 갈아타는 방식이다. (채권투자가 안전하다는 인식은 버려야한다. 위기의 국면이 오면 채권도 안전하지 않다. 회사채는 특히 조심해야한다.)
주식투자자가 주식을 팔아서 위험을 관리하는 식인데,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둘째, 선물과 옵션과 같은 파생상품을 통한 헤지를 실행하면 된다. (물론 간단한 일은 아니다. 그래서 주식투자가 어렵다고 한다.)
이 대목에서 지난 13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의 한 장면이 오버랩 된다.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의 질의와 답변 시간.

홍성국 의원:"이런 광고 보셨어요. 해외선물 3일만에 1억. 20만원으로 해외선물 투자하기!
저금리에 양적완화로 갭투자 (유사한 기법이) 금융시장에 깊에 들어와 있습니다. 온갖 불법이 판치고 있죠. 국내 선물옵션은 규제를 많이 만들어왔는데 해외선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 위험한 상품을 증권사들이 권유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수수료 내리고 이벤트까지 벌이고 있죠. 해외 주식이나 펀드는 할 수 있다고 봅니다. 불법 선물 대여계좌까지 유튜브에서 아무나 (떠들고 있습니다). 금융투자업 인가 없이는 할 수 없죠. 말이 안되는 일이 시장에 있습니다"

홍 의원은 “유사한 파생시장 불공정 행위가 역사상 가장 많은 것 같다. 유통시장에서 선제적 관리가 어렵다하면 라임 옵티머스 사태보다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시장이 이런 식이면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더 강화될 수 있다”고 대책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윤 원장은 “파생상품을 포함해 자본시장이 확장되고 있다고 본다. 불공정거래라든지 투기성 움직임도 더불어 커진다”며 “해외선물 옵션 거래를 강하게 규제해야한다는데 동의한다. 구체적으로 금융위에서 협의해야한다”고 답했다.

금감원은 그래서 해외선물시장을 철저하게 들여다본 뒤 23일 규제 방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사회 문제로까지 비화되고 있는 불법 해외선물 대여계좌 분야를 강력하게 규제해야한다는 지적에 토를 다는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다만 시카고상품선물거래소(CME) 등 각 나라의 공식 허가를 받은 해외거래소에 상장된 장내 파생상품을 강력하게 규제하는 것을 두고 업계에서 논란이다.

파생상품은 헤지와 투기거래가 양대 축이다. 매매를 통한 수익창출 욕망과 현물포지션의 위험관리라는 의지가 맞물려 거래가 형성되고 가격이 움직인다.
홍 의원실 자료만 봐도 대표적 해외 파생상품인 ‘나스닥100 E-미니’와 ‘마이크로 E-미니’에 투자한 개인들의 거래량이 올해 8월 기준 2,034만계약을 돌파해 지난해 전체 거래량의 173%에 이르렀다.
약정 금액은 1조4,344달러로 작년 전체보다 70% 많았다.
코로나19로 기초자산인 나스닥100지수가 크게 폭락한 후 빠르게 회복하는 과정에서 헤지와 투기 수요가 팽창한 결과다.
출처:홍성국 의원실

파생거래는 레버리지가 크기 때문에 손실 위험도 그만큼 크다. 그래서 기본예탁금, 유지 증거금 등 최소한의 진입 장벽을 두고 있다.
이 대목에서 의식의 흐름은 2011년으로 거슬러 간다. 당시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코스피200 선물옵션시장의 거래량은 전세계 1위였다. 단숨에 큰돈을 벌려는 개인들이 몰렸고, 외국인 기관까지 풍부한 유동성을 찾아 들어왔다.
급기야 몸통인 현물시장을 꼬리인 파생시장이 뒤흔든다는 ‘웩더독’ 우려가 여기저기서 제기되는 과정을 거쳐 2012년 선물옵션 계약 승수 사향 조정, 증거금 강화 등이 도입됐다.
개인투자자를 원천 차단해 보호하자는 취지였다. 2014년엔 적격 개인투자자 제도를 도입해 개인들은 사전교육을 20시간 받고 50시간 모의거래를 마쳐야 시장에 진입할 수 있었다. 그결과 개인의 시장참여가 크게 줄었고, 세계 1위의 거래량은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규제가 지나쳐 시장이 말라버렸다는 비판에 금융당국은 2017년 거래승수를 하향조정했고 2019년엔 사전교육 1시간, 모의거래 3시간으로 적격 투자자 기준을 낮췄다. 이도 모라자 같은해 9월 위클리 옵션시장이 거래소 안에 개설되기에 이르렀다. 위클리 옵션은 말그대로 만기가 1주일에 불과한 초단기 옵션상품이다.
증권사 딜러 출신의 파생투자자는 “위클리 옵션은 만기가 워낙 짧기 때문에 헤지 수단으로 삼기에 부적절하다. 100% 투기시장으로 보면 된다”고 전했다.

​‘투자자 보호를 위한 진입 규제에서 시장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와 극도의 투기시장 개설’까지 불과 7년이었다.

불법 대여계좌의 강력 규제와 공식 거래소의 장내상품인 해외선물에 대한 규제는 근본적으로 다른 얘기다.
개인이 투기적으로 덤벼들어 거래량이 늘었고 큰 손실이 우려된다는 게 장내 파생시자 규제의 이유가 될 수 없다. 투자자 보호가 목적이라면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진지한 논의와 정교한 대책마련이 꼭 필요하다. 지난 7년의 교훈을 잊어선 안된다.
이와 관련 ‘진정한 투자자 보호는 똑똑하고 현명한 투자자를 양성하는데 있다’는 파생전문가들의 조언에 귀를 귀울여야한다.
투자자 교육이 대안이라고 해서 '사전 교육 00시간 이수' 식으로 가면 접근하면 안된다.

10월 현재 테슬라 40억달러를 포함, 전체 미국 주식 보유 규모가 현재 266억 달러를 넘어섰다. 2018년1월 49억달러였다.
12년동안 오른 미국 주식시장이 갖는 잠재적 위험은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이같은 위험관리가 투자자 보호에 다름 아니기에 더없이 중요하다. 해외파생시장이 갖는 순기능이 주목받는 이유다.
해외 주식에 크게 투자하고 있는 한 전업투자자는 “미국시장에는 지수 선물 옵션 뿐 아니라 개별 주식 선물 옵션까지 다양하게 상장돼 거래되고 있다. 보유 규모가 큰 주식에 대해서는 풋옵션을 통해 위험관리를 하면 된다”며 “위험하다고 해서 규제해야한다는 접근은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국회와 금융당국이 어떤 논의를 거쳐 시장친화적이고 선진적인 대책을 제시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유일한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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