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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연임 출사표 최정우 포스코 회장, '+3년'의 과제

코로나19 위기 실적 반등 성공, ESG 선제적 대응 돋보여
사업 전환 및 지배구조의 갈등은 과제
권순우 기자


제 9대 포스코 회장인 최정우 회장이 연임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2018년 회장으로 선임된 최정우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입니다.

최정우 회장은 철강 전문가로 불렸던 역대 포스코 회장들과 달리 재무 분야 출신입니다. 포스코의 역대 회장들은 철강 엔지니어, 특히 서울대 공대 출신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최정우 회장은 부산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포스코에 입사해 재무실장, 감사실장 등을 역임했습니다.

비철강 출신 최정우 회장이 2018년 선임될 당시 업계에서는 경쟁이 격화된 철강 분야에서 수익성을 유지 하는 한편 철강 외적인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기를 기대했습니다.

또 문어발식 확장과 그 과정에서 제기된 권력과의 유착 의혹 등 불투명한 경영에 대한 개선도 기대했습니다.

지난 3년간 최정우 회장의 행보는 어땠을까요?

최정우 포스코 회장

▲ 코로나19로 악화됐던 실적 V자 반등
3분기까지 포스코 연결 매출액은 14조 2612억원, 영업이익은 6667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0%, 영업이익은 -35% 줄었습니다. 코로나19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컸던 영향이 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분기 대비로는 매출액은 7.8%, 영업이익은 297%가 늘었습니다.

경영 여건은 주가에도 그대로 반영이 됐습니다. 올해 초 24만원 대에서 줄곧 내리막을 걷다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13만 3천원까지 추락했습니다. 그러다 9월 18만원대까지 오른 이후 3분기 호실적에 힘입어 24만원을 단숨에 회복했습니다.

수요 부족으로 가동 재개 시점을 미뤘던 광양3고로 가동을 재개했고, 주문량도 회복된 점이 주효했습니다.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가치 강재(WTP) 판매는 171만톤에서 214만톤으로 급증했습니다.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71.8%로 전분기 대비 소폭 하락했고, 차입금 역시 23조 5820억원으로 5천억원 넘게 감소하며 재무 안정성도 양호한 상태입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와 S&P는 포스코에 대해 각각 Baa1과 BBB+의 신용등급을 부여했습니다. 글로벌 1위 업체인 아르셀로미탈(Ba1, BBB-), 일본제철(Baa2, BBB)보다 더 높습니다. 또 월드 스틸 다이나믹스가 선정하는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에서 11년 연속 1위를 차지했습니다.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기업시민헌장 미디어 아트' 제막식 행사

▲ ESG(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최 회장은 취임 직후 ‘기업시민’이라는 낯선 개념을 내세웠습니다. 기업도 일반 시민처럼 사회에 대한 책임을 다한다는 개념입니다. 최 회장은 기업 활동의 일부로서의 사회공헌 활동이 아니라 기업 활동 전반에 걸쳐 시민으로써의 책임을 강조했습니다.

포스코는 기업시민의 이념하에 다양한 활동을 했습니다. 장애인 고용을 늘리고 국가유공자에게 로봇 의족을 지원하기도 하고, 울릉도 앞바다에 바다숲을 조성하기로 했습니다. 협력업체에 사내 콘도, 어린이집을 공유하고, 청년 창업 지원을 위해 포스코 취업 아카데미, 창업 인큐베이팅 스쿨을 개설하기도 했습니다.

처음 ‘기업시민’을 언급 했을 때와 지금은 평가가 다릅니다. 한 애널리스트는 “ESG에 대한 인식이 전 세계적으로 이렇게 빨리 개선이 될 줄 몰랐다”며 “처음에 기업시민 개념을 내세웠을 땐 다들 하는 사회공헌 활동의 포장만 바꾼 거라 생각했는데, 지금와서 보니 기업이 가야 할 길을 잘 짚은 것 같다”고 평가했습니다.

환경 분야에서도 포스코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철강은 대표적으로 기후악당 산업입니다. 철강은 화석연료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9%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철강 1톤을 생산하는 데 이산화탄소 1.83톤이 배출 됩니다. 미세먼지도 마찬가집니다. 지난해 환경부가 발표한 오염물질 배출량이 가장 많은 사업장에서 현대제철 당진제철소가 1위, 포스코 광양제철소와 포항제철소가 3,4위를 기록했습니다.

포스코는 2018년 대기오염 물질 감축을 위해 2021년까지 1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최근에는 소결공장에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줄이는 SCR(선택적 촉매환원)설비 준공식을 가졌습니다. 이를 통해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140~160ppm에서 최대 80% 저감된 30~40ppm 수준까지 낮아질 전망입니다.

온실가스 역시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다양한 기술을 적용하고 스마트팩토리 등을 적극 추진해 2010년 조강생산 1톤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1톤에서 2018년 1.92톤으로 줄었습니다. 하지만 글로벌 환경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온실가스 배출을 어떻게 '제로'로 만들지는 포스코가 풀어가야 할 과제입니다.

▲ 모빌리티에서 미래를 찾다. 신산업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 세계 철강 회사의 고민은 신성장 동력 확보입니다. 중국이 세계 철강 산업에 주요 플레이어 등장한 이래 경쟁은 격화됐고, 글로벌 철강회사들은 합종연횡으로 몸집을 불려 대응하고 있습니다. 철강 산업의 수익성은 악화되고 있고, 신 산업에 투자를 했다가 그동안 번 돈까지 손실을 보는 일이 비일비재했습니다.

포스코 역시 마찬가집니다. 철강 부문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해외자원, 신소재, 신에너지 등 분야에 투자를 했다가 많은 손해를 봤습니다.

2014년 포스코의 계열사는 325개로 2008년에 비해 241개나 늘었습니다. 새로운 사업체 중에는 원전 서비스, 마그네슘, 액화석탄가스, 해상풍력발전을 비롯해 순천 경전철, 인제 자동차 경주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투자를 했습니다. MB 정부의 부실한 자원 외교에 포스코가 동원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포스코의 자기자본이익률(ROE)는 3.5%로 매우 낮은 수준입니다. 그러다보니 포스코는 ‘앞에서 벌고 뒤로 까먹는’ 회사라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최정우 회장 취임 이후 100대 과제를 세우며 신사업의 방향을 정립했습니다. LNG 분야는 LNG 도입 및 트레이딩은 포스코대우가, 터미널은 포스코에너지가 수행하는 것으로 재편을 했습니다. 그룹내 산재돼 있던 건설 설계, 감리, 시설 운영 등은 포스코건설로 통합했고 전기차 소재는 포스코케미칼로 일원화 했습니다.

특히 포스코케미칼은 급성장하고 있는 2차전지 관련 소재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지난 3분기 포스코케미칼의 양극재 매출은 전분기보다 96% 증가했고, 음극재 매출 역시 14% 늘었습니다. 포스코케미칼은 양극재 수요는 지난해 기준 37만톤에서 2030년 204만톤으로, 음극재는 23만톤에서 120만톤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늘어나는 수요에 대비한 설비 투자를 위해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사업 전환, 지배구조의 갈등은 풀어야 할 과제
포스코의 사업 재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습니다. 그룹내 물류 분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물류업무를 통합 관리할 신규 물류 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철강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물류 비용 절감을 위해 불가피하다는 것이 포스코의 입장입니다.

포스코의 신규 물류 법인 설립에 대해 해운업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선주 협회는 “포스코에 물류 자회사가 생기면 압도적인 시장 지배적 지위를 갖고 저가 운임을 요구할 것”이라며 “해운사뿐 아니라 관련 기업 모두가 고통 받을 것이 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더해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은 포스코의 물류 자회사 설립에 대해 “정부의 기본원칙과 어긋 난다”는 입장입니다. 물류뿐 아니라 철강 산업의 성장세가 둔화될수록 수익성 재고 압력은 높아지고 협력사들과의 갈등은 더 많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신 사업(수소연료전지) 역시 마찬가집니다. 포스코 그룹은 2007년부터 남들보다 먼저 수소 연료전지 사업을 시작했지만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지금은 사업부문을 대폭 축소해 전문 회사를 설립하고 유지 보수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포스코의 연료전지를 구매 했던 발전 사업자들과 유지보수 계약 연장을 두고 갈등을 빚었고 가격을 두배 올려 연장 계약을 맺어 발전 사업자들로부터 반발을 샀습니다.

또 포스코가 연료전지 사업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자 불만을 가진 파트너사, 미국 퓨얼셀에너지와 수천억원 규모의 소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연료전지 산업 관계자는 “너무 일찍 시작해서 대규모 적자를 내고 정리를 하려는데 정부가 수소 산업 육성 정책을 펼치면서 접을 수도 없고 다시 투자를 하기도 어려운 난감한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최정우 회장의 연임, 그 이후에 대한 우려도 있습니다. 포스코는 2000년 민영화가 되긴 했지만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했고, 역대 회장들은 대부분 정권의 부침에 따라 석연치 않은 이유로 자리를 내려놓아야 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 회장은 내부 출신이 되더라도 외부 힘에 의해 됐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며 “연임을 하더라도 3년 임기를 마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주주를 중심으로 한 투명하고 예측 가능한 지배구조를 만드는 것도 최정우 회장의 과제입니다.

포스코 CEO후보 추천위원회는 최정우 회장에 대한 대내외 평가 및 인터뷰 등을 진행한 후 후보 추천 여부에 대해 결정할 예정입니다.

2018년 50주년 이후 새로운 100년 기업을 그리는 포스코의 새로운 시작에 최정우 회장이 초석을 다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머니투데이방송 권순우



권순우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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