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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후]요기요 '불씨' 남긴 DH-배민, 동아시아 정벌 나서

서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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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독일의 음식배달업체 딜리버리히어로가 공정위로부터 1년만에 배달의민족과의 기업결합을 승인받았습니다. 그러나 승인 전제조건으로 요기요를 매각하게 됐는데, 이를 통해 국내 음식배달 시장 판도변화 불씨를 남겼다는 평가입니다. 동아시아 시장을 둔 주요 기업들의 격전 가능성도 점쳐집니다. 서정근 기자로부터 관련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기사내용]
앵커1)서정근 기자, 딜리버리히어로, 편의상 DH로 부르겠습니다.DH가 배달의민족을 인수하려면 요기요를 매각하라는 요구를 받아들였는데, DH 반응은 구체적으로 어떠했나요.

기자1)DH CEO 니클라스 외스트버그가 독일 본사 홈페이지 IR 섹션을 통해 입장을 냈습니다.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과의 기업결합을 승인받아 기쁘다. 특히 김봉진을 맞아들이게 된 것이 크나큰 기쁨이다."

요기요를 포기하고서라도 기쁜 마음으로 배달의 민족을 사겠다는 거죠.

요기요 매각 명령과 관련해선 "요기요를 운영하는 DH코리아를 해체하라는 전제조건은 무척 슬픈일이다. DH코리아 직원들이 원만하게 잘 자리를 옮길 수 있게(TRANSITION) 노력하겠다"고만 밝혔습니다.

앵커2)요기요는 DH가 꽤 긴 시간 공들여 키운 사업체인데도 버려진 셈인데요. 예상키 어려운 일 아니었습니까?

기자2)가문의 영광을 일굴 양자를 입양하기 위해 친자를 파양한 것이죠.

1년전 인수 계약을 체결할때만 해도 배민 시장 점유율이 50% 중반대,요기요 시장 점유율이 30%를 넘었습니다. 지금은 거래액 기준 양사 점유율 합계가 98%에 육박합니다.

거래액 기준 요기요 시장 점유율은 20% 정도인 것으로 추산됩니다.공정위가 기업결합 심사를 진행해온 지난 1년간 배민 위상이 더욱 높아진거죠.

잘 나가는 IT 서비스 중 자주 오류나는 것들 있죠? 카카오뱅크 서비스 오류,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결제 오류, 요즘 들어 유튜브 오류 자주 나죠.

크리스마스에는 배민 결제 오류로 홍역 치뤘죠. 엔지니어가 아니라 세세한 원인을 알길은 없으나 시스템상 취약한 부분이 있는데, 이 취약점이 사람 많이 몰려 과부하가 걸리면 사달이 나는 것일텐데요.

보편재로 자리잡은 배민의 위상을 실감케 하는 부분입니다.

앵커3)누가 요기요를 사가느냐가 관건인데, 인수 후보자로 꼽히는 기업들은 어디어디 인가요?

기자3)쿠팡, 카카오, 네이버, 위메프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쿠팡은 손정의라는 최강의 '쩐주'가 뒤에 버티고 있죠. 쿠팡이츠 통해 음식배달 사업에 뛰어들었구요. 자금력과 사업적 이해 모두 충분해 인수 추진할 1순위 기업으로 꼽힙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통해 배민과 비슷한 <주문하기> 서비스를 이미 운영하고 있죠. 사람들이 있는지 몰라서 잘 안써서 그렇지 이미 음식배달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우아한형제들 지분 5.3%를 가지고 있습니다. 해당 지분을 딜리버리히어로에 넘기고 현금 백만달러, 그리고 8900만달러 상당의 DH 주식을 받게 됩니다.

DH와 전략적 제휴 관계를 이어가게 되는만큼 요기요를 인수해 DH의 고통을 덜어줄 법 하다는 관측입니다.

위메프도 위메프오를 통해 음식 배달 시장에 뛰어들었구요.

앵커4)이들 기업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4)우선 카카오가 가장 명시적으로 입장을 밝혔습니다. "요기요 인수에 관심이 없고,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 나머지 기업들도 인수 추진 가능성이 없다는 톤으로 입장을 밝혔습니다.

앵커5)당장 반응은 그렇군요. 매각 협상 어떻게 내다보시나요.

기자5)사실 매각 협상이 순탄치 않을거 같습니다. 공정위가 매각 시한으로 6개월을 줬고, 이 기간에 팔리지 않으면 6개월 더 연장됩니다. 이 기간 중에도 매각이 성사되지 않으면 매일 일정금액을 과징금으로 내야 합니다.

팔아야 하는 회사가 너무 불리한 입장에 처한거죠. 누가 봐도 요기요는 버리는 카드인데, DH가 원하는 제값을 쳐주겠다고 나서는 기업들이 생기기 쉽지 않죠.

충분한 댓가를 치를 능력과 사업 의지가 있는 곳이라야 나설 수 있는데, 이런 곳일수록 요기요를 산 후 배민의 시장독점을 흔들 불씨를 살릴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요기요가 시장점유율 20%를 확보한 유력 기업인데, 쿠팡이나 카카오가 인수한 후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면 강력한 경쟁자가 됩니다. DH가 원할 그림이 아니죠.

앵커6)매각이 불발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시나요?

기자6)제값받고 잘 파는게 최선이긴 한데, 제값 쳐주는 곳이 안 나오거나, 앞서 언급한 것처럼 강력한 경쟁자를 만들고 싶지 않다면 매각없이 요기요를 청산할 수 있다, 다소 극단적인 전망도 나옵니다.

우아한형제들이 요기요 인력을 흡수하고 요기요 브랜드로 서비스만 하지 않으면 공정위 결정을 위반하는 것은 아니거든요. 배민이 지금처럼 공격적으로 임하면 요기요 시장 점유율을 흡수하는 것도 어렵지 않구요.

곡절끝에 매각이 완료되면 배달의민족은 게르만민족의 일원이 되는거고, 독일계 서비스 요기요는 토종 서비스가 되는 셈인데요. 요기요 존재 자체는 국내 푸드테크 시장의 마지막 변수가 되는 '불씨'와 같은 성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7)DH와 배민의 향후 계획은 어떠한가요?


양사가 싱가포르에 합작사를 설립하고, 이를 발판으로 동아시아 시장을 공략합니다.

그동안 배민의 파트너였던 네이버가 어떠한 포지션을 취할지도 관전 포인트로 꼽힙니다.

네이버가 배민 지분을 취득한 후 양사는 일본에 합작사 라인 와우를 설립해 도쿄에서 프리미엄 도시락 배달 서비스를 진행하다 사업부진으로 1년만에 중단했습니다.

합작사에서 네이버가 지분을 빼고 양사 사업 제휴가 종결됐죠.

네이버는 라인을 통해 음식배달 서비스를 독자적으로 진행하다, 데마에칸이라는 현지 배달업체를 인수했습니다. 일본판 배민으로 불리는 곳인데, 최근 라인 데리마와 데마에칸의 서비스를 통합한 라인 데마에칸을 선보였습니다.

배민은 배민대로 지난 11월에 푸드네코라는 이름의 일본 서비스를 론칭했구요. 베트남에도 현지법인을 설립해 동남아 시장 공략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김봉진 의장은 이제 한국, 일본, 베트남 등
배민이 진출한 동아시아 주요 거점, 딜리버리히어로가 진출한 동아시아 주요 시장을 모두 관할하는 통합법인 수장이 된 것이구요.

네이버도 장기적으로 동남아 음식배달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할 가능성이 있는데, 일본과 동남아 주요 시장에서 배민과 경쟁관계가 될지, 아니면 협력관계가 될지 관전 포인트가 될거 같습니다.

앵커8)동남아 음식배달 시장의 시장성이 좀 있다고 보시는지요?

기자8)우선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태국, 미얀마 동남아 인구수 탑5 국가만 해도 인구 총합이 6억명입니다. 미국 인구 2배, 일본 인구 3배, 우리 인구 12배죠.

이 나라들이 부유하지 않고, 신용카드 보급율이 낮아 앱 기반의 디지털 콘텐츠 시장성은 낮습니다. 그런데 배민의 서비스 모델은 다르죠. 앱으로 호출해 음식주문하고 배달받아서 그냥 현금으로 지불하면 되는거니까요.

형편이 어려운 국가라도 밥은 먹고 다녀야 하는거고, 코로나는 변종 바이러스 양산하며 오프라인 식도락 문화를 계속 위축시킬거란 말이죠. 충분한 시장성이 있는 만큼 글로벌 푸드테크 기업들의 격전장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서정근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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