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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널뛰는데 관망하는 금융당국…"김치 프리미엄 우려할 수준 아냐"

비트코인 가격 사상 최고치 찍은 뒤 20% 이상 급락
英 금융당국 '가상자산 거품' 경고, 국내는 시그널 부재
김이슬 기자



가상자산(암호화폐) 대장 격인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 8일 사상 최고치인 4850만원대로 치솟은 뒤 20% 이상 급락하며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3년 전 광풍이 휩쓸고 간 뒤 폭락장이 왔던 것처럼 가상자산의 높은 변동성을 경계하는 해외 금융감독청의 경고가 나오고 있지만 우리 금융당국의 시그널은 부재하다.

국내 시세가 해외보다 60% 가까이 높았던 과거와 달리 아직 '김치 프리미엄'이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는 판단이 깔려있다. 하지만 유례없는 유동성 풀기 여파에 따른 가상자산 과열 조짐이 보이고 있고 투자자 손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큰 틀의 방향성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영국 금융감독기관인 금융감독청(FCA)는 11일(현지시간) 비트코인 등 가산자산 투자와 관련해 "투자한 돈을 모두 잃을 각오를 하라"며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투자자에게 턱도 없이 높은 수익률을 제시하며 투자나 대출을 권유할 경우 일단 의심하고 봐야 한다며 최근 과열되는 가상자산 투자 주의보를 내렸다.

FCA의 경고는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가상자산 가격이 급등하다가 연일 급락하며 크게 출렁이는 가운데 나왔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8일 장중 4800만원 대를 찍은 후 연일 떨어지며 12일 오전 6시 기준 3800만원대로 하락했다. 급락장이 연출됐지만 현재 가격도 지난해 10월초 1200만원대와 비교해 3배 이상 치솟은 수치다.

최근의 급등락은 개인투자자가 장을 이끌었던 지난 2017년과 달리 기관들이 집중 매수에 나섰고 글로벌 기업인 페이팔이 가상자산을 결제 수단으로 삼기로 하면서 단기간 급등을 이끌다 대거 차익을 노린 매도 수요와 과도하게 부푼 가격에 매수세가 약해지면서 조정이 온 것으로 풀이된다.

해외에서 가상자산 거품을 경계하라며 충격요법에 가까운 메시지를 전달하는 반면, 국내 금융당국과 관련 부처는 아직까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아직은 시장 상황을 관망하는 분위기다.

국내 시세가 해외보다 유독 비싼 '김치 프리미엄' 현상이 과하지 않다는 게 당국의 시선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가상자산 변동성을 보고 부처별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면서도 "현재로선 김치 프리미엄이 엄청 높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6시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글로벌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3300만원대에 거래된 반면 국내 거래소인 업비트에서는 이보다 300만원 가량 비싼 3630만원대로 거래됐다. 이더리움도 바이낸스는 101만원대인 반면 업비트에서는 111만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국내 시세가 해외보다 2% 비싸게 형성돼 있고 대체로 6~7% 안팎으로 차이가 났다. 당국은 김치 거품이 끼어있긴 하지만 지난 2017년 한국 시세가 60% 가깝게 비쌌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또 3년 전과 달리 이번 가상자산 급등을 둘러싼 환경과 요인이 다르다고 해석한다. 투기 세력이 많이 몰렸던 과거와 확실한 차별점이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 코로나19 대응책의 일환으로 글로벌 시장의 유동성이 전례없을 정도로 막대한 상황에서 실물 경기가 받쳐주지 못하다보니 돈이 주식과 채권, 금은 물론 가상자산으로 유입되고 있다. 지난해 7월 미국 통화감독청(OCC)가 가상자산 서비스를 허가하고 기관투자자들이 집중 매수에 나서고 있고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글로벌 금융사는 물론 국내 국민과 신한은행 등이 수탁사업에 진출하면서 우호적인 시장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여기에 글로벌 기업인 페이팔과 페이스북이 가상자산을 활용한 서비스를 내놓으며 상승세를 견인했다.

가상자산의 전망을 둘러싼 시각은 혼재돼 있다. 다국적 투자 컨설팅 회사 JP모건에서는 비트코인 가격이 장기적으로 14만6000달러, 우리 돈으로 1억6천만원까지 이를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하지만 부정적 시각도 여전하다. 최근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비트코인 급등세를 두고 최악의 버블이라고 우려했고, 데이비드 로젠버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달 CNBC에 출연해 "사람들의 무지 때문에 비트코인이 폭등했고, 단기간에 포물선을 그린 것은 비정상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이슬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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