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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경영]카카오로 만든 포장재·구부러지는 종이빨대…제지업계 '친환경 소재' 열풍

-ESG는 선택 아닌 필수, 제지업계 '친환경 소재'로 사회적 책임·비용 절감 '일석이조'
-한솔·무림·한국제지 등 '빅3' 적극 행보…불 붙은 '친환경 소재' 경쟁
신아름 기자

한솔제지가 선보인 카카오 판지로 만든 롯데제과의 포장재/사진제공=한솔제지

기본적으로 나무를 원료로 한다는 점에서 제지기업들은 '반(反)환경'의 대표주자로 거론된다. "천연림을 벌목하는 게 아니다"," 인공적으로 조성한 별도의 조림지에서 '순환경작'(나무 일부를 베어낸 뒤 그 자리에 다시 새 나무를 심는 것) 방식으로 얻은 나무로 종이를 만들기 때문에 산림자원을 훼손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항변은 무용지물일 뿐, '나무를 베는 환경파괴자'라는 멍에는 여전하다. 정부 차원에서 시행되는 '종이영수증 없애기 운동'은 제지업계에 대한 우리 사회의 시선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제지업계는 전략을 대폭 수정했다. 항변 대신 직접 실천으로 증명한다는 각오다. 종이를 활용한 플라스틱 대체 신소재 개발로 환경 보호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업체들은 최근 몇년간 재활용이 어려운 일부 플라스틱을 대신할 수 있는 종이 포장재 개발에 몰두했다.

결실은 지난해부터 관련 제품들이 하나둘 첫 선을 보이면서 속속 맺히고 있다. 제지업계에서 '친환경',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새로운 전략으로 선포하고, 전반적인 사업구조를 재정립하려는 시도들이 잇따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적극적인 곳은 한솔제지, 무림페이퍼, 한국제지 등 이른바 제지업계 '빅3'다. 선도 기업으로서의 노하우와 투자 여력을 바탕으로 제지업계의 친환경이라는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는 것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동시에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로 제지업계에 새로운 경쟁구도가 펼쳐졌다.

◇친환경·비용절감 '일석이조'=한솔제지는 독자 기술로 친환경 포장재인 '프로테고'를 개발해 선보였다.

프로테고는 기존 종이 소재로는 구현하기 어려웠던 특수 처리 기술과 코팅 기술을 융합해 종이 표면에 배리어 코팅막을 형성했다. 이를 바탕으로 산소, 수분, 냄새에 대한 차단 기능과 내용물의 보존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또 프로테고는 종이류 분리 배출을 통한 재활용이 가능하고, 90% 이상 자연상태에서 생분해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약 45% 가까이 줄일 수 있다.

이같은 친환경성을 바탕으로 프로테고는 세계포장기구가 주관하는 '2021 월드스타 패키징 어워드'를 수상했다.

한솔제지는 종이 수요가 많은 기업체들과의 협업을 통한 친환경 문화 확산에도 적극적이다. 롯데제과와 공동 개발을 통해 최근 선보인 '카카오 판지'가 대표적이다.

카카오 판지는 초콜릿 원료로 사용된 후 버려지는 카카오 열매의 부산물을 분말 형태로 가공한 후 재생 펄프와 혼합해 만든 친환경 종이다. 카카오 판지 개발로 롯데제과는 생산 중 발생하는 카카오 부산물을 효율적으로 재활용할 수 있게 됐고, 한솔제지는 버려지는 자원을 재활용해 종이 생산 공정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목분을 대체할 수 있게 됐다. '친환경'과 '비용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된 것이다.

무림이 개발한 부착형 친환경 종이빨대 원지/사진제공=무림

◇쉽게 구부렸다 펼 수 있는 종이 빨대=무림그룹은 지난해 천연펄프로 만든 종이 빨대용 원지 '네오포레STRAW' 개발에 성공했다.

네오포레STRAW만의 차별화 포인트는 자유롭게 구부리고 펼 수 있는 주름형 종이 빨대를 만들 수 있는 종이라는 점이다.

그동안 주름형 빨대는 구부렸다 펴는 과정에서 찢어지거나 손상되기 쉬운 만큼 종이로 구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무림은 내구성을 강화하고 주름형 빨대 가공에 적합하도록 가공적성을 한층 높여 기존 종이의 한계를 뛰어넘었다. 뿐만 아니라 사용자 입에 닿는 식감을 개선했고 미국 FDA(식품의약국) 및 유럽 BfR 테스트까지 모두 통과하며 안전성도 검증 받았다.

무림은 현재 빨대는 물론 아니라 빨대를 싸고 있는 포장재도 비닐이 아닌, 생분해되는 종이로 제작하는 방향을 연구 개발 중이다.

한국제지의 그린실드/사진제공=한국제지

◇영화관 팝콘컵도 이젠 친환경 종이로
=한국제지는 최근 롯데시네마와 손잡고 친환경 포장재 '그린실드'로 친환경 팝콘컵을 만들었다.

그린실드는 한국제지가 친환경 코팅제를 적용해 지난해 선보인 포장용 원지로, 수분을 차단하는 내수성뿐 아니라 기름 성분까지 차단하는 내유성도 함께 지녀 종이컵 등 다양한 식품 포장재로 활용할 수 있다.

일반적인 PE(폴리에틸렌) PLA(옥수수 전분에서 추출한 친환경 수지) 코팅 제품과는 달리 땅 속에서 100% 생분해돼 토양에 미치는 영향도 최소화한다.

한국제지는 이번 롯데와의 협업을 시작으로 종이컵, 식품 및 화장품 포장재 부문에서 그린실드 판매에 본격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신아름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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