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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아의 테크&스톡] AR·VR 넘어 XR로…뿌리 뻗어가는 '메타버스' 생태계

오큘러스 퀘스트2, 침체된 VR 시장에 새 바람
'메타버스' 실현시키는 XR... 콘텐츠의 힘
조은아 기자

세상을 바꾸는 기술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K-테크'가 있습니다. '테크&스톡'에선 전세계가 주목하는 대한민국의 신기술을 톺아보고 미래 성장성을 조망합니다. 한순간 뜨고 지는 '테마주'가 아닌, 미래를 기대하고 투자해볼만한 '가치주' 관점에서 기술의 의미를 찬찬히 살펴보겠습니다.


완판, 완판, 완판…페이스북의 가상현실(VR) 헤드셋 오큘러스 퀘스트2가 완판 행진을 이어가면서 확장현실(XR) 시대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XR은 VR과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등 다양한 초실감형 기술을 아우르는 말이다. VR이 가상의 공간에 현실과 비슷한 세계를 구현한다면, AR은 사용자가 있는 실제 공간 위에 가상의 정보를 덧입힌다. MR은 이 둘을 더한 개념이다.

이러한 XR 기술은 게임 뿐 아니라 교육, 헬스케어, 다양한 제조산업 현장 등에서 활용되면서 저변을 넓혀가는 추세다. XR은 가상·초월을 뜻하는 메타(meta)와 세상·우주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를 합친 '메타버스' 시대를 구현하는 핵심 기술이라고 볼 수 있다.

오큘러스 퀘스트2 (사진=오큘러스)


오큘러스 퀘스트2, 침체된 VR 시장에 새 바람

오큘러스는 2014년 페이스북에 인수된 VR헤드셋 제조사로 VR 기기 시장 내 독보적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페이스북의 VR 헤드셋 시장점유율은 2019년 44%에서 지난해 53.5%로 증가했다.

VR 기기 시장은 2016년 오큘러스 리프트의 출시와 함께 대중의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기술적 한계로 기기 착용 시 어지러움이나 메스꺼운 현상이 나타났고, VR 시장은 기기도 콘텐츠도 좀처럼 성장하지 못하고 답보 상태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해 10월 등장한 오큘러스 퀘스트2는 침체된 시장에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국내에선 지난달부터 SK텔레콤을 통해 판매되고 있으며, 최근 진행된 3차 판매까지 모두 완판에 성공했다.

오큘러스 퀘스트2의 장점은 전작 대비 주사율과 해상도를 개선해 보다 생생한 몰입감을 구현했다는 점이다. 1초당 몇 장의 프레임(화면)이 재생되는지를 뜻하는 주사율은 기존 72Hz에서 90Hz로 개선됐고, 해상도는 1832X1920으로 전작보다 2배 정도 향상됐다.

번거로운 선을 없앤데다 PC 연결이 필요없는 '올인원' 형태라는 점도 강점이다. 전작보다 크기도 더 작고 무게 역시 10% 정도 가볍다. 게다가 전작 대비 저렴한 가격대인 41만4,000원(64GB 기본 모델 기준)에 선보이면서 접근성을 높였다.

오큘러스가 XR 시대를 개척해나가면서 덩달아 유관 산업들이 수혜를 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10여년 전 아이폰이 스마트폰 시대를 열면서 모바일과 통신 시장 뿐 아니라 메모리,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 각종 산업 분야가 성장했고, O2O와 같은 신산업 영역을 만들어냈듯이 오큘러스가 일으킬 나비효과가 기대되는 것이다.

2020 XR 브랜드 글로벌 점유율 (그래픽=카운터포인트리서치)


아직까진 XR은 태동기인만큼 향후 변수가 많지만, 일단 주목받고 있는 하드웨어 플레이어는 해외 기업들이 주를 이룬다. 지난해 XR 브랜드 글로벌 점유율을 살펴보면, 오큘러스를 내세운 페이스북을 필두로 소니(11.9%), HTC(5.7%), DPVR(5.5%) 등이 있다.

XR 기기의 성능을 좌우하는 부품으로는 그래픽카드와 두뇌 역할에 해당하는 AP(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가 중요한데 이 역시 엔비디아와 퀄컴이 주도하는 상황이다.

애플과 삼성전자의 가세도 관심사다.

앞서 애플은 2017년 AR 콘텐츠 개발 도구인 'AR키트'를 선보인 이후 투명 광학, 헤드셋 제조사, VR·AR용 소프트웨어·콘텐츠 개발사 등을 꾸준히 인수하면서 수년간 XR 관련 기기를 개발해왔다.

최근 밍치 궈 TF인터내셔널증권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AR 헤드셋을 내년 중반에, 애플글래스를 2025년에 공개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2014년 오큘러스와 협업한 기어VR을 선보인 후 2018년 오디세이 플러스까지 VR 헤드셋을 선보였지만 아직 시장에서의 존재감은 미미하다. 다만, 최근 해외 IT 매체와 인플루언서 등을 통해 갤럭시워치와 PC와 연동되는 AR 글래스 콘셉트 영상이 유출되면서 신제품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메타버스' 실현시키는 XR... 콘텐츠의 힘

XR 시대를 맞아 콘텐츠 시장은 더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북미 청소년들 사이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가 대표주로 꼽힌다. 로블록스는 조립식 블록 장난감을 닮은 아바타와 가상 세계를 탐험하며 다양한 게임을 즐기고, 또 이용자가 직접 게임을 만들 수도 있는 플랫폼이다. 플랫폼 내 가상화폐 '로벅스'를 이용하면 이용자가 올린 게임이나 게임 내 아이템을 살 수도 있다.

(사진=로블록스)


로블록스 열풍은 숫자로도 증명된다. 일평균 유료 이용자는 2018년 12만5,000명 수준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49만명으로 치솟았다. 덕분에 뉴욕 증시에도 화려하게 데뷔할 수 있었다. 증시 입성 첫날 주가는 준거가격(45달러) 대비 54% 뛴 69.50달러를 기록했을 정도다.

국내에선 XR 관련 콘텐츠 기술 업체로는 영상시각효과(VFX) 전문업체들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덱스터, 위지윅스튜디오, 자이언트스텝 등이 그 대표적 사례다.

덱스터와 위지윅스튜디오는 최근 넷플릭스에서 공개돼 주목받은 영화 '승리호'를 비롯해 각종 영화, 드라마 CG, VFX 제작에 참여해 실력을 인정받았다. 자이언트스텝은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을 비롯한 각종 광고 특수효과를 비롯해 SM엔터테인먼트 확장현실(XR) 라이브 콘서트, 걸그룹 '에스파'의 디지털 휴먼 멤버 등 다양한 메타버스 콘텐츠를 제작했다.

이들 VFX 업체들의 공통점은 최근 버추얼 프로덕션 스튜디오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 크로마키 작업 방식은 블루스크린 배경에서 촬영한 후 후반 작업을 통해 CG 영상을 덧입혀 제작한다. 버추얼 프로덕션 스튜디오에선 대형 LED 패널을 배경으로 촬영하는 동시에 렌더링 기술을 통해 현실과 이미지나 그래픽을 실시간으로 합쳐서 시각화할 수 있다.

버추얼 프로덕션 스튜디오는 제작 비용과 시간을 아낄 수 있다는 점에서 콘텐츠 제작 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는 추세다.

위지윅스튜디오와 자이언트스텝 모두 버추얼 프로덕션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으며, 덱스터는 최근 차세대 실감형 콘텐츠 제작 시스템인 버추얼 프로덕션 스튜디오를 구축하기 위해 42억6778만원 규모의 신규 시설투자를 결정한 바 있다.



조은아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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