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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뱅도 '외국인 단타' 경계령…확약비율 공개에도 외국인 '마이웨이'


[이슈추적]
허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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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올해 공모주 시장에서 꾸준히 제기된 문제 중 하나가 바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단타' 문제였습니다. 시초가가 높게 뛰면 상장 첫날 대규모 매도에 나서는 패턴이 반복돼 공모주 주가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는데요. 이번주 청약을 마친 카카오뱅크도 외국인 단타에 대한 경계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 허윤영 기자와 나눠보겠습니다.

[기사내용]
앵커1) 먼저 카카오뱅크의 공모주 청약 결과 간단히 정리해주시죠.

기자) 한마디로 '신기록을 갈아치웠다'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우선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선 증거금이 사상 최대인 2585조원을 기록했습니다.

경쟁률은 1700대 1을 넘기면서 공모 희망가 범위(밴드) 최상단에서 공모가가 결정됐습니다.

개인투자자 대상 청약에선 경쟁률 183대 1, 증거금은 58조원이 몰렸습니다.

앞서 상장한 SKIET나 SK바이오사이언스 등과 비교해 증거금이 적지만, 카카오뱅크는 공모주 중복청약이 금지된 첫 사례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큰 관심을 받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2) 청약 과정은 분명 흥행을 거뒀습니다. 하지만 기업가치가 고평가됐다는 논란과 함께 수급 측면에서 불안감을 내비치는 투자자들도 있죠?

기자) 올해 기업공개(IPO) 대어들의 상장 직후 주가를 좌우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외국인 투자자의 의무보유 확약 비율이었습니다.

상장 이후 일정 기간 동안 주식을 팔지 않겠다는 의무보유 확약 비율이 낮으면 상장 이후 오버행(언제든 매물로 쏟아질 수 있는 잠재적 과잉 물량) 이슈에 시달리며 주가에 큰 부담을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인데요.

수요예측 결과 카카오뱅크의 외국인 의무보유 확약 비율은 13.4%(수량 기준)에 그쳤습니다. 다소 저조한 비율입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상장 이후 3개월 이상 주식을 보유하겠다고 한 외국인은 9%였고요, 1개월 이상이 3%였습니다. 6개월 이상 장기로 보유하겠다고 한 외국인은 1.2%에 불과했습니다.

즉 전체 외국인 투자자 물량의 87%, 공모가 기준 약 1조원 규모의 주식이 상장 첫날부터 바로 시장에 쏟아질 수 있는 주식이라는 겁니다.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에 더해 수급 측면에서도 우호적이라고 볼 수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3) 사실 카카오뱅크의 외국인 단타에 대한 경계심은 수요예측 전부터 있었죠?

기자) 카카오뱅크는 외국계 상장 주관사(크레디트스위스증권,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가 가져가는 공모주 물량이 많았습니다.

카카오뱅크의 공모 규모는 총 2조 1600억원인데, 이중 외국계 주관사에 배정된 규모가 1조 366억원으로 전체 공모 물량의 절반(48%)에 육박했습니다.

올해 상장한 대어급 기업 중 가장 높은 비율인데요. 뚜껑을 열어보니 외국인 투자자의 의무확약 비율이 실제로 낮아 ‘단타 경계령’이 커지고 있는 겁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상장 이후 외국인 투자자의 단타에 주가 부침을 겪은 대표적 사례로 꼽힙니다.

SKIET 상장 당시 외국인 투자자의 의무보유 확약 비율은 36.6%였습니다. 확약을 건 외국인 투자자 중 92%는 의무보유 확약 기간이 고작 1개월에 그쳤습니다.

SKIET는 상장 첫날에만 약 200만주에 달하는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물량이 쏟아져 '따상(상장 첫 날 시초가가 공모가 대비 두 배로 형성한 뒤 상한가로 마감)' 행진의 끝을 알렸죠.

그런데 카카오뱅크의 외국인 의무보유 확약 비율은 SKIET보다도 낮아 경계감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4) 외국인 투자자의 확약비율 공개를 의무화한게 그다지 효과가 없다는 반응도 있죠?

기자) 맞습니다. SKIET 사례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공모주 단타’ 문제가 제기되면서 금융당국이 외국인 투자자의 의무보유 확약 비율을 상세히 공시하도록 규정을 고쳤습니다.

이전에는 기관투자자의 의무보유 확약 비율을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하나로 통합해서 공시하고 있었는데, 투자자들이 기관 유형별로 상세히 알 수 있도록 한 겁니다.

즉 확약 비율 공개를 의무화해 투자자들에게 참고 지표로 활용하라는 목적입니다. 상장 첫날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매도가 있을 지 가늠할 수 있도록 한 지표입니다.

카카오뱅크가 외국인 투자자의 확약 비율 공개를 적용 받는 첫 사례였는데, 오히려 SKIET보다도 외국인 확약 비율이 낮게 나온 상황인데요.

외국인 투자자는 확약 비율 공개 의무화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단타 의지’를 내비쳤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일부 개인투자자들은 ‘확약 비율을 공개하는 게 무슨 소용이냐’며 불만을 제기하기도 하는데요.

확약 비율 공개는 투자하는 데 참고로 활용할 수 있는 지표인 건 맞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의 확약 비율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던 투자자 입장에선 다소 아쉬울 수 있는 대목입니다.


앵커5) 외국인 단타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유통시장, 즉 상장 이후 투자에 나선 투자자들은 수익을 보기 쉽지 않아진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인 것 같습니다.

기자) 맞습니다. 올해 공모주 시장은 상장 첫날 ‘따상(시초가가 2배 오른 뒤 상한가 기록)’을 기록하면 대규모 매도 물량이 쏟아지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특히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가 두드러졌는데요.

즉 공모주 청약을 통해 주식을 받은 투자자들은 수익을 낼 가능성이 높지만 반대로 상장 이후 시장에서 주식을 산 투자자는 손해를 볼 확률이 높다는 거죠.

기업의 실적이나 성장성보다는 공모주를 몇주나 받을 수 있는지, 상장 첫날 따상을 갈지 못갈지에 대한 관심이 과도하게 쏠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현상이 심화되면 공모가를 정하는 과정에서 시장의 가격발견기능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따상' 이후 차익실현을 목적으로 공모주를 받기 원하는 투자자가 너무 많아지면 공모가가 실제 기업가치보다 높게 측정될 가능성이 큽니다. 시장이 과열된다는 거죠.

실제 올해 수요예측을 준비한 기업(기업인수목적회사 포함)은 총 60곳인데, 이중 공모가가 밴드 상단 이하에서 결정된 기업은 단 1곳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기업들은 모두 공모가가 밴드 최상단 또는 상단을 넘어선 가격에서 결정됐습니다.



아시다시피 공모가 밴드는 IPO 주관사가 '이 기업의 적정 가치는 이 정도입니다'를 제시한 범위인데, 공모가가 여기서 벗어난다는 건 기업가치가 다소 높게 평가됐다고 볼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그나마 긍정적인건 공모가가 고평가되고 있다는 경고가 시장에서도 나오기 시작했다는 점인데요.

BNK투자증권이 카카오뱅크의 일반투자자 청약 첫날(지난 26일) 매도 리포트를 낸게 대표적 사례입니다.

하반기에도 크래프톤을 비롯한 기업들의 상장이 줄줄이 예정돼 있는데요. 공모가 고평가 문제, 외국인 투자자의 단타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될 전망입니다.




허윤영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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