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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 반도체 '글로벌 대전'...대형 M&A 놓고 갈등 격화

김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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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반도체가 글로벌 기술경쟁의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대형 인수합병에 대한 각국의 견제가 심화되는 양상입니다. 미국과 중국간 갈등 격화로 빅딜이 무산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는데요. 대규모 M&A를 예고한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반도체 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자세한 내용 경제산업부 김이슬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기사내용]
앵커1> 며칠새 반도체 업계의 대규모 인수합병이 삐걱대는 사례가 연달아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이 매그나칩반도체 매각 작업에 제동을 걸었는데 이유가 뭔가요?

기자> 국내에 생산과 연구개발 거점을 둔 매그나칩은 지난 3월 중국계 사모펀드 와이즈로드 캐피털이 14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하고 규제당국의 심사를 받아왔는데요.

미국 재무부가 반기를 들면서 사실상 인수가 무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매그나칩은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이런 내용을 언급했는데요.

미 재무부가 지난달 27일 '이번 매각이 국가안보상 위험이 될 수 있다'는 서한을 보내왔다는 겁니다.

어떤 위험요소인지 구체적 설명은 없었지만 '위험성을 상쇄할 대안이 없다'고 못밖으면서, 사실상 매그나칩 인수가 불발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반도체 업체간 인수합병은 미국 중국 한국 일본 영국 등 주요 공정경쟁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요.한 곳이라도 불허하면 거래는 무산되는 구조입니다.


앵커2> 이번 매그나칩 매각 제동이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패권 경쟁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봐야 할까요?

기자> 무관하지 않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중론입니다. 중국이 M&A 거래 심사를 지연하면서 결국 합병이 무산된 사례가 적지 않은데요.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 미국 어플라이드 머터리얼스와 일본 반도체 기업인 고쿠사이 일렉트릭의 M&A인데, 지난 3월 최종적으로 거래가 불발됐습니다.

중국이 9개월이 넘도록 거래 심사를 지연시켰기 때문입니다.

2018년에는 미국 통신 반도체 기업 퀄컴이 중국 정부의 승인 절차 지연으로 네덜란드 반도체 회사 NXP 인수를 중단했습니다.

이밖에도 중국은 전세계 반도체 회사의 인수합병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분위기입니다.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 관련 경쟁당국 심사도 8개국 중 중국의 승인만을 남겨놓고 있는 상황인데요.

업계에선 인텔 낸드 공장이 중국에 있고 또 하이닉스가 중국 생산 상당량을 차지하고 있어 중국이 굳이 인수를 반대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긴 합니다.


앵커3> 미중 갈등을 넘어 세계 각국이 반도체 M&A 견제를 심화하는 것 같아요. 최근 미국 엔비디아의 ARM 인수 작업도 순탄치 않다고 하는데 영국 정부는 물론 글로벌 테크기업까지 나서 반대하는 배경은 뭔가요?

기자> 퀄컴과 삼성을 비롯해 구글, 테슬라, 아마존 등이 엔비디아의 ARM 인수를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수가 현실화되면 엔비디아가 퀄컴과 삼성전자, 테슬라 같은 거대 테크기업들이 ARM과 거래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우려에섭니다.

ARM은 반도체를 설계하는데요. 전세계 모바일 반도체 95%를 차지하는 독보적인 기업입니다.

ARM은 반도체를 설계해주는 대신 테크 기업들로부터 일정 수준의 로열티를 받고 있습니다. 사업 모델이 이렇기 때문에 보다 많은 고객사를 확보하는 게 중요해서 로열티를 저렴하게 낮춰 저변을 넓히는 전략을 펴왔습니다.

이와 달리 엔비디아는 반도체를 자체 생산하는 기업입니다. 자기 사업 영역을 갖고 있기 때문에 로열티에 목숨걸 필요가 없습니다.
또 GPU 1위 기업으로 차세대 반도체로 사업을 확대하는 상황이어서 경쟁사들과 ARM의 거래를 저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겁니다.


앵커4> 반도체 분야 추가 M&A 소식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 웨스턴디지털이 일본 키옥시아와 합병을 논의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는데 가능성이 있는 건지, 낸드플래시 시장 영향도 살필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기자> 웨스턴디지털이 이달 중순경 키옥시아를 200억달러에 인수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지난 3월에도 마이크론과 함께 인수를 추진한다는 외신보도가 한번 나온 적이 있는데요.

키옥시아는 낸드플래시를 처음 개발한 도시바 메모리사업부가 분사해 만들어진 회사입니다. 2018년 SK하이닉스와 미국 베인캐피탈 등이 손잡은 한미일 컨소시엄이 180억달러를 투자하기도 했습니다.

두 회사 합병이 성사되면 시장 점유율이 삼성전자와 맞먹는 30%대로 뛰어오르게 됩니다. D램 시장과 마찬가지로 3강 체제가 만들어지게 되는 셈인데요.

시장 지형을 흔든다는 면에서 이번 빅딜이 주목을 받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을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일본은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실상 키옥시아 기업 하나 뿐인데, 미국기업에 인수합병 된다는 것 자체를 꺼려할 수 있다는 시각이고요.

그 다음으로 미국 반도체패권이 강화되는 이번 딜을 중국이 쉽게 허용할 리 없다는 관측입니다.


앵커5> 각국 정부 견제 때문에 대형 반도체 M&A가 삐걱대는 상황인데, 국내 기업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기자> 국내로 눈을 돌리면 가장먼저 3년안에 대규모 M&A에 나서겠다고 공언한 삼성전자가 영향권에 들어와 있는데요.

삼성전자는 최근 반도체 분야에서 M&A를 추진하고 있는데,알맞은 인수 대상을 찾는다고 해도 각국 정부와 경쟁사들의 반대로 무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계약이 성사되려면 상대방에 급부가 이뤄지면서 서로 지원받는 관계가 전제되어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갈수록 국가간 반도체 M&A 장벽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당분간 모든 기업이 M&A를 시도한다고 해도 거래가 순조롭지 못할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입니다.

앵커> 김 기자,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김이슬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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